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吉京甲 심양시조선족연의회장

‘심양현상’ 주역, 항일독립운동가 양세봉 기념관 추진중 

▲ 길경갑 회장
[서울=동북아신문]경북 구미에서 개최된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제17차 세계대표자대회 둘째 날일 지난 4월22일, 월드옥타 부회장으로 대회에 참가 중이던 길경갑 심양시조선족연의회장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김경갑 회장 인터뷰를 일문일답식으로 재구성한다.<편집자>

한국에선 연의회란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연의회란 어떤 조직인가?

여러 단체들이 모여 구성한 일종의 상급단체, 또는 연합회라고 보면 될 것이다.

심양시 조선족사회는 심양에 호적을 둔 인구가 10만이고 그 외에도 실제 거주를 하는 2만 명 등 모두 12만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심양조선족연의회는 정부로부터 합법적인 인증을 받은 사단법인으로서 정부예산을 지원받는 유일한 단체이다.

심양시 조선족연의회는 부녀협회, 기업가협회, 교육협회, 태권도협회와 각 지역분회 등 많은 산하 단체들을 두고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심양시조선족연의회는 어떤 활동을 하는가?

문화 행사를 개최하거나 체육활동을 많이 한다.

심양조선족 사회의 가장 큰 활동은 심양조선족민속절이다. 이전에는 2년에 한 번씩 북릉공원에서 북릉놀이가 대규모로 열렸는데 북릉공원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개방이 되지 않아 지금은 북릉놀이가 정지된 상태다. 그래서 북릉놀이 대신 매년 한 번씩 조선족 민속절 행사를 열기로 하고 조선족사회의 역량을 여기에 집중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매년 연말에 총화대회를 열고, 교육가협회와 함께 교사절을 개최하고 노교사 지원 활동을 하는 등 매년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동북3성에서 민족교육을 담당했던 많은 조선족학교들이 문을 닫고 있다. 심양 조선족 사회의 지도자 중 한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려 하는가?

동북삼성의 조선족들이 연해지역으로 진출하든가, 외국으로 나가면서 마을에는 노인밖에 남지 않게 됐다. 학생이 줄면서 학교가 사라지고, 조선족 마을도 함께 사라지고 있다. 심양도 학교가 축소되고 있다. 어떤 학교는 학생보다 선생이 더 많다. 민족학교가 사라지는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선족이 애를 많이 낳아야 한다. 하지만 우선 학교 수준을 높여 대학 진학률을 올리면 학생들을 다시 불러 모을 수 있다. 한족들도 오고 싶어 할 정도로 수준 높은 학교가 되면 조선족 학생들이 모여 들 것이다.

그런 학교를 만들기 위해선 교사 수준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해 한국에 교사들을 연수시키고 있고,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지급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대학과의 교류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 심양의 모든 조선족 학생들이 대학 졸업장을 취득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중국에서 대학을 다니기 어려운 학생은 한국으로 유학을 가서라도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그럴 경우 동포 가정에는 장학금을 지원해서 부담을 줄여주었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취업하든 중국에서 취업하든 취업도 도움을 주면 좋겠다.

한중FTA가 정식체결을 앞두고 있다. 한중FTA는 중국동포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한중FTA는 조선족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다. 중국의 중소기업이 현재 무너지고 있다. 한국기업 중에서도 중국에서 손해보고 회사를 접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사람이 많다. 조선족 기업도 많이 사라지고 있다. 이처럼 기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중FTA는 동포들에게 다시 없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조선족은 발전된 한국에게 언어가 통하는 한 혈통이다. 한국에 일가친척도 많이 있다. 여러 모로 유리한 입장이기 때문에 하늘이 준 이 기회를 잘 살릴 필요가 있다.

월드 옥타 활동은 얼마나 했나? 월드 옥타 활동이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됐나?

옥타에 가입한지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다. 한 15년 정도. 하지만 옥타에 참여하면서 시야를 넓히게 됐다. 옥타의 많은 분들과 교류하면서 자본주의 경영방식에 대한 인식을 넓혔다. 옥타가 많은 상품을 사고파는 교량역할을 했다. 큰 이득을 봤다.

옥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지금까지 잘하고 있지만 차세대 양성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또 한민족 무역인들이 전세계 방방곡곡에 상품을 팔 수 있도록 국가적으로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한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 유의할 점이 있다면?

