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명동굴 테마파크에서 영화 ‘반지의 제왕’의 골룸 캐릭터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한 박연희 재한동포문인협회 부회장.
[서울=동북아신문]새해 첫날 친구와 둘이서 언제부터인가 가고 싶었던 광명동굴 테마파크로 나들이를 떠났다. 버스 두 번을 갈아타고 20여분 만에 광명시 가학동에 위치한 광명동굴에 도착했다. 동굴에는 이미 나들이를 온 사람들이 많았다. 무료개방이 유료로 바뀌고 나서 동굴은 오히려 방문객이 늘었는데 무려 60만 명이나 방문했다고 한다. 수도권 최대의 광산임이 틀림없다.

동굴의 첫 어구에 폐광의 기적이란 제목의 글귀가 있었다.

“역사란 미래를 위해 현재를 바탕으로 과거를 돌아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창조의 메카로 눈부시게 발전한 광명동굴의 지난 시간을 되새겨 보려고 합니다.”

그제야 나는 이 광명동굴이 생기게 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4천원을 내고 입장권을 구입한 뒤 동굴로 들어갔다. 동굴내부는 생각보다 웅장하고 훨씬 컸다. 폐광으로 버려진 광산이 이런 멋진 테마파크로 만들어지다니 감탄할 뿐이다.

별빛이 흐르는 동굴이다. 관람동선인 ‘바람길’을 따라 ‘웜홀광장’을 지나 ‘빛의 공간’에 들어섰다. 채색 영롱한 별빛으로 천정을 이룬 별의 세계에 들어섰다. 어둠은 빛과 한 몸이라 했던가. 어둠 속 아름다운 존재, 빛을 주제로 작가와의 협업을 통한 아트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공간이었다. 현재는 LED조명작가인 학, 어비스 피쉬, 젤리펫이 빛의 생명체를 주제로 전시되어 있었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과거에서 현재까지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광명동굴을 보여주는 공간이다.

극장이 있는 동굴이다.

‘동굴 예술의 전당’에는 동굴요정 ‘아이샤와 쿠오’의 동굴탐험 스토리가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과 함께 3D 홀로그램 영상, 빛과 레이저 퍼포먼스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쇼가 펼쳐진다. 또한 블랙라이트 쇼 공연 등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되어 이곳이 동굴이라는 생각을 잠간 잊게 했다.

물고기가 노니는 동굴이다.

‘동굴 아쿠아월드’에는 동굴에서 나오는 깨끗한 지하암반수를 공급하고 있었으며 동굴 속에서 수중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는 이색적인 경험을 만끽할 수 있었다. 맑은 물에서 서식하는 토종물고기 외에 세계 곳곳의 다양한 물고기를 만날 수 있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발상이 우수하다는 생각이 든다.

소망을 이룰 수 있는 동굴이다.

‘황금길 & 소망의 벽’은 황금을 캐내던 광명동굴 역사 속에 관광객들의 소망을 담아 수복강령을 기원하는 풍요의 길이다. 황금광산이었던 동굴의 역사를 직접 체험하게 하는 길로 소망을 적은 황금패를 걸어두는 소망의 벽이 있는 곳이다. 또한 수복강령의 뜻처럼 건강과 행복하기를 바라며 숲속의 나무에서 나온다는 음이온 길을 함께 조성하여 관람객들에게 건강을 선사하는 길이기도 하다.

황금폭포가 있는 동굴이다.

동굴 안에서 웅장한 소리를 내뿜고 있는 ‘황금폭포’는 높이 3.6m, 넓이 8.5m로 동굴지하수를 이용하여 만든 폭포로 분당 1.4의 물이 흘러내리고 있어 기존 다른 동굴에서는 볼 수 없는 진귀한 폭포이다. 광산시절에는 채굴된 광석을 떨어뜨리던 구멍역할을 했던 곳이라고 한다.

황금을 원 없이 만질 수 있는 동굴이다. ‘황금궁전’에는 6개의 거대란 황금기둥과 동굴요정 ‘아이샤’의 한 손에는 돌을 두드리면 황금으로 변하는 신비로운 망치를 들고 있고, 다른 한 손에는 황금석을 들고 있었다. ‘아이샤’를 만나 금괴를 만지면 황금망치의 신비한 기운이 전해진다고 해서 나도 얼른 손을 내밀어 여러 번 만지기를 반복했다.

역사를 읽을 수 있는 동굴이다.

