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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글/박영진]금산사에서 부처님을 만나다사색의 여울목 2
[편집]본지 기자  |  pys0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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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09  09: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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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진 :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수필/수기 수십 편 발표
[서울=동북아신문]내가 전라북도 김제시에 발을 붙인지도 벌써 십년이 다가온다
. 그동안 김제에서 살면서 한국에서 으뜸가는 대표축제- 김제지평선축제는 여러 번 구경했지만 부처님 오신 날(석가탄신일) 금산사에서 해마다 성대히 열리는 봉축행사에는 단 한 번도 참가하지 못해 여간만 아쉽지 않았다.

한국에서 거의 15년을 살아오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름난 명산과 사찰들을 즐겨 유람하는 나는 자연스럽게 한국의 불교문화에 접하게 되었고 점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젠 쉬쉬한 쉰 고개에 올라선 나는 이제부터라도 신앙생활을 하면서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일어난다. 기원 2016(불기2560) 514, 부처님 오신 날을 계기로 나는 대한불교를 신앙하려고 한국에서도 유명한 금산사봉축법요식행사장을 찾았다.

아름다운 모악산도립공원 입구에 자리 잡고 있는 금산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이다. 백제 법왕 원년(599)에 창건되어 신라 혜공왕2년에 국보62호인 미륵전이 완공되었다. 후백제를 세운 견훤왕이 장남 신검에 의하여 이곳에 유폐되었는데 한국역사드라마 <태조 왕건>의 촬영지로도 되었었다. 임진왜란당시에 일천여 승병들의 훈련장이 되었었는데 정유재란 때 왜군의 손에 전소되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이렇게 역사가 길고 유래도 깊어 호남4- 금산사에는 해마다 수많은 국내외 유람객들이 찾아온다. 나도 기회가 되면 이곳에 찾아와 백제왕 견훤의 숨결을 느껴보기도 하고 조선시대로 되돌아가 애국심에 불타는 승병이 돼보기도 하고 또 갈등과 불신, 그리고 미움의 늪에 빠져 한 민족, 한 동포, 한 형제끼리 서로 물고 뜯고 싸우는 안타까운 우리 민족에게 화해와 통합, 그리고 통일의 시대가 하루빨리 오게 해달라고 부처님께 빌기도 했다.

이번 봉축행사에서 자비로운 마음 풍요로운 세상이라는 주제로 부처님 오신 날 기념법요식이 오전 11시부터 대적광전 앞에서 열리였는데 많은 정객과 귀빈들도 오시여 자리를 빛내고 있었다. 성우주지스님이 불교신도들의 경건한 마음을 대표하여 부처님(아주 정교하게 만든 작은 황금불상)에게 물을 뿌려 목욕을 시켜주었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감분이라고 한다. 이어서 심불에 열공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는 의식이 있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성신도합창단이 수시로 부처님의 공덕을 기리는 찬송가를 부르곤 하였는데 행사장은 그야말로 즐거운 축제분위기에 푹 빠져 있었다.

봉축법요식에서 한 성우주지스님의 말씀이 내 마음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어왔다. “여보게~~ 부처님을 찾는가? 여보게 친구! 산에 오르면 절이 있고 절에 가면 부처님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절에 가면 인간이 만든 불상이 자네를 내려다보고 있지 않는가? 부처님은 절에 없다네. 부처님은 세상에 내려가야만 천지에 널려있다네. 내 주위의 가난한 이웃이 부처님이요, 병들어 누워있는 자가 부처님이라네. 그 많은 부처님을 보지도 못하고 어찌하여 사람이 만든 불상에만 허리 아프도록 절만 하는가! 극락과 지옥은 죽어서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는가? 살아있는 지금이 천당이고 지옥이라네. 내가 살면서 즐겁고 행복하면 여기가 천당이고 힘들고 고통스럽다고 생각하면 거기가 지옥이라네. 자네 마음이 부처님이고 관세음보살이라네. 여보게, 친구! 죽어서 천당 가려 하지 말고 사는 동안 천당에서 같이 살지 않으려나? 자네가 부처님이라는 걸 잊지 마시게. 그리고 부처님답게 살길 바라네, 부처님답게~~

