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녀 재한동포문인협회 이사/ 칼럼니스트
[서울=동북아신문]"한국에 와서 학교를 다니고 한국생활을 보낼 때 많이 힘들었다. 한국어에 익숙하지 못해서 소통 하는 것에서 어려움과 그때 당시 중국의 안 좋은 이미지 때문에 나는 놀림도 많이 받았고 아이들과 싸우기도 자주 했다. 결국 나는 밖으로 나가거나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집에서 혼자 놀다보니 대부분 시간을 컴퓨터를 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또 게임이 재밋어서 컴퓨터를 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컴퓨터가 좋아지기 시작했고 컴퓨터에 대한 흥미도 생겼다.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이 어떻게 돌아가고 홈페이지가 어떻게 생겨나고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을 하는지에 대해서 궁금을 풀었다. 그래서 나는 컴퓨터전공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것은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 아들애가 대학교 입시 자기소개서에 적은 글이다. 아이들의 꿈은 보통 부모들의 영향을 많이 받아 결정되기도 한다는데 중도입국한 우리 아들은 학교생활이 힘들어서 시작한 컴퓨터가 결국 대학교 진로선택으로 이어졌다. 부모로서 가슴아프기도 하지만, 한편 걸림돌을 디딤돌로 만들어가면서 잘 커가는 아들이 대견스럽기도 하다.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때 한국학교로 중도입국했을 때는  2008년도 중국의 멜라민우유사태로 한국뉴스까지 장식할 때였다. “중국은 짝퉁의 나라고 먹는것도 가짜를 한다는데 너도 가짜 아니야?”, “중국은 소고기도 가짜를 만든다면서 너 살도 소고기로 만든거 아니야?”아이들의 놀림은 중국 짝퉁으로부터 시작해서 인격모욕에까지 이르렀다.  엄마와 같이는 있고싶은데 어린아이로서는 받아당하기 넘 힘들었던 아들은 “중국에 가서 같이 살면 안되냐?”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때마다 “사람은 원래 아프면서 크는거야, 그냥 그친구들이 아직 중국을 잘 몰라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지나쳐버려라”라고 달래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아이가 지나쳐버리려고 하면 화를 낼때까지 여러친구들이 순번으로 이런저런 굴욕적인 말들을 뱉어버려서 결국은 싸움으로 이어지기도 했었다. 그런 생활을 피하려고 했던 아이한테는 컴퓨터가 고독과 외로움을 달랠수 있는 친구가 되었던 것이다.

게임을 할 때면 집중도 잘하고 기분 좋아하는 아이한테 부모가 할수 있는 말은 “그래, 게임이라도 잘해서 시합에도 나가고 하면 그것도 인생을 즐겁게 살수 있는 방법이다. ”라고 무엇이든 즐길수 있는 자신만의 것을 찾게 위로해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아이와 소통하면서 컴퓨터에 대해 취미를 갖게 되었던 아이는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는 학교동아리활동을 하면서 컴퓨터에 대한 관심을 실제로 응용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아이는 동아리활동에서 선배와 함께 학교 아이폰 알리미앱도 개발했고 최근에는 엄마한테 도움을 준다고 CEO총동문회 주소록앱도 새롭게 개발하고 있다.

밤새워 작업을 하면서 하나하나의 기능을 알아냈다고 기뻐할때면 언제 그렇게 마음의 상처로 컸던 아이인가 싶어서 기쁘기도 하다.

중도입국자녀들에게는 수많은 걸림돌이 있다. 언어장벽, 문화차이, 사회로부터 오는 편견과 선입견등이다. 하지만 이러한것들은 우리자녀들이 스스로 극복할 수밖에 없는, 큰 짐일 수밖에 없다.

한국어를 모르면 중국어를 아는 장점을 이용해서 자신감을 갖도록 하고 문화차이를 극복하는것으로부터 사회에 적응하는 법을 배우고 사회로부터 받는 편견과 선입견은 무엇이든 성과를 내여서 그런 차별을 깨뜨리는 능력을 키울수 있는 디딤돌이라는 생각을 갖고 하나하나 자신을 만들어가고 성장하고 변화해간다면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이 사회에서도 중도입국자녀에 대한 또다른 따뜻한 시선으로 바로봐 주지않을까 싶다.

“왜 아이의 이름을 영문으로 적어야 되는거죠? 한글로 표기하면 안되나요?” 이것은 아이가 중국아이인줄 몰랐는데 이름표기법을 알고나서 친구들 사이에서 편견을 받게 되었다면서 담임선생님이 안타깝게 전화를 걸어왔을 때의 질문이다. 아직 중국국적인 아들은 같은 동포지만 외국인등록증에 한글이 아닌 중국어발음표기로 되어있다.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을 사랑하고 한민족의 핏줄이 흐르지만 중국어발음표기로 인한 차별을 받듯이 아이의 오늘도 내일도 편견과 선입견의 끝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런 걸림돌을 자신이 더 강해질수 있는 디딤돌로 여긴다면 아이의 미래는 더 밝아질거라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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