광명동굴 100년의 이야기가 있는 근대문화전인 ‘황금광산, 황금동굴’도 있었다. 일제강점기 1912년부터 채굴을 시작했고 한국전쟁 기간 중에는 주민들의 피난처가 되었고 그 이후 1961년에는 광명 지역 최초의 노동 운동 발생지였다고 한다. 1972년도에는 폐광하고 1978년도 새우젓 저장소로 사용하였고 2011년도에 가치를 재발견하고 2012년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한국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동굴 안에서는 새로운 생명이 태어났으며 광산에서 일하던 광부들은 가족들의 희망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또 광산으로 인해 생긴 길들은 막혀있던 동네를 연결해주는 그런 곳이었다고 한다.

광부들이 금을 캐는 모습을 재현한 곳도 있었는데 광부의 피와 땀이 서린 노동의 결과로 만들어진 광명동굴의 지난 역사와 노다지를 향한 광부들의 소망을 광차에 가득 실은 황금과 빛을 품은 광부로 표현하고 있었다.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과거 그들의 정신을 항상 빛나는 모습으로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닐까 싶다.

지하세계가 있는 동굴이다.

광명동굴의 하이라이트라인 ‘동굴지하세계’가 수평레벨에서 지하레벨로 내려가는 길에 있다. 광부들이 광석을 채굴하기 위하여 오르내리던 통로이며 채굴한 광석을 실어 나르던 길이다. 경사가 32도이다. 광명동굴에는 2개의 사갱이 있었다. 이 길을 내려가면 지하수로 잠겨있던 지하레벨의 신비한 공간을 체험할 수 있었다. 동굴지하세계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는 하늘을 나는 신비한 용 ‘동굴의 제왕’이었다. ‘반지의 제왕’에서 각종 캐릭터 작업을 했던 팀이 이 용을 제작했다고 하는데 마치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이 생생한 모습이었고 그 방대함은 말로써 표현할 수 없다. 반지의 제왕을 컨셉으로 테마를 잡고 있어서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었다.

깨끗한 물이 있는 동굴이다.

‘광부샘물’은 동굴지하레벨에서 나오는 암반수를 이용한 약수터이다. 광산시절 지하갱도 내에서 깨끗한 물이 귀했던 시절, 광부들의 목마름을 달래주던 생명의 물이다. 현재는 지하레벨의 암반수 수질검사에서 먹는 물 기준에 적합판정을 받은 깨끗한 물로 관람객에게 제공되고 있었다.

불로장생할 수도 있는 동굴이다.

‘불로문’은 ‘늙지 않는다’는 말뜻대로 예로부터 이 문을 지나가는 사람은 무병장수와 함께 불로장생을 한다고 전해진다. 원래는 왕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뜻에서 세워진 돌문이며 한 장의 큰 판석으로 만든 석문이다.

와인과 만나는 동굴이다.

동굴의 제일 끝은 ‘와인동굴’이었다. 194m의 터널이 빈티지 와인동굴로 변신한 것이다. 와인의 역사, 와인의 생산지, 와인의 종류, 와인의 생산과정, 와인 라벨 등을 빈티지 오브제와 패널을 통해 와인에 얽힌 재미나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알아보는 공간이다. 와인시음대에서 영천포도로 만든 와인을 시음했는데 금방 얼굴이 달아올랐다. 동굴의 유니크한 분위기와 와인레스토랑에서 멋진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곳이었다.

동굴코스는 보통 1시간 정도이다. 동굴에는 계단이 많아 오르고 내리고 하는데 힘이 부치기는 했지만 여러 가지 석상도 있고 이색적이고 예쁜 장면들이 한가득 했으며 야광조명 작품들도 있었고 미개발지역도 많았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동굴 어딘가 분위기도 좋았고 조형물로 보여주는 광산의 모습과 역사, 식물이 있는 거리도 좋았다. 동굴 외에 여러 가지를 볼 수 있는 것이 메리트인 것 같다.

그 외에도 친환경전기자동차로 동굴테마파크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코끼리차 아이샤 투어체험도 있었고 황금과 광물 채광체험, 광산 모자 만들기 체험, 광명동굴 안 ‘황금패’ 달기 등 광명동굴에서만 가능한 색다른 체험프로그램이 있었다. 올 4월부터 5개월간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맡은 ‘라스코동굴벽화 국제순회 광명동굴전’이 열린다고 하니 더 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재미와 감동을 찾아 떠나는 도심 속 동굴탐험은 예술을 통해 과거의 흔적을 깨어내고 과거의 암울했던 시간을 품고 미래의 희망을 찾아가는 즐거운 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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