행사장 측에서 선사하는 소책자를 대충 읽어본 나는 불교와 부처님을 이제야 만난 것을 무척 후회하였다. 불경과 불교의 명언들이 너무나도 내 마음에 와 닿는 것이었다. 그중 제일 감회가 깊은 것은 석가모니와 관련된 유명한 일화(돈이 없어도 줄 수 있는 7가지)였다. 어떤 사람이 석가모니를 찾아가 하소연을 하였다. “저는 하는 일마다 되는 일이 없으니 무슨 이유입니까?”, “그것은 네가 남에게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다!” 베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건 정말 맞는 말이 아닌가!! “저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빈털터리입니다. 남에게 줄 것이 있어야 주지 뭘 준단 말입니까?”, “그렇지 않으니라, 아무리 재산이 없더라도 줄 수 있는 7가지는 누구나 다 있는 것이다.” 그럼 돈이 없어도 베풀 수 있는 것들에는 도대체 뭐가 있을까? 첫째로 화안시, 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는 것이요. 둘째는 언시, 말로서 얼마든지 베풀 수 있으니 사랑의 말, 칭찬의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 양보의 말, 부드러운 말 등이요. 셋째는 심시, 마음의 문을 열고 따뜻한 마음을 주는 것이요. 넷째는 안시, 호의를 담은 눈으로 사람을 보는 것처럼 눈으로 베푸는 것이요. 다섯째는 신시, 몸으로 때우는 것으로 남의 짐을 들어준다거나 일을 돕는 것이요. 여섯째는 좌시, 때와 장소에 맞게 자리를 내주어 양보하는 것이고 일곱째는 찰시, 굳이 묻지 않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알아서 도와주는 것이다.

대적광전 앞에서는 봉축법요식이 한창인데 미륵전 옆에서는 점심식사준비로 분주히 서두르고 있었다. 해마다 금산사에서는 부처님생신에 찾아오는 모든 분들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한다고 한다. 숱한 사람들이 길게 줄을 지어 식사시간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충 헤어보았더니 거의 천명은 될 것 같았다. 거의 대부분이 칠팔십 세 되는 노인들이였다. 백세시대의 안타까운 현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부처님 오신 날 이렇게 절에서 대접하는 부처님 생신음식을 드시면 무병장수하고 죽으면 천당으로 갈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어르신들은 불편한 몸을 간신히 움직이면서 힘들게 산으로 올라왔을 것이다. 나는 불쌍한 늙은이들이 하루빨리 천당으로 가서 행복하게 사시길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했다.

저 앞에서 사람들이 색종이로 만든 초롱들을 들고 다니는 것이 보였다. 호기심이 동하여 그리로 가보았더니 부처님 오신 날 부처님에게 공양금을 바치면 절에서 이렇게 초롱을 내어주는데 거기에 자기 이름과 주소를 적고 또 자기가 바라는 소원이나 소망 같은 것들을 써놓으면 멀지 않아서 그것들이 기적처럼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색초롱을 불가에서는 연등이라고 부르는데 마음의 등불을 밝힌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 연등을 높이 걸어 놓으면 어두운 자기의 마음도 밝히고 어지러운 세상도 밝힌다고 한다. 한화 3만원을 내고 빨간색 연등을 한개 받았다. 나는 경건한 마음으로 박영진이라는 내 이름 석 자를 쓰고 내가 오매불망 바라던 소원들을 큼직하게 적어 놓았다. “1.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항상 즐겁고 사랑하며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2. 우리민족끼리 서로 도우면서 화해와 소통, 통합과 통일의 새 시대를 열어가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2018 05 05 대한민국 전라북도 김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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