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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 JAZZED CO.,LTD 이준학 사장
[서울=동북아신문]그를 보면 홍명희의 ‘임꺽정’이나 “삼국지”의 관우가 떠오른다. 짙은 눈썹에 검고 건강한 피부를 지닌 그의 모습은 늠름하고 위풍당당하며 웃음소리는 호탕하다. 영락없는 옛날 장군의 모습이다. 그는 누구보다 바쁜 사람이다. 거의 매일이다시피 약속이 여러개가 있어 저녁식사를 두 세 번씩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만큼 만나는 사람이 많고 할 일이 많다. 타고 다른 도시에 날아갔다가 저녁에 상해에 있는 지인의 행사 오프닝에 참석하기 위해 저녁비행기를 타고 다시 상해로 돌아왔다가, 행사가 끝나면 또 비행기를 타고 출장을 떠날 정도로 그는 의리파다.

그는 자기관리를 철저히 한다. 새벽까지 술을 마셔도 이튿날 아침 7시 독서모임에  제시간에 참석할 정도로 그는 약속을 중히 여기고 시간을 정확히 지킨다.

그는 건강관리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매일 운전을 하고 출장을 다니면서도 어떻게 시간을 만들어내는지 매일 일만보 걷기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가 바로 상하이 JAZZED CO.,LTD 사장이며 월드옥타 상해지회 수석 부회장, 진미가든 식당과 D.Bar를 운영하고 있는 이학준(51세) 대표이다. 

▲ 이학준 사장

"저는 첫 사람으로 만원호가 되겠습니다"
흑룡강성 가목사공학원에서 금속재료학을 전공한 이학준 사장은 대학졸업 하던 해인 1992년에 졸업파티에서 다음과 같은 호언장담을 했다. “저는 대학동기들 중에서 첫 번째로 만원호가 되겠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학교를 위해 봉사하겠습니다’, ‘나라를 빛내기 위해 공헌하겠습니다’, ‘학부를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라는 결심을 발표하는 가운데 그는 첫 번째로 만원호가 되어 나중에 학교에 와서 선생님들과 동기들에게 식사대접을 하겠다고 선포를 한 것이다. 그리고 2년 후, 1994년에 그는 자신의 꿈을 실현하고 모교를 찾아 약속을 이행하였다.

그가 대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국가에서는 대학생들에게 일자리를 분배해주던 시기라 그는 이미 가목사 대외무역회사에 분배받았다. 하지만 그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새롭게 개척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학교 3학년부터 그는 취직하기 위해 방학에 대련 등 연해도시로 가서 고찰을 하며 비즈니스에 대한 감각을 키웠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 92년에 상해로 왔다. 3년 후 그는 자신의 회사인 JAZZED CO.,LTD 를 창립하였다. 그의 회사는 주로 전자, 코롱인조잔디 중국총판, 질소 판매 등 품목을 취급하고 있는데 경제가 어려운 요즘에도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90년대 초 북경계산기연구소와  무선검침시스템을 공동개발하여 제품에 도입함으로, 전적으로 미국에 의뢰하던 제품을 중국, 한국시장에 공급하였다. 지금 여러분야의 핸드터미널로 사용하는 많은 기기들의 원조라고 할수있다. 이렇게 그는 95년부터 비즈니스에 몸을 담고 기업인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했다. 

기업인에서 멘토로
상해에서의 생활도 어느덧 25년 해에 접어들어 그는 이젠 신상해인(新上海人)으로 자리매김했다. 회사 경영 20여년의 경험을 갖고 있는 그는 젊은이들에게 창업의 멘토링, 생활의 멘토링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상해의 각종 동문회, 조선족모임, 한국교인들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물심량면으로 든든한 후원인이 되어준다.

