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범송 흑룡강신문 논설위원/ 본지 칼럼니스트
[서울=동북아신문]2016년 ‘양회(兩會)’에서 중국정부는 ‘13.5 규획’ 기간의 가장 중요한 국정과제로, GDP 성장률 6.5~7.0%의 중고속 성장을 유지하는 샤오캉(小康, 모든 백성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사회의 달성을 확정했다. 한편 이는 중국정부가 장기적인 국가전략으로 설정한 ‘두 개 100년’ 목표와 관련된다. 즉 당 창건 100주년이 되는 2021년 전면적 샤오캉사회의 달성,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는 대동(大同)사회를 실현한다는 국가비전이다.

‘개혁개방의 선구자’인 덩샤오핑(鄧小平)이 1979년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개혁개방을 추진하려는 의지로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을 제창하였다. 즉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은 당시 가난한 중국에서 계획경제든지 시장경제든지 우선 백성이 잘 살게 하는 것이 ‘최우선’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덩샤오핑의 ‘실용주의 노선’을 반영한 것이며, 중국이 개혁개방의 본격적인 추진과 시장경제를 전격 도입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최근 ‘흑묘백묘’는 덩샤오핑의 만화 캐릭터로 선정되었다.

‘10년 동란’ 문화대혁명이 끝난 후 덩샤오핑이 주도한 개혁개방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1980년 인민공사는 드디어 해체되고, 토지경영권을 농가에 맡기는 생산도급제가 도입됐다. 도시와 농촌에서는 생산수단을 사유화한 사기업•개체호가 탄생했고, 국유기업 개혁으로 실업자가 양산됐다. 한편 중국식 시장경제를 의미하는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 사유재산 인정(2004년)은 공산주의 기본원칙에 크게 위배된다. 그러나 농촌개혁 성공은 8억 농민의 원바오(溫飽)문제를 해결했고, 중국은 바야흐로 샤오캉사회에 정착하고 있다. 이 또한 현재 중국에서 공산주의 원칙을 위반한 덩샤오핑을 원망하는 백성이 많지 않은 이유다.

한편 덩샤오핑의 ‘선부론(先富論)’은 중국사회의 심각한 빈부격차, 사회양극화를 야기하는 원인을 제공했다. 개혁개방과 시장경제 도입에 힘입어 오늘날 수많은 중국인들이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지만, 현재 중국은 세계에서 빈부격차가 ‘가장 큰 나라’로서 많은 사회문제를 안고 있다. ‘선부론’이 초래한 역효과다. 소득불균형을 반영하는 지니계수는 0.73(2012년),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중국몽(中國夢)의 핵심은 빈부격차 해소를 통한 ‘공동부유’이다. 즉 소수의 부자들만이 아닌, 모든 백성이 누리는 풍족한 삶이다. 이 또한 ‘균부론(均富論)’이 중국 서민들의 환심을 사는 이유다.

중국사회과학조사센터(2014.07.25)는 중국의 자산상위 1% 가구가 국내 자산의 3분의 1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 ‘2014중국민생발전보고서’는 중국가구의 자산불균형이 가속화되고 있고, 중국인구의 3억2,500만 명에 달하는 하위 25% 가구가 보유한 자산은 국내 자산의 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자산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중국가구의 ‘순자산 지니계수’는 1995년 0.45에서 2002년 0.55, 2012년 0.73으로 높아졌다. 한편 중국의 국가통계국은 2013년 소득 지니계수가 0.473이라고 밝혔다.

한편 ‘온포(溫飽)’가 백성의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이라면, ‘소강사회’는 인간답게 생활할 수 있는 삶의 질이 보장된 사회로 볼 수 있다. 즉 ‘대동사회’가 으뜸가는 최선의 사회라면, ‘소강사회’는 버금가는 ‘차선의 사회’다. 일찍 최승로(고려재상)가 꿈꿨던 고려도 공자가 말한 예의를 벼리로 삼아서(禮義以爲紀), 군신(君臣) 사이가 올바르고, 부자 관계가 돈독하며, 형제간에 화목하고 부부 사이가 조화롭다는 ‘소강사회’를 지향했던 것이다. 또 공자의 ‘대동사회’는 무위지치(無爲之治)로 표현되는 요순(堯舜)시대의 이상향(理相響,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를 갖춘 이상적이고 완전한 상상세계)을 지칭한다.

‘예기(禮記)’ ‘예운(禮運)’편에 따르면, 공자는 ‘대동사회’의 구체적인 모습에 대해 “노인들은 편안하게 일생을 마칠 수 있고, 젊은이는 모두 직업이 있으며, 여자는 다 시집갈 자리가 있고, 어린이는 잘 자라날 수 있으며, 과부•홀아비•병든 자를 모두 사회가 봉양한다”고 말했다. 또 공자는 부유하다고 해서 “재물을 땅에 버리는 자는 싫어했지만 반드시 자기만을 위해 창고에 쌓아 두지는 않았고”, 신분이 귀하다고 해서 “몸소 일하지 않는 자는 미워했지만 반드시 자기만을 위해 일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또 재물은 사회와 나누고 직접 노동하는 것이 고귀하며, 결국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사회야말로 ‘대동사회’라는 것이다. 한편 시진핑 정부의 집정기가 끝날 시점인 2022년 전후의 ‘샤오캉사회’의 모습은, ① 1인당 GDP가 1만2,000 달러로 ‘고소득국가’ 진입 ②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첨단산업으로 산업구조 전환 ③ 소득불균형 및 빈곤 문제 등을 대부분 해결 ④ 사회보장제도 확립과 도시화율(60%) 대폭 제고 ⑤ 에너지 절약, 환경문제 근본적 해결 ⑥ 일대일로 전략의 가시화, 국제적 지위의 향상 등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농민공 차별과 삼농문제, 저출산과 고령화 심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지역불균형과 도농격차의 문제점은 상존할 것이다.

리다오쿠이(李稻葵) 청화대학 교수는 중국건강고위급포럼(2015.05.17)에서 2021년 중국 1인당 GDP는 미국의 27~28%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구매력 평가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1인당 GDP는 미국의 19% 수준이다. 한편 중국인구가 미국의 4배인 점을 감안하면, 2021년 중국의 경제규모는 미국의 1.2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가장 가능성 있는 가설’로 2049년 중국 1인당 GDP는 미국의 75%, 경제총량은 미국의 3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중국2049전략’에 의하면, 21세기 중엽에 중국은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선진국(發達國家)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21세기 현재1950~60년대의 역사교훈을 참답게 섭취한 중국공산당은 선진 생산력과 과학발전관 및 모든 백성이 ‘잘 사는’ 중국몽을 주창하고 있다. 갈 길은 멀고 할 일은 많다. 한편 중국정부가 제시한 ‘두 개 100년’ 국가비전인 샤오캉사회와 대동사회의 꿈이 현실로 이뤄질 때, 13억 중국인이 유토피아(이상으로 그리는 가장 완벽하고 평화로운 사회)가 아닌, 국가비전인 중국몽을 실현하고 대동사회로 성큼 다가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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