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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백산 야생화 촬영애호가 안의호씨의 꿈
[편집]본지 기자  |  pys0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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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3  11: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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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이 세상에 시간만큼 랭혹하고 가차없는 것은 없다. 흔히들 돈과 권력이 가장 힘 세다지만 그것 또한 시간앞에서는 여지없이 무릎 꿇고만다. 그런 막강한 시간에게 맨 몸뚱아리로 당당하게 대드는 사람이 있다하여 지난 8일 이도백하로 향했다.

   
 
사진 한컷을 만들어내는데 몇 년의 시간을 고스란히 써버리기도 한다는 그의 이름은 안의호(52세), 길림성 서란현 출신이다. 스무살이 되도록 산속을 다니며 약초를 캐고 사냥을 해왔던 그는 가족과 함께 1989년 장백산과 가까운 이도백하 외삼촌댁네 마을로 이주하게 되면서 대학의 꿈을 다시 펼쳤다. 독학으로 길림대학 법률계 졸업증을 따고 사법고시에 세번 응시했으나 모두 낙방했었다. 그 사이 열두살 터울의 동생을 공부시키기 위해 하늘아래 첫동네라 불리는 내두산마을 조선족학교에서 교사를 했고 또 모 기업체에 들어가 월급쟁이 노릇도 었다. 하지만 그 무엇도 그의 마음을 빼앗진 못했다.

우왕좌왕하던 찰나에 마침 장백산 천문봉에서 사진사 일로 생계를 이어가던 장우관이라는 친구에게서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의가 들어왔고 좋아하는 산에서 하는 일인지라 안의호씨는 앞뒤 가리지 않고 곧장 그곳으로 향했다고 한다. 거기에서 광광목적으로 온 한국인들의 짐을 날라주고 가이드해주며 스승인 안승일을 만나게 되였고 오늘날의 안의호씨가 “탄생”한 것이다.

안승일은 안의호에게 사진을 가르치지 않았다. 그럼에도 안의호는 안승일에게서 사진을 배웠다. 자그만치 십년이란 시간동안 안의호는 기꺼이 안승일의 짐꾼 노릇을 하며 곁에 머물러 있었다. 삼각대를 설치해야 하거나 반사판이 필요하다면 두말없이 그를 도와나섰고 꽃이 흔들릴 때는 바람을 막아주며 조수의 역할도 병행했다. 그렇게 안의호는 어깨 너머로 저 혼자 필름도 없고 조리개도 없는 사진기의 셔터를 안승일과 함께 눌러댔다. 그렇게 해서 안승일은 가르치지 않았지만 안의호는 그의 어깨 너머로 사진을 배운 것이다.

안승일을 만난 인연으로 2007년 한국으로 향해 한국 에코로바회사 물류창고에서 일했지만 한번 물오른 열정은 식을줄 몰랐다. 일을 하면서도 일과 시간 앞뒤의 틈을 쪼개서 일터 부근에 자생하는 들꽃들을 찍은 것이다. 본격적으로 사진기를 다룬지 4년만에 그것도 낯선 한국에서 “우리동네 꽃동네”라는 사진집까지 출판해냈다. 이 사진집에서 안의호씨는 평범한 들꽃들의 다양한 표정과 치렬한 삶을 보여주었다. 그것도 깊은 골짜기에 피여 있는 꽃이 아닌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꽃들이다. 한국사진작가협회 리사진 류경선씨로부터 사진가로서의 새롭고 신선한 시각이라고 평가를 받기도 했다.

“들꽃 한송이 속에서 산보다 더 큰 세계가 피여 날 수도 있다”고 말하는 그는 요즘도 길거리 떨어진 동전 찾듯이 들꽃을 찾아 땅만 보고 다니고있다. 다만 장소가 바뀌였을 뿐이다. 4년전부터 장백산 야생화 답사에 모든 정력을 기울이고있다는 안의호씨는 최근에는 “산지의 계곡 주변이나 반그늘 등 아직 얼음도 채 녹지 않은 습한 지역에서 피여나는 아주 작고 가녀린 관동화나 복수초, 너도바람꽃 등을 찾아볼수 있다”며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도 이른 아침부터 어김없이 장백산 서쪽비탈을 향해 달려가는 그를 누구도 막을수 없었다. 틈만 나면 장백산을 찾으며 제대로 된 사진 한장을 일년 사진농사의 풍년 가을걷이로 여기는 그이기때문이다.

그가 보여주는 사진 한장한장에는 따뜻한 마음씨가 배여있었다. 꽃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또 꽃의 생태를 제대로 리해하고있지 않으면 결코 찍어낼수 없는 사진들이다. 아름다움을 강요하는 기색 없이도 기품과 상상력이 넘쳐났다.

앞으로도 안의호씨는 사람들이 쉽게 발견 못하는 야생화를 자신의 카메라에 담아내는것이 행복이라고 한다. 요즘엔 꿈에서도 꽃만 나타나는것이 이는 분명 하늘이 정해준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는 그이다.

언제나 산이 부르면 산으로 달려갈수 있는 오분대기조 차림을 복장이 아니라 필수적인 촬영장비의 하나로 알고 평생을 고집해온 인간! 그런 안희호씨가 사람들에게 꼭 전하고싶은 말이있다고 한다.

“우리는 흔히 웅장하고 화려한 그림에 먼저 눈길을 돌리게 됩니다. 하지만 잠시 모든것을 잊고 자신의 발바닥 주변부터 살펴보세요. 또 다른 가치를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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