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찬만 행정사/언론인 lcman2@naver.com

[서울=동북아신문]불과 몇 년 전 딴지일보의 김어준 총재는 주진우 시사인기자, 정봉주 전 국회의원 그리고 시사평론가 김용민과 함께 이명박 정권을 풍자하는 ‘나꼼수’라는 팟캐스트로 커다란 인기를 누린 적이 있다.

꼼수는 째재한 수단이나 방법을 일컫는다.

그러니까 누가 봐도 예측할 수 있는 정석을 쓰지 않고 쩨쩨한 수를 써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니 무조건 자기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나오는 수단이나 방법일 터다.

계속되는 탄핵정국에서 국민의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다. 이는 피의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특검과 헌재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겠다고 하면서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히려 박정희 정권하에서 한 자리 했을 법한 한 물 간 변호사를 대거 대리인으로 등록하여 별별 억지 주장을 다하며 마치 헌재를 농락하는 듯한 태도로 시간을 끌고 있으니 이를 보는 국민이 답답하지 않고 피로가 가중되지 않으면 그것이 더 이상할 정도이다.

박근혜 대통령 측의 대리인은 법리적으로 풀어야 할 헌재의 재판을 탄핵절차가 잘못되었다면서 떼쓰기와 협박 등 꼼수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고도 부족한지 한 소식통에 의하면 대리인 전원사퇴를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대리인들이 전원사퇴를 하면 재판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고 자연스레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퇴임일이 지나면 뜻한 바를 이룰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뜻한 바란 탄핵기각이나 헌재의 정족수 미달로 인한 탄핵안의 각하를 말한다. 꼼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탄핵 정국에서 국민을 피로하게 하는 꼼수는 많다. 탄핵을 반대하는 박사모 등의 소위 태극기 집회는 점점 더 가열되면서 폭력적으로 변하고 있다.

기자를 폭행하는가 하면 노란 리본을 달고 있는 사람에게 빨갱이라고 하면서 “빨갱이는 죽여도 좋다”는 식의 발언을 함부로 하고 있다.

게다가 계엄령의 선포를 주장하면서 민주사회에서 금기시 되는 “군대를 동원하여 종북세력을 척결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왜 대한민국의 상징인 숭고한 태극기를 흔들고 있을까. 이들은 범죄세력을 비호하면서 왜 애국세력이라고 자칭하는 것일까. 바로 꼼수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을 보면 논리적으로나 법리적으로나 또는 상식적으로나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억지 주장을 포장하기 위해 그럴듯한 애국과 태극기를 전면에 내세우게 된 것이다.

꼼수는 박근혜 대통령에 이르러 절정에 닿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헌재의 출석요구에 이런 저런 이유를 달고 출석을 늦추기도 하고 대면조사를 요구한 특검에는 신문을 해선 안 된다는 황당한 주장까지도 내놓는다.

가능한 출석을 늦춰 탄핵선고를 늦추고 대면 조사를 회피하려는 꼼수이다.

그러나 헌재가 신문을 할 수 있다고 단호한 결정을 내리자 오늘은 생각지도 못한 꼼수를 내놓았다.

영상편지다. 헌재에 출석은 하지 않고 영상을 담아 보내겠다는 뜻이다. 역시 탄핵선고를 늦추기 위한 꼼수다.

최근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선고 전에 자진 하야 할 것이라는 말이 정치권에서 솔솔 나오고 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에서 흘러나오는 하야에는 조건이 있다. 박근혜의 면책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탄핵을 당하면 모든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이 함께 정지되고 감옥에 갈 수 있으니 사전에 정치적 협상을 통해 스스로 물러나게 하여 그 권한을 유지케 하자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런 꼼수는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나 사리에 맞지 않는다.

적어도 헌법기관으로서, 대통령으로서,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나라를 이렇게까지 망쳐 놓은 국정농단은 별개로 한다고 해도 자신을 위해 일했던 수많은 부하가 감옥에 있는데 자신만 살겠다고 하야 운운하는 것은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가증스런 꼼수일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죄하고 감옥으로 가는 것이 그나마 남은 명예를 조금이라도 회복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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