▲ 2015년 9월 “한민족 어르신 대잔치”
그는 요즘 월드옥타 상해지회의 수석 부회장을 담당하고 있는데 월드옥타에서 하고 있는 일은 다양하다.
올해로 제5회가 되는 ‘한민족어르신큰잔치’는상해에 거주하는 조선족노인들과 한국노인들 500명을 모시고 100여명의 스태프진들이 한국학교에서 행사를 주최했는데 노인들의 장끼자랑, 윷놀이, 맛있는 점심식사와팀별경기, 푸짐한 상품과 기념품으로 명실공히 대잔치였다. 한 행사참가자는 “전 중국 동포사회에서 한국과 중국 동포 어르신들을 위한 이런 행사가 있다는 것을 아직까지 들어보지 못했다”며 “규모로 봐도 성대하고 내용도 무척 알차다. 이번 행사가 동포사회에 귀감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외에도 옥타에서는 ‘상해주말한글학교’ 등 도움이 필요한 곳에 경제적인 후원을 하고 차세대 양성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있다. 차세대 교육 프로그램에는 국적에 제한없이 나이 24-40세의 한민족은 누구나 신청자격이 있다. 한민족 젊은이들의 인턴기회를 마련해주고 취직을 도우며 창업에 관한 세미나도 주최한다.
한국의 중소기업체들, 특히 금방 창업한 기업들과 친구맺기, 새싹 기업지원 등을 통해 그들의 중국진출을 도와주고 중국 협력 파트너를 소개해준다.

한민족사회에서 가장 강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월드 옥타, 그는 월드옥타 상해지회는 특히 단합이 잘 되고 한국인과 조선족이 적당한 비율로 임원진을 구성하여 한마음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자부심에 넘쳐 말했다. 

▲ 옥타 행사 사진
또다시 창업
인생 반백에 이르러서도 그의 창업정신은 여전하다. 오랜 고찰을 거쳐 요식업을 경영하기로 마음 먹은 그는 2016년에 상해 한인타운에 한방오리를 주재료로 하는 한식당 “진미가든”과 상하이 젊은이들의 밤생활에 어울리는 “D. Bar”를 개업했다. 식당을 오픈하기까지 그는 수 차례 한국을 방문하여 해당 업계의 전문가들과 상담을 하였고 요리를 맛보았으며 실내 인테리어 장식을 위하여 여러 전시장을 전전하며 영감을 얻었다. 창업은 그에게 있어서 새로운 흥취이고 활력소이다. 물론 새로운 업종으로의 도전은 모험이 필수이지만 그는 기꺼이 이것을 즐기고 있다. 

▲ 김용택 시인과 함께 한 독서모임
“조선족의 대한민국”을 꿈꾸다
매 주 일요일 10시면 그는 글쓰기 애호가들과의 모임인 ‘상하이 작가의 방’ 도반들과 모여 글쓰기를 하며 자신의 습작능력을 키운다. 경영학에서부터 철학, 고전, 역사에 이르는 다양한 독서는 그의 글의 풍부한 밑거름이 되어주었다. 그의 글을 보면 관점이 다양하고 이야기가 생동하며 여성같은 섬세한 감수성도 돋보인다. 어느날 친구들은 “상하이저널”에 실린 그의 칼럼을 보고 이런 재주도 있냐며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는 소설가의 꿈을 꾸고 있으며 그에 앞서 지금 집필중에 있는 책은 “조선족의 대한민국”(가제목)이란 책이다. 다년간 조선족과 한국인이 한데 어울려있는 삶의 현장에서 일을 한 그는 현장에서 느낀 생생한 사례들과 앞으로 일어날 사회적인 갈등에 대해 꼭 책을 펴내고 싶다고 했다. 조선족과 한국인이 공존하는 사회에서 그는 조선족들의 참여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 D.Bar
남편 역할과 아빠 역할도 소홀하지 않아
이처럼 바쁜 일상에도 그는 가족들을 챙긴다. 가족여행도 자주 다니고 두 딸아이와 함께 글쓰기 게임도 하며 딸아이의 진로문제를 고민하고 딸아이의 각종 학원에 부지런히 쫓아다니는 “딸바보” 아빠이다. 독서회나 그림 전시회의 현장에서 늘 아내, 딸들과 함께 있는 그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공계를 졸업하고 기업인의 신분이지만 문학애호가이기도 한 그의 첫 작품 “조선족의 대한민국”이 크게 기대된다. 후배들에겐 늘 밥 잘 사주는 멋진 선배로,  젊은이들에겐 믿음직한 멘토로, 그를 수요하는 곳엔 어디나 첫 번째로 달려가는 의리파 사나이 이학준, 오늘도 그는 바쁜 일상을 충실하게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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