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란강닷컴 재한조선인이 보는 한국사회 4] 장경률 전 연변일보 논설위원

 
[서울=동북아신문]재한조선족사회에 언론인이라고 칭할 수 있는 사람은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것이다. 대림, 가리봉을 중심으로 10여종 신문이 발행되고 있으니 최저로 신문을 꾸리는 사람을 언론인이라고 바야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전직으로 일하는 그들에게 신분에 알맞는 직업을 선택해 주기 힘든 것이다. 이들 중, 비록 신문이나 잡지는 꾸리지 않지만, 중국에서부터 언론사 유명 기자로 30여년간 일하여 왔고 퇴직 후 한국에 거주하면서 여러가지 세미나, 단체활동을 통하여 여전히 언론인답게 사회활동을 이어가면서 자신의 독특한 이력와 신분으로 재한조선족사회에 빛을 뿜는 이가 있다. 장경률 씨이다.
 
1995년 당시, 재외동포언론인 신분으로 한국 공보처의 요청으로 방한, 이것이 한국에 대한 첫 방문이다. 1개월간 체류하면서 선진적인 한국에 대한 인상을 익혔다. 20년전 일인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 서울호텔에서 인터뷰는 진행되었다. 
“중국과 한국은 운명공동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역사적 요인으로 인하여 오래동안 교류가 없었고 이제는 양국관계가 서서히 이어져가고 있고 현재는 전략파트너 관계로 승화했지요.  우리는 서로가 중요한 주변국가 중 하나로서 중대한 국제문제를 함께 공동으로 풀어가면서 관계를 더욱 다져야 합니다. 국제문제에서만 아니라 경제, 문화, 교육 나아가 군사 영역에서도 교류와 합작, 협력이 필요하지요 .”
 
중한이 1992년 수교이래 량국관계는 큰 파동은 겪지 않았지만 조선족에 대한 정책은 그래도 약간의 파동이 있었으며 이는 조선족사회에 적지 않은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국국민은 중국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야 하며 국가적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민간적 차원에서도 그러해야 하지요. 한중은 중대한 국제사안에서 일치성을 확보해야 하며 이는 지역안전에 유익합니다. 중요한 것은 냉전사고를 버리는 것입니다.”

장경률 씨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외교정책의 정확한 점을 박근혜 정부가 계승하고 더 한층 높은 단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양국은 역사이래 가장 긴밀한, 밀월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고 지적하고는 한국 주류 민심은 중한 우호라고 하였다.
 
“한국은 특히 보수냐 진보냐 하고 늘 따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또 진보적 보수, 또는 보수적 진보라고 여러 세력을 지칭하고요. ”

세상에는 절대적인 것이 없고 또 2분적 방법으로 획분되는 것도 아니고, 또 우리가 이렇고 저렇다해서 세상이 그대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일정한 환경과 조건에서 일정기간 내 성립될 뿐이다.
 
“한중은 서로 배워야 하지요. 박정희 전대통령도 맑스주의를 연구하였습니다, 한국의 새마을운동은 가장 좋은 사례입니다. 이 또한 한국사회발전에 이바지 하였지요. 중국 역시 한류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으며 배우고 있지요. 중국은 정치국회의에서까지 축구를 담론하면서 한국축구의 성공사례를 언급할 정도입니다.”

한국인이 중국을 알고 중국사람을 알려면 그 지름길이 재한조선족을 먼저 아는 것이다. 남을 알려면 먼저 예의를 갖추어야 하고 자세를 낮추어야 하며 허심하고 솔직해야 하는 것이다. 

 
“한국사회는 종종 자아도취되어 있고 ‘야랑자대’식의 광이 있지요. 그러한 연장선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재한조선족에 대한 기시와 멸시입니다. 대림지역을 일종 모순의 발원지로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림지역도 한국의 기타 지역과 대등하게 발전되고 건설되어야 합니다. 조선족사회를 이해하고 교류하는 기지로 만드는 것 역시 한국사회에는 해가 될 것 없습니다. 조선족을 먼저 이해하여야 중국인을 이해할 수 있으며 중국과의 교류에서 더 자신감이 생기고 더 효과적으로 한국 자체의 일을 잘 할 수 있는거 아니겠어요?”
같은 민족이지만 빈부의 차이, 이데올로기의 차이, 국가관의 차이 등등은 교류의 장애가 될 수는 있지만 꼭 협력과 합작의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서로간의 필요성이 중요한 것이다. 

“슈퍼 차이나로 불러지는 오늘의 현실에서 재한조선족은 가장 중요한 역사시기에 처해있지요. 우리가 자각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재한 조선족은 현상태에서 빨리 탈출해야 합니다. 수많은 단점과 허점이 있지요. 지성인의 합류가 부족하고 단체의 불확실성, 동포이익을 대표할 수 있는 단체나 리더가 없는 사회, 아직도 변두리에서 해매는 모습, 약자의 모습이 력력합니다. 우리는 하루빨리 한국사회에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주류사회에 진입해야 하며 강대해져야 합니다. ”
 

 
하지만 이처럼 많이 부족하고 아직은 나약한 재한조선족사회에 대하여 한국은 더욱 관심을 보이고 좋은 정책을 펴내고 중국과의 교류에서 조선족의 작용을 충분히 발휘하는 것이 현명한 사고일 것이다. 

“중국동포들은 밀물처럼 한국에 모여 들어왔지만 또한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입니다.  찾아왔을 때 잘 대해주는 것이 바람직한 처사이며 이는 통일비용을 줄이는 것과 같습니다. ”
 
한국사회가 재한조선족에 대한 배려와 관심은 아득한 먼 곳의 이야기처럼  우리 머리로 생각해낼 수 없는 일이 아니며 특별히 총명한 두뇌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작디작은 정책의 한 부분에서 부터, 그리고 말 한마디, 단어 사용 하나, 혹은 소리도 필요없는 미소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글 한뫼 기자/ 사진 장경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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