대림2동 사랑방 좌담회

▲ 1. 좌담회 참석자들. 오른쪽부터 한민족공동체운영회 조용준 부대표, 양복만 대림2동 주민자치위원장, 한민족공동체운영회 김종석 대표, 장정화 자문계획가, 사회를 맡은 강성봉 주민사랑방 기획홍보위원. 사랑방에 들른 양 위원장이 좌담회 자리에 배석해 이야기를 함께 들었다.
[서울=동북아신문]서울시 주거환경관리사업의 일환으로 대림2동 마을회관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공동이용시설인 대림2동 마을회관 재건축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조직이 한민족공동체운영회이다. 한민족공동체운영회 김종석 대표(이하 김), 조용준 부대표(이하 조), 장정화 자문계획가(이하 장)를 초청, 마을회관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면서 느꼈던 소회 등을 듣고, 마을공동체 관련 의견을 듣는 사랑방 좌담회를 개최했다. 좌담회는 먼저 서면으로 항목별 의견을 취합했고, 지난 12월15일 대림2동 주민사랑방에서 사회를 맡은 강성봉 대림2동주민사랑방위원회 기획홍보위원장(이하 강)까지 네 사람이 만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편집자>

강 : 대림2동 마을공동체 사업의 주역이신 김종석 대표님, 조용준 부대표장님, 장정화 자문계획가님, 세 분을 모시고 좌담회를 개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제가 질문을 하면 돌아가면서 말씀을 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먼저 대림2동 마을회관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감회는 무엇입니까? 힘들었던 점이나 좋았던 점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 김종석 대표
김 : 마을에 좋은 시설이 생긴다는 것에 대해 고맙고 고무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이 사업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손만대에 물려주어야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열과 성을 다해 잘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조 :영등포구 18개동 중에서 대림2동은 체육시설 문화시설이 가장 미약한 지역입니다. 대림2동에도 마을회관이 생길 수 있을까 처음에는 의구심도 들었습니다만 이제 마을회관 건립이 구체화되면서 남다른 감회와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주민들과의 소통 부족, 예산 문제로 인한 관할구청 공무원과의 갈등 등에 대해 그 때 왜 그랬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장 : 2014년7월부터 자문계획가로 대림2동에 파견되어 12월에 접어들었습니다. 처음 주민들을 만났을 때는 운영위원조차도 사업을 바라보는 관점이 부정적이어서 당면과제를 함께 풀어나가기조차 어려웠습니다. 중앙시장의 특징, 주택과 가로가 지닌 문제점, 생활습관에서 빚어진 문제점들을 여럿이 함께 해결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보다 나은 삶터 환경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점점 늘어나는 중국동포와 함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내국인은 중국동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 동포 역시 대림2동의 진정한 주민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고 싶습니다.

강 : 대림2동 마을회관 재건축은 마을공동체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세 분이 생각하는 마을공동체란 어떤 것입니까?

▲ 조용준 부대표
조 : 내가 살고 있는 동네가 어떤 동네이냐에 따라 행복의 조건 일부가 충족된다고 봅니다. 따라서 마을은 물리적 공간만이 아닌 ‘더불어 사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마을공동체는 환경, 문화, 사회의 발전과 개선을 위해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마을로서의 비전과 세부 실천 계획을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갈 때 가능해진다고 봅니다.

장 : 제가 생각하는 마을공동체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또 하나의 가족을 이루는 것, 나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것, 여럿이 함께 모여 각자의 장점을 발휘하여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김 : 중국동포도 대림2동의 주민입니다. 주민과 주민과의 관계에서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여 문화적 차이를 극복해서 모든 주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대림2동을 만들기 위한 것이 마을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  

강 : 세분은 대림2동 마을회관이 대림2동 마을공동체 형성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하십니까?

