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볼프강 쇼이블레(사진) 독일 재무장관이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을 경고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과도한 통화완화 정책에서 비롯된 막대한 부채와 유동성이 새 금융위기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쇼이블레 장관은 지난 10월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급증하고 있는 글로벌 부채와 유동성이 세계 경제에 주요 리스크(위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시장에 수조 달러를 쏟아 부으면서 ‘새로운 거품(new bubbles)’이 생길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전 세계 이코노미스트들이 점점 더 많은 유동성의 축적과 공공 및 민간의 부채 증가에 따른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려하고 있다”며 “나 역시 그렇다”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 속에 시장에 막대한 돈이 풀리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선호하게 되고 자산가격의 거품을 자극했다는 말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전날 “세계가 2010년대 들어 가장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의 신용이 급격히 확대되는 등 많은 나라의 부채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위협적”이라고 우려해 쇼이블레 장관과 같은 진단을 했다.

각국 중앙은행 간 통화결제나 예금을 관리하는 국제결제은행(BIS) 역시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이 자산가격 거품에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BIS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막대한 부채가 경제에 어떤 충격을 줄지는 분명치 않다면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중립 기조 전환이 세계 경제 회복세 궤도 이탈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통화·재정정책에 있어서 매파(강경파)로도 유명하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정위기 국면에서 그리스를 비롯한 위험국에 강도 높은 재정 긴축을 압박하는 동시에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 움직임을 경계해 왔다.

지난 8년간 독일 경제를 이끈 쇼이블레 장관은 독일 연방 하원의장으로 지명됐다. 10일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가 재무장관으로 참석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독일 경제 수장으로서의 마지막 발언을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에 할애한 것이다.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