중국을 잘 알아야 한다고 본다. 많은 기업이 인구를 보고 중국에 온다. 물론 중국이 큰 시장이다. 심양에 진출했던 많은 한국 신발회사가 실패했다. 중국의 14억 인구에게 한 켤레씩 팔면 14억 켤레를 팔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신발을 안 신는 사람도 많다.

중국의 실정을 잘 알아야 한다. 중국에 프라이팬을 판다고 치자. 얼마나 팔 수 있을까? 중국 사람들은 프라이팬 하나 가지고 평생을 쓴다. 2.5 내지 3명을 한 가족이라 치면 대략 5억 가정이라 보고 5억 가정의 10분의 1 정도인 최대 5,000만개 정도의 프라이팬 시장이 있다고 보면 된다.

어렵다. 좀 더 자세히 말해 달라.

중국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의 습성을 알아야하고 중국을 정말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국사람이 중국을 안다고 해서 정말 아는 게 아니다. 중국은 지역별로 언어에 차이가 있어서 말이 잘 이해가 안 된다. 따라서 그 지방언어를 이해할 때 진정으로 소통이 이뤄진다. 한국사람이 중국어를 한다고 해도 지방언어까지 이해하기는 어렵다.

한국은 중국동포들이 있어 그동안 중국진출에 많은 도움을 받아왔다. 지금은 중국 전역에 있는 22개의 옥타지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5~6개 지부가 더 생길 예정이다. 한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할 때 옥타지부를 많이 활용하면 좋겠다.

▲ 요녕성 신빈현에 있는 양세봉 장군의 흉상
항일 독립운동가 양세봉 조선혁명군 총사령관 기념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다. 계기가 무엇인가?

한 조선족학교에 민족의 영웅인 양세봉 장군 기념비가 세워져 있었는데 학교가 폐교가 돼서 관리가 안 되고 있었다. 학교를 사려 했는데 이미 학교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 할 수 없이 기념석상만 사서 아무 곳에나 모실 수가 없어 산 60만평을 사서 그곳에 모셨다. 요녕성 무순시 신빈현 왕청문진 강남촌(遼寧省 撫順市 新賓縣 旺淸門鎭 江南村)이다.

민족의 영웅인 양세봉 장군의 석상을 폐교에 방치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었다. 기왕에 모실 거면 기념관도 짓자 생각하고 기념관 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 중국정부에 ‘혁명열사’ 추존도 신청해 놓았다.

한중교류를 위해 많은 활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일을 해왔는가?

심양시 정부가 한국의 투자유치를 위해 중국에서 처음으로 2003년에 ‘심양한국주’라는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가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해 도왔다. 2006년부터 이 행사가 국가급으로 승급해 한국에서는 장관급인사가 오고 중국에서도 국무원 부장급 인사가 참여한다.

심양조선족기업가협회·심양조선족연의회는 심양한국인회와 함께 심양에서 동북아경제포럼, KBS전국노래자랑, KBS열린음악회 등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중국동포사회와 한인사회가 함께 잘 뭉치는 것을 심양에서 모범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해서 ‘심양현상’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사업은?

유기비료회사를 하고 있는데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에도 유기농에 대한 관심이 크다. 러시아에서 원료를 수입해 비료를 생산, 중국 전역과 북한에 팔고 있다. 스크린 골프장도 하나 운영하고 있다.

가족관계는?

아내와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길경갑(吉京甲) 프로필

1964년 요녕 심양 출생

1981년 중국인민해방군 입대 윁남자위반격전 참가

1986년 심양시 북릉향 화평촌 공청단서기

1990년 심양액압물자회사 경리

1992년 심양공업대학 경영학 전공

1994년 심양시당학교 수료

1995년 심양화신그룹 당총지 부서기

1999년 심양화신그룹 이사장 및 당총지 서기

2004년 심양기원그룹 이사장

사회 경력

현 심양시조선족연의회 회장

현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 옥타) 부회장

2004년 심양시조선족기업가협회 회장

2008년 월드옥타 심양지회 회장

심양시청년기업가협회 부회장

심양시조선족연의회 부회장

심양시조선족교육협회 명예회장

황고구화신조선족소학교 명예교장

심양시조선족문학회 《청년생활》 고문

심양시 우홍구 인민대표

심양시청년연합회 상무위원

심양시정협 위원 등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 옥타) 부이사장

수상 경력

베트남자위반격전 참가 개인 3등공과 집단 2등공 세움

료녕성향진기업가

심양시우수기업가

세계한민족청년상

심양시우수정협위원

심양시민족단결진보개인

중국조선족10대신예기업가

대한민국 제1회한민족청년상

한국외교통상부 장관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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