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만 행정사/전 아시아투데이 사업국장

[서울=동북아신문]곰방대의 사무실 건너편에는 공원이 있다. 이 공원에는 많은 노인들이 나와 운동을 하기도 하고 햇볕을 쬐기도 한다. 점심 식사 후 운동을 하면서 보노라면 담소를 나누거나 녹음기를 틀어놓고 가요를 듣는 노인들의 모습이 백세시대를 실감케 한다.

헌데 오늘은 이십 여명의 할머니들 틈에 할아버지 한 분이 어 열띤 시국토론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왜 대통령을 그만둬야 하는지를 커다란 목소리로 토론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이 80이 넘어 보이는 할머니들이니 박정희 향수에 젖어 박근혜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분들이 분명하겠다. 헌데 이분들의 대화가 재미있다.

“꼭두각시 노릇을 했으면 이제 그만해야지”

80이 훌쩍 넘은 할머니들도 박근혜 대통령이 꼭두각시인지 알아버렸다. 국가기밀이 이렇게 맥없이 전국의 노인들에게까지 퍼져버렸으니 국정원장도 두 손 두 발 다 들었을 터다.

쪽이 팔려도 분수가 있는 게다. 개돼지 서민도 쪽팔리는 짓을 하면 겸연쩍어 하는데 한나라의 원수가 쪽 다 팔아놓고 하는 짓이 가관이다. 이제사 노무현 사람, 김대중 사람, 호남 사람 챙겨 물타기 하겠다고 한물 간 노인네들을 불러 총리다 비서실장이다 하며 임명장을 주겠단다.

한광옥도 김병준도 쪽팔리지 않을까. 나이 80이 넘은 노인들도 꼭두각시 노릇 그만하고 내려오라며 혀를 차는 데, 통합이다 뭐다 하면서 위원장 노릇하고 장관 월급 받아 챙기더니 급기야 꼭두각시 비서실 완장까지 차겠다고 나선 한광옥도, 국민에게 필요한 건 거국내각 총리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 사람이 눈물 보이며 사퇴는 없다고 강조하는 김병준도 쪽팔리기는 마찬가지일 듯싶다.

“옛 것을 거울로 삼기보다 지금을 잘 살피는 것이 중요하며, 남의 일을 살피는 것보다 나 자신을 반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 말은 조선의 개혁군주 정조의 명에 의해 규장각에서 엮은 일기체의 역사기록인 일성록에 나오는 말이다. 이 말은 박근혜 대통령도 명심해야 할 말이지만 사실은 완장을 차겠다고 나선 한광옥이나 김병준이 더 명심해야 할 말이다. 박근혜도 한광옥도 그리고 김병준도 도대체 자신을 돌아볼 일 외에 무슨 할 일이 있단 말인가.

특히 한광옥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지지 성명을 발표하면서 있는 쪽 없는 쪽 다 팔아버린 사람이다. 그나마 그때는 박근혜에게 남은 쪽이라도 있었다. 떡고물 좀 먹어 보니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었단 말인가.

대통령도 총리도 그리고 비서실장까지도 더 이상 팔 쪽이 없는 5% 지지율의 부스러기 권력에 집착하는 이유는 설마 다 팔아버리고 남은 쪽이 없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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