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위크 5호/이달의 시와 시평]

[서울=동북아신문] 봄에 듣는 왈츠

오늘 아침
둥지 떠나 첫 비행에 나선
아기 동박새의 첫 봄나들이

신나는 세상 구경 볼 것도 많아
천방지축인데
인기척에 놀란 어미 새
다급하게 보내는 신호

위험해 위험해

눈치 없는 아기 새
괜찮아 괜찮아
서툰 발음으로 수다 떠는
아침 문안이 정겹다

해마다 이맘때면
덤으로 듣는 클레식 생음악
동박새가 엮어내는 라이브 콘서트

 
시인의 해설

시는 시인의 정신 질감 속에 내재한 상상력을 현실과 함께 버무려 구체화 시키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 하고자 함이다.

봄날 아침새싹이 파릇파릇 돋는 들길을 걸으면서 부르는 경쾌한 왈츠 디스파노라 소노라 벨라 레지나 손델라모를 부르며 들길을 걷던 기억을 상기시키는 설렘, 첫 비행에 나선 아기 동박새의 봄나들이 서툰 발음으로 수다 떠는 아침 문안이 정겨운 풍경 위험해위험해, 가, 괜찮아괜찮아로 환치되면서 덤으로 듣는 클레식 생음악!

시인은 이렇게 따뜻한 봄의 향연을 건져 올리는 생동하는 봄의 향기가 향기롭다.

 
달빛이 숨어들어


잠결에 오소소
한기를 느껴
깨어나 보니
어젯밤 깜박 잊고
열어 놓은 창문 사이로
달빛이 몰래 숨어
은밀한 내 잠자리 파고들어 와
괘씸하게
이불을 덮고 함께 잠들어
내 머리 숱에도 달빛 냄새가 물씬 난다야


시인의 해설 
시란 본질적인 면에서 인생의 비평인 동시에 가장 아름답고 슬프고 인상 적이고 다양하고 즐겁고 효과 적으로 자연이나 인간의 삶을 발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 예술의 감각이 다 같겠지만, 달빛이 숨어들어 에서는 자연과 인생을 하나로 보아 우리의 삶을 새로 출발하도록 자극하고 있으며 인간의 근원을 찾게 하여 자연으로 되돌아가게 현실적인 삶을 더욱 자연스럽고 풍요롭게 하고 있는 것이다.

깜박 잊고 열어놓은 창문 틈으로 달빛이 몰래 숨어 들어와 달빛과 화자가 한 이불 속에서 잠들고 있는 모습,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되는 친숙한 관계를 보여주고 있는데 특히 한 이불 속에서 잠든다는 사실은 가장 허물없고 가까운 피붙이만이 이불 속에 잠들 수 있는 친숙한 사이라는 것을 남모르게 예시하고 있음이다
이와 같이 몰래 숨어든 달빛이 한 이불 속에서 잠들었으니 달빛 냄새가 물씬 풍길 수밖에! 시인이기에 달빛 냄새를 감지할 수 있는 기막힌 상상력, 머리 숱에 스며든 달빛 냄새는 과연 어떤 맛일까. 달고 매울까 고소할까 아니면 초콜릿 냄새가 날까? 이 신비스러운 상상력을 독자들에게 맡길 일이다.

 김남희 약력:
 시 전문지 심상 등단.
한국문인협회, 부산문인협회, 부산시인협회, 심상, 작가와문학, 청암문학회 회원.
최치원 문학상, 부산 시인협회 우수상.
한올문학 본상, 작가와 문학 문학상.
노을 속에 물들어가는 풍경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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