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신문|북두성 시단 <이 시를 말한다 7>] 리명화 시-대파   
 

베란다를 정리하는데
먹다 남은 대파가
파아란 새싹 돋우며
파아랗게 웃는다

와~고놈들
디딜 땅도 없고
목 추길 물마저 없는데
새롭게 태어나려고
얼마나 고심했을까

부럽게 대파를 본다
새롭게 태어나고파
몇 번이고 시도해 보아도
새롭게 태어나기는 커녕
지금도 낡은 허울 벗지 못한 나

대파의 헌 옷 벗겨준다
내가 너에게
흙도 주고 물도 줄 거다
잘 살아다오
더욱 새롭게
더욱 알차게
 

**생동감도 넘치고 리얼한 시적 표현이 안정된 톤으로 담담하게 다가온다. '대파의 헌 옷 벗겨준다'라는 구절이 참신하다. 생명에 대한 외경심도 높이 살만하다. 이만한 감각과 감성을 겸비하기란 중국 조선족시단에서 쉽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시 쓰기가 어렵다고들 하는데 평범한 눈으로 사물이나 대상을 바라보면 안되고 의미있는 문장표현에 소홀히 하지 않으면 될 것이다. (글:한국 서지월시인 ) 

▲ ◆리명화:흑룡강성조선족작가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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