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련·신정주자 등 적극 끌어안는 노력 필요" 주문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의 초기 결성(1946년 10월3일) 이유는 친북단체인 총련과의 대립보다는 '남북한 신탁통치 반대', '하나 된 조국 건설'이라는 통일 조국에 대한 염원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외교포문제연구소(이사장 이구홍) 주최로 17일 오후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2016 교포정책 포럼-인물을 통해 본 민단 70년사'에서 정해룡 전 민단 단장은 "민단보다 1년 먼저 결성된 재일조선인연맹(이하 조련, 총련의 전신)은 공산주의자·무정부주의자·민족주의자 등 재일동포 구성원 대다수가 단합해 참여했지만 한반도 신탁 문제로 갈라서게 됐다"며 "신탁통치를 반대한다는 이유로 조련에서 배제된 사람들이 뭉친 것이 오늘날 민단의 시초"라고 소개했다.

이어 "당시 해방된 조국으로 귀국하기 위해 일본 정부와의 협상 등 산적한 현안을 뒤로하고 정치·사상운동에 앞장서는 조련에 대한 반발도 민단 창단의 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수경 도쿄가쿠게이대 교수는 민단 초대부터 5대까지 단장을 역임한 무정부주의자 박열과 조련의 초대 위원장이었던 공산주의자 김천해에 대해 "두사람은 일본 강점기에 제국주의를 반대하고 재일 조선인의 인권운동에 앞장섰던 동지였지만 공산주의에 대한 찬반 입장이 갈리면서 해방 후 본격적으로 대립하게 됐다"며 "당시의 대립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재일동포사회가 하나로 뭉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박병윤 일본 한민족연구소 소장은 "재일동포의 역사는 남북의 이념 갈등으로 인한 '대립과 투쟁의 연속'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라며 "갈등 속에서도 통일과 화합을 위해 대화의 창도 열어왔던 역사를 70주년을 맞아 되새겨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포럼 참가자들은 민단이 창단 70주년을 맞아 동포사회에서 존재감이 축소되는 총련과 1980년대 이후 일본으로 건너온 신정주자 등을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 교수는 "일본 속에서 재일동포의 권익 신장과 모국 공헌에 앞장서온 민단의 70년은 이면에 분단의 역사라는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며 "남북통일에 민단이 기여하기 위해서는 일본으로 귀화하는 총련계 이탈자를 끌어안고 신정주자와 재일조선족도 아우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종합토론에서 이구홍 이사장은 "민단과 총련의 갈등을 지켜본 일본인들은 '왜 우리나라에서 자기들끼리 싸우느냐'고 조롱한다"며 "재일동포 사회가 통일에 기여하기 위해서 민단 초창기의 정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계한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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