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평, ‘동북아디아스포라 청년들이 사는 법’ 포럼 개최

▲ ‘동북아디아스포라 청년들이 사는 법’ 포럼이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됐다.
▲ 도재영 이사장
[서울=동북아신문]“중국동포는 한국사회에 먼저 찾아온 통일이다. 서로를 포용하고 이해하고 나아가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

사단법인 동북아평화연대(이사장 도재영, 이하 동평)가 주최한 ‘동북아디아스포라 청년들이 사는 법’ 포럼에서 두 번 째 발표자인 중국동포 박동찬 청년공동체 세움 대표는 이렇게 강조했다.

지난 11월 16일 동평 창립 15주년을 기념하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간담회장에서 개최된 ‘동북아 재외동포(Northeast Asia Diaspora) 청년들이 사는 법’이란 주제의 포럼에는 재외동포, 국내 거주 동포, 청년, 전문가, 일반시민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홍선희 동평 공동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 도재영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오늘의 이 포럼은 중일러북한 4개국 네트워크의 시작”이라며 “한국 청년들을 깨우치고 모범을 보일 목적으로 토론자리를 마련했 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기적이고 국수주의적 주장

▲ 김민웅 교수
이 힘 얻는 현실이 답답하지만 청년들이 평화분위기 만드는 것이 뿌듯하다”며 “동평은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한 그루 나무를 심겠다’는 옛사람의 말처럼 미래의 희망을 위해 새로운 평화운동의 불씨를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포럼 1부에서는 ‘동북아시아 15년 다시 돌아보다’라는 대 주제 아래 김민웅 경희대 후마니스타 칼리지 교수가 ‘삶과 공동체의 변화, 그리고 청년의 미래’란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김 교수는 “한인 디아스포라는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서의 차별, 한국사회의 차별과 변경에서 살고 있는 존재로 전 세계적인 약탈노동체계 속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 있기에 현실은 쉽지 않다”면서도 “디아스포라 한인청년들은

▲ 박민철 교수
한인 정체성 가지면서 세계시민의식 가져야 한다. 디아스포라 한인도 한국에서의 권리운동에 나서야 한다. 인권운동, 정치에 참여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드는 일 중요하다. 그래야 배제돼 있는 디아스포라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서 “본국에 대한 정체성, 체류국에 대한 정체성을 뛰어넘어 세계시민의식을 가지고 세계시민연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청년들의 임무”라며 “디아스포라 한인들도 한국사회 문제에 대해 주체로 참여해야한다. 새로운 세상 만드는 일에 참여하는 것이 주변부화 하는 것을 막는 일이다. 새로운 민주정부는 디아스포라 한인 청년들을 위한 희망의 최전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 박 루슬란 감독
포럼 1부에서 ‘동북아디아스포라-청년세대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박민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 구단 교수는 “통일이 남과 북을 둘러싼 디아스포라 한인 전체를 포괄하는 작업”이라며 “한인 디아스포라는 국가를 잃은 민족적 트라우마를 가진 존재로 거주국에서의 역사적 경험을 축적하고 있기 때문에 민족적 합력을 창출할 수 있는 귀중한 존재”라고 강조했다.

‘청년들에게 묻다-경계에서 본 안과 밖의 공동체’란 주제로 열린 포럼 2부에서 첫 번째 발표자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박 루슬란 영화감독은 “한국이 고려인들에게 약속의 땅이 되는가. 아니다. 그런 의식이 고려인에게는 없다. 2년전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통일이 돼야 약속의 땅이 생길 것 같다. 그 전엔 따로따로 놀 거 같다”고 말 한 뒤 “고려인들은 출신 국가에선 잘 사는 편 이다. 한국에 와서 뭐 달라고 하지 않는다. 한민족의 일원으

▲ 박동찬 대표
로 인정만 해 주면 자신감 생기고 조금 더 열심히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번 째 발표자인 중국동포 박동찬 청년공동체 세움 대표는 “할아버지 박우동씨가 일제의 탄압을 피해 삼일운동 이후 만주로 이주했으나 일제에게 살해당했다”고 자신의 가족사를 소개하고 “중국동포는 한국사회에 먼저 찾아온 통일이다. 서로를 포용하고 이해하고 나아가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7년 째 여행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탈북인 박요셉 사 회적 기업 요벨 대표는 “남북이 통일되려면 서로가 가지고 있는 문화정체성을 존중해야 물꼬가 트인다”며 “나는 조선청년”이라고 자신의 정체성을 밝혔다. 그는 이어 “나에게는 두 개의 조국이 있다. 나는 축복받았다. 보통 한국만 조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나의 조

▲ 박요셉 대표
국이 조금 더 넓다”고 말하고 “촛불시위 보면서 대한민국이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부분이 유일하게 북한보다 우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네 번째 발표자로 나선 재일동포 김이향 서울대 인류학과 대학원생은 “자신의 삶이 낙인을 지우려 부단히 노력하는 삶이었다”며 “한국사회는 한국과 일본이라는 이분법으로 재일동포를 바라본다. 동포라는 말이 얼마나 모순적인가. 동포라는 말로는 자이니치를 하나의 정 체성으로 묶을 수 없다. 지금은 자이니치를 낙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과 일본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큰 장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무의식적으로 늘 어디엔가 서고자 찾고 있다. 그러나

▲ 김이향 대학원생
그것이 이념으로서의 국가는 아니라 코리안 디아스포라공동체”라고 말하고 “한국과 일본 거주 경험을 통해 자이니치의 역할 다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이의찬 팟캐스트 ‘보드카를 먹는 불곰’ 운영자는 팟캐스트를 하는 이유를 ‘테두리밖을 탐구하려는 노력’이라 밝히고, “많은 사람들이 ‘고려인에 대해 관심 가져 주세요’라고 하면서 러시아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는다”며 “세계시민으로 거듭나기 위해 고려 인이 살고 있는 러시아에 대해 알리는 작은 봉사활동부터 하겠다”말했다. 그는 이어 “정신적인 고립에서 벗어

▲ 이의찬 대표
나 경계 너머의 사람들과 상생을 도모해야 세계인과 더불어 사는 세계 시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김민웅 교수가 좌장이 되어 박민철 교수와 청년 발표자 5명이 참여하는 종합토론을 가졌다.

한편 이날 포럼이 끝난 뒤 오후 6시 반부터는 동평의 지난 15년 역사를 되돌아보는 창립 15주년 기념식 및 후원 만찬 행사가 진행됐다.

 

 

▲ 동평 창립 15주년 만찬장에서 인사말하는 동평 창립자 이광규 전 이사장 부인 이영희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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