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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미영 재한동포문인협회 사무차장 / 수필 시 다수 발표
 [서울=동북아신문] 시는 자기만의 시각과 발견과 독특한 느낌이 었어야 한다. 조금 거칠고 투덜투덜해도 괜찮다. 독자들이 읽어보고 공감하고 감탄하면  그것으로 우선 성공이다. 최미영의 '갱년기'는 갱년기를 겪어보지 않은 여인으로서는 도저히 쓸 수가 없는 시이다. 시적 감각과 비유가 뛰어났고, 인생 후반전에 대한 열망을 잘 보여주었다.  편집자

  갱년기  한 달에 한번 멋진 여자 뽐내는 모습반평생 지켜보던 누군가가 질투의 화살을끝내는 택배로 부쳐왔다ᆞ 달거리를 한방울 한방울 파먹더니더 파먹을 것 없노라며몸 전체를 고뿔 싸들고 돌아다닌다ᆞ 머리는 마냥 흐리멍텅 눈은 백내장 귀는 윙윙 바람소리등짝에서 흐르던 식은땀은 내 고향 해란강으로철철 흘러간다ᆞ 사채 빚진 빚꾼마냥 가슴은 콩당콩당흰 머리칼과 잔주름으로 깊숙이 파고드는너는 누구냐? 말라버린 강바닥에 드러난 하얀 자갈허전한 구석을 어찌 보듬어볼까 언제 끝날지 모르는 너와의 싸움달빛 한 폭에 찢어지는 석양이 무심타만네가 파먹고 간 웅뎅이에서 기지개 켜며 인생 후반전에더욱 신난 빛이 뿜겨 나올 것이다  하얀 거짓말   아버지는 매일매일 아침상에 마주앉아펄펄 끓는 된장찌개한숟가락 드시고는어ㅡ 시원하다하셨다 목욕탕에 가셔서는아주아주 뜨거운 물에몸 담그고 어ㅡ 시원하다하셨다ᆞ 아버지의 하얀 거짓말오늘 왠지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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