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연숙 약력: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시, 수필 다수 발표. 현재 울산 거주
[서울=동북아신문]우리들 사는 모습들 말이이예요 각양 각색이지요. 색갈이 다른 만큼 편견도 많죠. 이래야 된다느니 저래야 된다느니 하며 책이고 티비고 라디오나 인터넷으로 떠들고 있지요.

며칠 전에 친구의 초대로 촌으로 가게 되였어요. 가는 도중에 전문 양돈마을을 지나게 되였죠. 꽁꽁 닫긴 차안에까지 귀신같이 날아 들어온 돼지똥구린내에 환장 할 지경이였지요. 자연히 우리의 화제가 그 마을 여자들에게로 집중 되였어요. 지금이야 우린 아파트생활에 적응 되였지만 옛날에는 다 촌년들이였지요. 그러니 올챙이 때를 떠올리며 촌에서의 불편함과 고달픔을 연해연방 쏟아 내였죠.

"옴~마~ 이제는 이런데서 못 살아야, 어떻게 살어?"
"이런데도 시집오는 여자들이 있나~ 봐~ 이해가 안되지만 여자들이 불쌍타...쯧쯧..."

어망결에 차창밖을 보다가 바자굽 아래에 쪼크리고 앉아 활짝 웃으며 이야기하는 두 여인이 눈에 들어 왔어요. 순간 우리가 뭔 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머리를 쳤지요. 저 여자들은 이 순간을 저렇게 해맑게 웃으며 즐기고 있는데 우리는 지금 선의라는 이름으로 무차별한 폭행을 저지르고 있었으니깐 말이지요. 이런 불편한 환경에서 살아 간다는 것은 저 여자들의 능력이고 우린 그런 능력도 이미 상실한 형편에서 감히 누굴 동정 할 권리도 없는 데도 말이죠.

어느 한 친구는 돈이 아주 많은 북경의 영감한테로 시집을 갔대요. 얼마 안되여 글쎄 그 영감이 죽어 버렸다네요. 그바람에 그 친구는 벼락부자가 되여 버렸죠. 참, 복터진 년이죠. 어쩌면 그것도 능력이죠. 왜냐믄 아무나 그런데로 시집을 안가거든요. 그런 능력이 없으니까 못 가는 거죠.

저는 면허증을 취득한지도 10년 넘었어요. 그래도 아직 운전을 못 해요. 맨날 자전거로 출퇴근하지요. BMW를 산다해도 운전을 못 하니까 저한텐 무용지물이지요. 운동을 좋아하는 저는 자전거가 더 나아요. BMW를 타든 자전거를 타든 그건 핵심이 아니죠. 손에 넣지 못한 것을 가지면 행복 할 거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지요. 그러나 행복은 그와는 무관해요. 행복은 다른 사람의 관점이 아닌 스스로 얼마나 만족 하는 가에 달려 있으니까요. BMW를 타는 것도 능력이고 자전거로 만족하는 삶도 능력이지요.

돈 많은 남자에게 시집가서 잘 먹고 잘 사는 것도 그 여자의 능력이고 소박하고 평범한 삶이지만 신명나게 사는 사람도 능력이 있는 거지요. 한마디로 이 세상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다 능력자이죠. 다 대단한거죠.
당신도...
저도...
우리 모두.

그 누구도 상대의 인생을 이렇다 저렇다 평가 할 이유는 존재하지 않아요. 그러한 편견은 쓰레기통에 집어 넣는게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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