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쪽방촌 독거 어르신 합동 생일잔치 열어

▲ 쪽방촌 어르신들을 위한 생일잔치에서 조길형 구청장이 축하 인사를 하고 있다.
[서울=동북아신문]“어르신, 맛있는 음식 많이 잡수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만수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조길형 구청장이 축하 인사를 하자 50명의 쪽방촌 어르신들이 박수를 치며 화답했다.

지난 5월 12일 오전 영등포구에서는 일 년에 한 번씩 열리는 특별한 생일잔치가 진행됐다. 영등포구(구청장 조길형)가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해 쪽방촌 독거 어르신들을 위한 합동 생일잔치를 마련한 것이다. “쪽방에서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은 생신을 챙기기 힘들죠. 특히 어버이날이 있는 5월이 되면 외로움은 더 커집니다. 그래서 생신 잔치상을 차리게 된 것입니다.” 기본적인 의식주를 보장해주는 것도 복지이지만,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도 복지라는 것이 구의 생각이다. 영등포에는 500여개의 쪽방이 있는데 이 중에는 가족과 연락 없이 홀로 지내는 어르신도 많다. 그러다보니 생일날 미역국을 먹는 것조차 이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이에 구는 2013년부터 5월이면 쪽방촌 독거 어르신을 위해 합동 생일잔치를 열게 됐다. 지역 내 한국마사회 영등포문화공감센터의 후원과 쪽방상담소의 도움을 받아 올해로 세 번째 잔치를 준비한 것이다. 행사에 참여한 고화자(75세) 어르신은 “자식들도 못해주는 생일상을 이렇게 차려주니 고맙기만 하네요. 생일이 따로 있나요. 이렇게 행복한 날이 생일이죠”라며 얼굴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숙재(72세) 어르신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으니 부모님 생각이 나네요.”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좁은 쪽방에서만 지내는 어르신들에게 일 년에 한 번은 오늘처럼 특별한 날을 선물해드리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소외된 이웃을 따뜻하게 보살필 수 있는 행정과 복지를 통해 이들에게 큰 힘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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