장 : 공동으로 사용가능한 공간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만남의 장소, 학습 공간, 운동 공간, 조용히 쉴 수 있는 공간, 뭔가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은 내국인과 중국동포간의 자연스러운 교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대림2동 마을회관은 대림2동 주민뿐 아니라 주변의 대림1동과 3동 주민이 모두 함께 오가는 공간이 되어 주민센터와 다른 또 하나의 주민커뮤니티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리고 서로를 알아가는 관계가 이루어져 행정단위를 뛰어넘는 이웃관계가 형성되어 주거환경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또한 새로운 공간형성을 통한 새로운 문화의 도입은 다양한 외부인들과 교류하면서 기존의 대림2동의 문화를 바꾸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 : 마을회관이 내국인과 중국동포가 생활문화, 습관, 문화차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체육시설이 들어서기 때문에 주민들의 건강 증진에도 기여하기를 기대합니다.

조 : 대림2동은 내국인보다 중국동포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입니다. 마을회관이 내국인과 동포가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고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공유하는 새로운 출발점으로 활용되길 기대합니다. 또한 상호 관심사에 대한 진지한 토의와 대화를 통해 친목을 도모하고, 주기적인 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상호 소통의 장이 되길 기대합니다.

강 : 세분이 생각하는 대림2동 마을공동체의 발전방향은 무엇입니까?

김 : 연남동이나 모래내 등 건물만 덩그렇게 올라가고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마을화관을 많이 보았습니다. 마을회관을 잘 운영해 나가기 위해서는 협동조합이나 마을기업을 설립해 회관 건립 이후를 책임져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조 : 대림2동 마을공동체가 잘 되기 위해서는 내국인과 중국동포가 정서와 생활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상호 이해를 위해 서로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장정화 자문계획가
장 : 크게 세 가지의 요건을 만족시킬 때 대림동은 지금보다 더 발전 될 것으로 믿습니다. 첫 번째는 변화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누구나 변화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생명력을 잃은 것과 같습니다. 흐르는 물만 마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물이 고여 있으면 냄새가 나고 마실 수가 없게 됩니다. 이처럼 변하지 않는 삶은 주변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기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배려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진정한 배려는 내가 조금 불편해지는 것이죠. 다시 말하면 행함이 없는 배려는 배려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른은 어린이를 위해 어떻게 배려할지를 고민하고 어린이는 어른에 대한 예의를 지킬 수 있도록 잘 가르치는 배려, 몸이 불편하여 걷기도 어려운 어르신을 위해 거창한 일이 아닌,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처럼, 무거운 짐을 들어드리는 배려, 차가운 날씨에 따뜻한 차 한 잔을 드리는 배려, 골목을 걸어가는 이웃을 위해 내 집 앞길을 청소하는 배려가 쌓이면 어느 날 대림2동은 살만한 동네가 될 것이고 떠났던 이웃이 다시 돌아오는 동네가 될 것입니다. 세 번째는 권리와 책임의 균형입니다. 대림2동에 사는 주민은 누구나 공동이용시설을 이용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책임도 뒤따릅니다. 누리는 것과 지킬 것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15년에 공동이용시설(마을회관)이 지어지는 계기를 통해 좀 더 많은 주민이 적극적으로 동네에 관한 관심을 키우고 이웃에 대한 관심을 갖는 일도 대림2동 주민의 책임감 실천입니다. 하루속히 내국인과 중국동포가 진정한 한민족 공동체의 주민이 되고 남녀노소가 고르게 사는 건강한 대림2동이 되면 좋겠습니다.  

▲ 강성봉 기획홍보위원장
강 : 2014년 갑오년이 가고 2015 을미년이 오고 있습니다. 대림2동 주민들에게 덕담 한 마디씩 부탁드립니다.

조 : 행복과 이해와 소통이 함께 하는 살기 좋은 대림2동이 될 수 있도록 대림2동 주민 모두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2015년 대림2동 모든 주민의 가정에 행복과 건강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장 : 대림2동의 공간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주민의 생활변화가 선행되어야 하고 온 주민이 함께 대림2동의 변화를 앞서가는 대응력을 키워나갔으면 합니다. 오랫동안 각종 주민단체에서 수고해 오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김 : 대림2동 주민 여러분! 새해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 모두 만사형통하시길 빕니다.

강 : 오랜 시간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일동 :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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