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순 구로남초등학교 이중언어강사
[서울=동북아신문]오늘(8월1일)은 계간 ‘시와 늪’에서 주최하는 ‘문학의 밤’ 행사에 참석하려고 서울고속터미널에서 경부선 마산행을 타고 내서로 내려가고 있다.

창밖으로 산들이 휙휙 지나간다.

가끔은 옥수수 뙈기밭도 보인다.

고향에서 이맘때면 흔하게 먹던 노랗고 쫀득쫀득한 찰옥수수가 생각난다.

요즘 옥수수는 개량종인지 흰색이고 별로 찰지지도 않다.

그리고 논도 보인다.

그런데 다 뙈기논이다.

고향에서 보던 무연한 옥수수밭, 콩밭, 논은 보이지 않는다.

한국이 산악지대고 농토가 적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내 고향 훈춘시 방천에 가면 세 나라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두만강철교 너머는 북한이다.

북한이 산과 길, 달리는 트럭들이 보인다.

또 철조망 너머는 러시아인데 러시아풍으로 지은 지붕이 뾰족한 집들이 보인다.

내가 학생들한테 “북한에 산이 가깝게 보였어. 어떻게 생겼을까?” 했더니 어느 학생이 “빨간색”하는 것이었다.

웃지도 울지도 못할 상황이지만 우리 어른들이 북한=빨갱이 하는 식으로 말하니 자라나는 어린애들의 무의식에 이렇게 각인되지 않았나 하는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두만강을 경계로 중국과 북한, 철조망을 경계로 중국과 러시아로 나뉘어 있다.

또 3.8선을 경계로 남과 북이 갈라져 있고…….

우리는 하나의 지구, 같은 자연 속에서 살지만 이기적인 욕망, 권력다툼, 전쟁, 또 이념의 차이로 많은 경계를 만들어 놓고 그속에 자기를 가두어 놓고 힘들게 살고 있다.

스스로 낮추고 내려놓고, 소통하고 화합해나가려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

법정스님의 말씀을 빌면 우리는 이미 생존에 필요한 지식과 기능을 다 배웠다. 어떻게 선행을 베풀어야 하는 것도 다 알고 있다.

이치는 다 이는데 실천을 하지 않을 뿐이다.

오늘 문학의 밤에서라도 먼저 경계를 없애고 마음을 열고 다가가고 서로를 배려하고 소통하는 행동을 나부터 해보면 어떨까……. (배정순 구로남초등학교 이중언어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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