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두성 시단/이 시를 말한다 4] 혜봉 이민택 시/ 알밤
알밤
청정한 법신세계에
가을 바람이 일어나
밤잎을 스치니
알밤이 뚝 떨어져
마음바다에 도장을 찍네
나무아미타불 ......
부연하자면 인간만 부처님의 세계로 귀의하는 것이 아닌 미물에 불과할 수 있는 알밤도 다르지 않음을 넌지시 보여줌으로써 생명에 대한 외경심과 삼라만상에 대한 우주원리를 통찰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가이 놀랍다. 그리고 '마음바다에 도장을 찍'는다는 말은 무슨 의미인가. 그냥 무(無)로 돌아가는게 아니라(주체인 알밤 자신은 그럴 수 있지만) 객체인 화자(시인)의 눈에는 선명하게 각인되는 것이다. 그게 화두가 되기도 하면서 여러 상(相)들을 불러 일으키게 하는 시의 개연성이 여기 있는 것이다. 참으로 놀랍고 놀랍다. (글 : 서지월시인)
* [동북아신문|북두성 시단]<이 시를 말한다>에 소개된 작품은 한 권의 책으로「한중 현대시선집」으로 출간됨을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