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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여행수필/ 주해봉]5월의 소금산 출렁다리와 더불어
[편집]본지 기자  |  pys0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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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3  15: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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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매일 비슷한 패턴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삶의 무수한 가능성과 다양성을 압축해버리는 일이고 자신의  생기 넘치는 삶을 삭막한 울타리에 가둬둔 채 메마르게 방치하는 무책임한 자세이기도 하다.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야위어 가는 나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살 찌우기 위해 5월의끝자락에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소금산(해발343m) 출렁다리로 향했다. 2시간 남짓이 달려 도착한 강원도 간현유원지주차장 와! 헌데 세상에 이럴 수가! 주차장에는 얼핏 살펴봐도 50대는 훨씬 넘을 전국 각지에서 몰려 온 고속버스들로 빼곡히 빈틈이 없었다.겨우 주차를 마친 우리는 밀물 처럼 밀려드는 인파에떠밀리다 싶이 하며 등산을 시작했다.

   
 
지나친 인파로 인해 등산의 본 의미가 색 바래진 것 같아서 어딘간 아쉽기도 하였지만 계절이 계절인 만큼  역시 5월의 푸른 빛과 더불어 피어나는 싱그러움은 다운 된 기분을 금시 산뜻함으로 채색시켰다. 계절의 여왕 5월! 그 속에서 소금산 역시 짙푸른 녹색의 물결로 자신의 모습을 한껏 드러내고 있었다. 참나무,등나무,소나무.느릅나무,그외 이름 모를 나무들!...뭇 나무들은 어느새 잎새들을 초봄의 연녹색에서 짙푸름으로 바꾸고 있었다. 완벽한 곡선미를 갖춘 아름다운 여인의 자태라고나 할까! 사이 좋게 이웃하며 숲을 이룬 나무들의 모습은한결같이 비할 데 없는 미의 극치다.

5월의 녹색 바다에 묻히고 보니 사람들의 미소까지 연둣빛으로 물들어 있는 느낌!웃고 떠들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모습! 하지만 산은!숲은! 분명 몸살을 앓고 있음이 눈에 보였다.비가 오나, 바람이부나, 태양빛에 온몸 녹아 내릴지라도 말없이 푸르른 빛 간직하며 널다란그늘을 만들어 아낌없이 주고 또 주는 저 나무들! 저도 모르게 미안함이 소리없이 가슴을 파고 듦을 어쩔 수 없었다. 존경스러운 눈길로 뭇 나무들을 쓰다듬으며 저 나무들 처럼 나 또한 푸른 빛 마음으로 살아가리라 조용히 다짐하였다.조그마한 산등성이를 지나 삼산교를 건너서니 눈앞에 힐링명소로 소문 난 출렁다리의 장쾌한 모습이 펼쳐졌다. 

2018년1월11일에 개통 된 높이 100m,길이200m,폭1.5m 아파트 40층 높이의 소금산 출렁다리!원주의 새로운 명물! 산악보도교중 국내 최장길이,최고높이를 자랑하는 출렁다리는 그야말로 놀라운 모습이었다. 그래서일까 끝없이 밀려드는 인파! 그로 말미암아 출렁다리도 분명 신음하고 있었다. 인파의 도도한 흐름을 지켜보며 인산인해 란 뜻이 무엇인지를 알 것 같았다.아찔한 높이에서 구름 위를 걷는 듯 한 느낌! 출렁다리 아래로 그림같이 펼쳐진 삼산천의 아름다운 모습에 다시 한 번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그야말로 소금산 출렁다리는 자연을 머금은 환상적인 힐링명소임이 틀림 없었다.온몸에 아찔함과 전율이 소리없이 흘렀지만 역시 자연을 바라보노라니 마음은 한없이 편했다.

그렇게 출렁다리에서 만끽했던 스릴을 잠시 뒤로하고 다시 발걸음을 다그쳤다. 비록 해발고가 그다지 높지 않은 소금산이었지만 결코 만만하게 취급할 수 없는 매운 산임이 분명했다.가파른 산세에 기암괴석으로 뒤엉킨 산행은 힘겨운 그 자체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짙은 녹색 나뭇잎들에서 풍기는 싱그러움이 코끝에 깊이 스며들다보면 힘겨움은 어느새 가뭇없이 사라지며 새힘이 솟구쳤다, 어쩌면 계절의 여왕 5월의 푸르름이 찔러준 보이지 않는 비타민 때문이 아니었을까...자연의 맑은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며 오르다 눈앞에  나타난 고사목 앞에서 자연스레 걸음을 멈췄다.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손 때에 반들반들 해진 야윈고사목을 오래도록 어루만졌다.사실 사람이 살다보면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엄청난 불행이 한꺼번에 휘몰아칠 때도 있고 때로는 왜 살아야 하는지 몰라 방황할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내가찾은 것은 산이었다.세상으로부터 도피하고 싶을 때마다 찾은 곳 역시 산이였고 산의 품에 안겨 그 시간을 버텼다. 아무리 고통스럽고 힘겨워도 버텨야 했기에... 산에서 천년 고사목을! 기암괴석들을! 바위 사이를 비집고 끈질게 자라는 어린 소나무를 바라보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달랬다.

산은 늘 지치고 고단한 마음을 다정하게 위로 해주고산의 품에 안길 때마다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사목을 향해 눈인사를 남기고 다시 정상을 향해 오르고 또 오르고...솔개미둥지터를 지나 드디어 해발343m 소금산 정상에 깃발을 꽂았다.정상에 올라 끝없이 펼쳐진 푸른 숲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여유로움에 젖어 푸른 빛을 마음 껏 가슴에 담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더불어 놓치고 지나쳐 돌아서 후회했던 누리지 못한 황홀했던 순간들을 더듬으며 산다는 것이 어쩌면 일상의 순간순간들에 스며들어 꿈을 키우고 사랑을 살 찌우는 일이 아닐까속으로 되뇌였다.

정상을 뒤로하고 하산하면서 거의 수직에 가까운 아찔한 낭떨어지를 방불케하는 404철계단을 조심스레내려 가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사 역시 오르내는 철계단의 가파른 코스와 흡사하다는 생각을 가져봤다.하산길 끝물에 소금산을 휘감아 안고 유유히 흐르는 삼산천 맑은 물에 불덩이 된 두 발을 담궜다.와! 특유의 시원함이 발끝에서 가슴으로 찌르르 전해졌다. 형용할 수 없는 쾌감과 행복감을오롯이 느꼈다.푸른 병풍마냥 삼산천을 지키고 선 소금산을 이윽토록 바라보면서 선물같이 주어진 소금산 출렁다리에서의 하루가 그야말로 소중한 하루였음을! 그리고 지금 내 앞에 멈춘 것들에 몰입하고 만족해하면서 열심히 노력하고 열심히 사랑하며사는 것이 무엇보다 기쁨이고 행복임을 새삼스레 깨달을 수 있어서 더없이 흐뭇했다.        

 2018년5월27일                                                   
   
▲ 주해봉 약력: 1963년생, 흑룡강성 탕원현 조선족고급중학교 교사. 2000년에 한국 입국. 단편소설 '인생은 유희가 이니다', '주소 없는 편지', '변색안경',"외토리' 등과 수필 '생의 이미지', '깍쟁이 반추', '기다림의 멋' 등을 흑룡강신문, 료녕신문, 송화강, 은하수 등 신문과 잡지에 발표. 현재 고양시에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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