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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천숙 수필]마음의 근육이완제
[편집]본지 기자  |  pys0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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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4  20: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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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숙: 중국 벌리현 교사 출신. 집안 심양 등지에서 사업체 운영, 재한동포문인협회 이사. 수필, 시 수십 편 발표.
[서울=동북아신문]한파가 휩쓸고 가며 영하 7도를 기록한 새해 1월의 어느  날 나는 대림지역으로 일보러 갔다. 지독한 바람이 쉴 새 없이 얼굴에 몰아쳐왔는데, 마치 어느 겨울 날 압록강 건너편의 아낙네들이 빨래를 패대기치며 방망이질하듯 매서웠다. 중국 동북의 겨울날씨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여기 한국에서는 겨울에도 중국에서 처럼 옷을 두껍게 입지 않기에 체감 온도는 비슷하게 느껴진다.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자 온 몸이 오싹해난다. 전철역을 나와 신호등을 건너가다가 우연히 그 사람을 만났다. 얼마 전 에 나에게 상처를 줬던 그 사람이다. 머리를 돌려 다시 보니 찡그린 얼굴 표정이 가슴에 섬뜩하니 맞쳐왔다. 떠올리기도 싫은 얼굴이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차이나china 거리를 걸어가는데 누가 건드리면 폭발해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이튿날부터 나는 이상하게 몸이 굳어지고 다리 근육이 땅기 듯이 아파 났다. 옛날에도 겨울에 이렇게 아파 본적이 있었지만, 그 때는 2,3일 치료를 하니 금방 나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치료가 잘되지 않았다. 침대에서 내려오기도 힘들었고 차를 탈 때도 다리를 조심스레 겨우 움직였다. 가까운 한의원을 찾아가 침을 맞고 물리치료를 해도 큰 효력이 없었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 좀 나아지는 듯 하다 가도 며칠이 지났는데도 완치되지 않았다. 치료과정에도 그 찡그린 얼굴이 자꾸 떠오르면서 몸과 마음의 근육이 함께 당기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분의 사무실에 여러 명이 모이게 되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행사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자연히 나에게 상처를 준 그 사람의 이야기가 딸려 나오게 되었다.
 
2년 전 나는 모협회에서 봉사하는 마음으로 자그마한 직책을 맡고 일을 하게 되었다. 진심으로 열정을 갖고 일을 했지만, 결국 돌아온 건 칭찬이 아닌 뒷흉이었다. 섭섭했거나 잘못한 일이 있다면 나와 직접 대화를 나누면 되는데 왜 뒷말을 그렇게 하느냐 말이다. 인정사정이 없이 그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만이 내게 그런 직책을 맡겼던가!?……생각할수록 괘씸해났다. 이용당했다는 느낌이 들면서 화가 치밀어 솔직한 얘기로 그 사람한테 하느님이 벌이라도 내렸으면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아무리 용서를 하려고 노력을 해도 용서가 쉽게 안 되었다. 그러나 미움을 안고 있으니 마음의 근육이 땅기면서 나만 힘들고 괴로웠다. 사람에 대한 두려움까지 생기게 됐다. 앞에서는 좋은 말을 해도 뒤에서는 엉뚱한 짓을 하는 그런 사람이 그 사람 외에도 또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찾아가서 오해를 풀까하고 생각하다가도 나만이 아닌 많은 사람들에게 똑같은 상처를 주었다는 얘기를 듣고 그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며칠 전 까지만 해도 실컷 욕이라도 퍼부었으면 시원할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정작 지인들이 나를 대신해서 상대방을 나무라고 질책을 하니 웬 영문인지 나는 저도 모르게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무조건 원망만 하지 말고 왜 나에게 그런 상처를 줬을까? 내가 뭘 얼마나 잘못했길래 그랬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하게 됐다. 만약 내가 무심코 한 말이 그 사람에게 상처가 되었다면 나도 조심해야겠다. 하지만 내가 진심으로 열심히 했는데도 그랬다면 사람을 파악하는 나의 판단 부족이 스스로 상처를 만든 것이다. 그래서 나도 스스로 자기를 바꾸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의 상처는 점점 희미해지더니 차츰차츰 사라져갔다. 온찜질을 하며 근육 이완제를 먹은 육체의 근육통도 며칠 후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지금은 내 마음의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이었구나 생각을 한다. 결국 마음의 치유가 몸의 치유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마음의 근육도 때론 아플 때가 있다. 마음의 근육통은 분노와 미움이다. 그 근육통을 치료하는 처방에는 이해와 관대’, 그리고 자기성찰이라고 생각한다.
 
웬만한 것들은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관련근육을 움직여 조금씩 풀어주어야 한다. 힘들고 섭섭할 때 피하려 하지 말고 부딪혀서 풀거나, 그 기회에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 나의 가치관이 뚜렷하다면 누가 뭐라고 해도 쉽게 상처를 받지 않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음의 근육이완제는 자신에 대한 통찰로 스스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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