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춘식 수필가
[서울=동북아신문]우리 모두는 본래 꿈꾸는 자였다. 한국 땅에 방금 발을 디뎠을 때 우리의 마음속은 온통 꿈으로 가득 찼었고 그로 인해 하루하루 설레고 가슴 벅찼다. 너도 나도 한국에서의 삶이 너무나 고달프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꿈으로 가득 차 이 땅에서 살고있었다 .재한 조선족의 대부분이 지난 세월을 수많은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살아왔다. 한겨레인만큼 우리 재한조선족도 한국인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으며 그들과 마찬가지로 대중기업에 당연히 취직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어디에 취직하건 최소한 정규직이나 과장정도는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특히 자기가 중국에서 종사했던 직종이나 자기가 중국대학에서 배운 전업에 맞게 취직할 수 있으리라 믿으며 성공일화를 꿈꾸기도 했다. 가끔 TV에서 보는 멋진 한국인들처럼 우리도 몇 년만 고생하며 부지런히 벌면 한국영주권도 따고 근사한 빌딩이나 아파트에서 남부럽지 않게 생활하며 문화생활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이런 꿈을 꾸었기에 우리는 미친 듯이 열심히 일했다. 그 꿈들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지 생각할 틈도 없이 열심히 살아왔다.  그러나 이런 꿈들을 현실로 즐기면서 사는 재한조선족이 몇이나 될까? 얼마 안가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 꿈들은 하나씩 착각으로 밝혀지기 시작했다. 영주권은 하늘의 별따기이고 자기가 전에 종사했던 직종이나 자기가 대학에서 배운 전업에 맞는 일자리를 찾는다거나 대중기업에 취직한다는 것은 그림의 떡에 불과하였고 설사 중소기업에 취직한다 해도 정규직은 커녕 계약직도 체결 못하고 있으며 몇 년간 바득바득 힘겹게 벌어도 돈은 좀처럼 모아지지 않는다. 오늘에 와서는 설사 한국에서의 정착 꿈을 버리고 중국에 가서 살려고 해도 형편없이 떨어지는 환율로 송금이라곤 아예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바로 이렇게 우리 대부분은 지난 몇 년 또는 십수 년을 비현실적낙관주의자로 살아왔다. 이제 와서 거울을 보며 찬찬히 자신의 모습을 뜯어보노라면 예전의 모습은 오간데 없고 알게 모르게 젊음은 어느새 우리에게서 멀어져갔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과거를 돌아보며 한탄하고 실망하고 있기에는 아직 새로운 선택지가 남아있다. 우리는 아직 많은 꿈을 꿀 기회가 있다. 현실에 입각하여 우리가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발판만 찾으면 우리의 꿈은 결코 허망한 것이 아니다.  현재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재한조선족은 60만을 웃돌고 있다, 대부분이 아직도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3D업종에서 육체노동자로 힘들게 일하며 한국사회 곳곳에 정착해 열심히 살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지만 그들 중 일부에게도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 오늘 많은 재한 조선족들이 선진기술을 익혀 전문기술일군으로서 당당하게 성공하기 위해 동포기술교육에 참가하여 각종기능사자격을 얻고자 부지런히 기술교육을 받고있는 데 이미 적지 않은 이들이 시험에 합격하여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이제 그들은 고국의 선진기술을 익힘으로써 기능공으로 한국산업현장의 한축을 담당하며 살아감으로써 한국생활의 안정적인 정착과 미래지향적인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튼튼한 기초를 닦아놓았다.  이들에게는 이미 새로운 꿈이 시작된 것이며 그 꿈이 있기에 그들의 미래는 황홀한 것이다. 재한조선족가운데는 오늘 한국사회에서 명문대교수,공무원,기업가,연예인,사회활동가 등으로 활약하면서 조선족의 지위와 역할을 확대하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재한조선족동포성공사례수기집 <꿈을 이룬 사람들>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주인공들의 성공일화들에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바로 자신의 두 손과 땀으로 꿈을 무르익게 한 이들이다. 그들이 이국타향에서 빈주먹으로 시작해 오늘날의 성공에 이르기까지 희로애락과 눈물겨운 각고의 노력이 있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에게 바로 남다른 자신의 꿈이 있었고 그 꿈의 실현을 위한 계획적인 행동이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매번 지나고 나면 자신과 다른 선택을 한 선각자를 바라보며 부러워하고 후회한다. 그러나 지금 남이 하지 않고 내가 하지 않았던 선택을 한다면 수년 후에는 누군가가 나를 선각자로 봐줄 것이다.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하고 싶기 때문에 꾸는 것이 꿈이다. 꿈이란 원래 꿈같은 것이다. 누군가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는 바로 꿈을 가지고 사는 것이라 했다. 꿈이 있어야 계획이 생기고 계획이 있어야 의미있는 행동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우선 이루어질 수 있는 꿈을 가져야 한다. 꿈은 바라보는 깃발이 아니라 내 손에 쥐는 깃발이어야 한다. 꿈은 사치가 아니라 생존의 방식이고 자신을 지키는 방패이며 자신의 삶을 이끄는 나침반이다. 우리가 원하든 안하든 한국사회에서 우리 조선족은 한국인과는 비할 수 없는 열세지위에 처해있으며 대부분 한국인들의 눈에 우리 조선족은 과거신분여하를 물론하고 신분이 보잘것없이 <낮다>.그래서 우리는 분노하고 원통해하고 열등감에 쌓여있다. 그러나 신분이 <낮다>는 것은 결코 꿈이 없거나 꿈을 이룰수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신분이 <낮을>수록 더욱 반발하여 꿈을 가지고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나는 신분이 낮았으나 열심히 일해 삶의 지혜를 얻었다.”이는 공자의 말이다. 공자 자신이 서출이다. 그렇게 태어난 공자는 어린 시절을 어렵게 보내면서 주변의 눈치를 살피고 삶의 방편이 될만한 이런저런 기술을 연마하며 자랄 수밖에 없었다. 공자 스스로 그 대목을 상기한다. "나는 젊었을 때는 신분이 낮았다. 그래서 하찮은 일들까지 배우지 않으면 안 되었다." "출세하지 못하는것을 한탄하기보다는 그런 지위에 어울리는 자격이나 실력이 없지나 않을까하는 것을 걱정하라. 자신을 인정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사람들에게 인정받을만한 실적을 쌓도록 노력하라" 공자는 바로 자신의 낮은 신분 때문에 실망하고 한탄만 할 대신 자신의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였기에 후에 나라안팎으로 공인하는 성인으로, 위대한 정치가, 도덕가, 철학가, 교육가가 된 것이다. 만약 그에게 자신의 독특한 꿈이 없었다면 또 그만한 노력이 없었다면 그 역시 평생을 일개 서민으로 살아야 했을 것이다.  한 사람에게 있어서 꿈은 미래이고 꿈은 희망이며 인생의 전환점이기도 하다. 현실을 보는 대신 꿈을 보고 현실을 믿는 대신 꿈을 믿고 현실에 얽매여 사는 대신 꿈을 추구하며 살아야 한다. 과거 우리의 꿈이 허망한 물거품이었어도 좋고 오늘 우리의 꿈이 현실적 낙관주의여도 좋다. 우리에게는 아직 내일의 꿈이 있다. 바로 이러한 꿈이 있기에 우리의 미래는 황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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