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申 吉 雨 (본명 신경철) : 문학박사, 수필가, 시인, 국어학자 국제적 종합문학지 계간 〈문학의강〉 발행인 한국영상낭송회 회장
 [서울=동북아신문]   1.

 아버지가 도둑으로 잡혔다. 아들이 끌려가는 그를 바라보고 있다. 이를 보던 한 사람이 자기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며 데려간다. “도둑질하면 저렇게 된다.” 그 아이는 말없이 아버지의 뒷모습만 바라보고 있다. 나는 안쓰러워 위로의 말을 하였다.  그리고는 이렇게 가만히 물었다.  “아버지가 밉지?” 그러자 그 아이가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니요. 우린 사흘이나 굶은 걸요.” ‘잔발잔’ 같다는 말이다.  나는 그 아이에게서 인정(人情)을 느꼈다.    2.  아버지가 도둑으로 잡혀가고 있다.  아이는 아버지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고 있다.  사람들은 그 아이에게 멸시하는 눈길을 보낸다.  한 아이가 그 아이에게 쏘아붙이고 간다. ‘도둑놈의 새끼.’ 그 아이는 아무 대꾸가 없다. 나는 그 아이가 안쓰러워 한 마디 하였다. 그리고는 이렇게 가만히 물었다. “아버지가 밉지?” 그러자 그 아이가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니요. 우리 아버진 걸요.” 나는 그 아이에게서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읽었다.   법(法)은 같은 죄(罪)라고 같은 벌(罰)을 줄 것이다.  하지만, 죄인을 보는 눈은 사랑의 깊이에 따라 달라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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