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관끼리 소통이 되자 않아 발생한 문제를 개인이 책임져야 하나?

▲ 강성봉 본지 편집인

[서울=동북아신문]“영주권을 신청 중인 사람은 체류기간 연장을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연장되어 불법체류가 아니고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면서 “심사결정이 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는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안내에 따라 외국인 등록증 갱신을 하지 않은 동포들에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체류기간이 종료되어 건강보험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진료비를 환수하라”는 고지서를 발부한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영주권 배우자(F-2) 자격으로 체류하던 A씨는 2015년 12월 영주권을 신청했다. A씨의 외국인등록증상 체류기간은 2016년 6월 28일까지였다.

A씨는 서울남부출입국사무소에 가서 체류기간 연장을 신청하고자 했으나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하지 않아도 아무런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는 안내를 받아 외국인등록증을 갱신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A씨가 6월 28일 이후는 건강보험 자격이 없다면서 2016년 6월 29일부터 2017년 4월 9일까지 부당하게 사용한 공단부담 진료비 500여만 원을 환수하라는 ‘기타징수금납부고지서’를 발부했다. A씨는 너무 억울한 일이라 생각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자 국민보험공단에서는 A씨에게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2016년 6월 29일부터 2017년 4월 9일까지 합법체류 중이었다는 확인서를 발급받아 오라고 했다.

A씨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가서 상담을 하자 출입국사무소 담당자가 “국민보험공단에서 출입국으로 필요서류를 직접 팩스로 보내라”고 하여 두 기관이 서로 서류를 주고받았다.

그 후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출입국관리사무소가 “(A씨가) 2016년 6월 28일부터 2017년 4월 10일까지 기간 동안은 영주 신청 상태로 합법적인 체류이나 2006년 6월 28일 이후 본인이 연장 신청을 하여 허가를 받지 않으면 F2-3으로서의 자격을 인정할 수 없음”이라고 답변하여 A씨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A씨는 법무부에 이 문제로 탄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그런데 이 문제는 A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주신청을 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안내에 따라 체류기간연장을 하지 아니했기 때문이다.

1,600여만 원에 이르는 거액의 진료비 환수 고지서를 받은 중국동포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최근 체류기간 만류 외국인에 대해 일괄적으로 자격심사를 하고 A씨처럼 영주권 심사 중이어서 체류기간 연장을 하지 않은 외국인에게 진료비 환수 고지서를 발부했다.

공단의 담당자는 “법무부는 영주권을 신청 중인 사람의 서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체류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이 사실이 전산 상으로 타 기관과 공유되지 않으므로 공단은 전산상의 자료에 근거해 업무를 처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며 “영주권 신청처럼 새로운 체류자격을 신청한 사람의 경우 새로운 체류자격 인정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기존자격을 연장 인정하고, 기존 자격의 서류를 공단이나 은행에 제출해 활용하도록 법무부와 유선 상으로 협의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 문제의 본질은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라는 두 국가기관 사이의 소통의 부재에서 발생한 문제이고 국가가 책임져야 할 것을 개인에게 책임 지우고 있다는 것이다.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영주권 신청자에게 반드시 “영주권 신청 중이면 체류에는 문제가 없지만 체류기간이 만기가 되면 은행 이용 시 또는 병원 진료시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등 불이익을 당할 수 있으므로 체류기간 연장을 해야 한다”고 안내를 하고 체류기간을 연장해줘야 한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두 국가기관의 소통부재로 발부된 모든 동포들, 나아가서 모든 외국인의 진료비 환수를 위한 ‘기타징수금납부고지서’를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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