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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이상규 회장과의 소중한 인연과 추억들(1)글/ 김은순
[편집]본지 기자  |  pys0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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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30  21: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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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소정한중문화예술교류회 이상규 이사장은 조선족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면 항상 꾸밈없는 표정을 짓는다.
 [서울=동북아신문]()소정한중문화예술교류협회 이상규 이사장(시인)과의 인연을 손꼽아 세여보니 어언간 20년 세월이 흘렀다 

98년도 어느 여름날, 이미 돌아가신 조영남 선생님으로부터 한국에서 손님이 왔으니 한번 만나 보라는 전화가 왔었다. 지금 어디 계시는가고 내가 물었더니 선생님은 살고 있는 아파트 앞이라고 했다. 년장자이신 조선생님의 부름에 토 한번 달지 못하고 나는 택시를 타고 달려갔다.
 
조선생님 집 근처에 가서 내려 보니 두 사람이 우두커니 서있는데 한 분은 조선생님이고 또 한분은 시골에서 장보러 온 사람인양 커다란 가방을 어깨에 매고 데끈한 눈을 두리번거리며 서있었다. 내가 물었다. "한국에서 왔다는 분은 어디갔슴까?"
 
조선생님이 나를 툭 치며 옆에선 사람을 가리키면서 눈을 쪼프리고 흰 이를 드러 내면서 웃었다. "자 인사를 하오, 한국에서 오신 이상규 회장님이요." 나는 머리를 두번 가로 흔들고 그 사람 아래우를 훑어봤다. 나는 믿지 못하겠다는 뜻을 온 얼굴에 드러내면서 한마디 했다. "아저씨 혹시 탈북자 아니세요?" 무망결에 저도 몰래 말이다.
 
조선생님이 "아이구, 이거, 무슨 소리요?"하고 기겁한 소리를 질렀다. 멍먹해 서었던 그 분이 "왜 저를 난데 없는 탈북자라고 그래요?"하며 내쪽으로 다가서는데 내가 "아이고 아저씨, 한국에서 회장님이라면 이렇게 멋없이 오는 분은 처음 본다니까요. 다 낡아빠진 체크무니 쟘바에 통너른 바지, 그리고 그 신발 좀 보세요"하고 웃었다. 이회장이란 분은 그제야 내 뜻을 알았다는 듯이 ", , 하!"하고 큰소리로 웃었다 그리고는 "아니, 우리 길거리에서 이러지 말고 여기 어디 다방에 앉아 말합시다"하고 리드를 했다. 나는 조선생님을 흘끔 쳐다보며 내가 아는 다방으로 가자고 했다.
 
이날 처음 이상규 회장님과 조선생님을 모시고 차집에 앉아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들어보지도 못했고 생각해 보지도 못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이회장님과의 첫 만남이었다
 
조선생님과 이회장님을 모시고 백산호텔에 들어서니 마침 카운터를 마주한 홀이 텅 비어 있었다. 한낮이니까 우리 뿐이어서 홀을 독차지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조용한 귀퉁이를 찾아 앉았다. 메뉴를 뒤적이며 보니 커피 한잔에 10원이었다. 당시 우리의 한달 노임이 많아야 몆백 원 이었는데 커피 한잔에 10원이면 비싸지 눅은 가격은 아니었다.
 
조선생님이 그냥 물이나 한병 사놓고 이야기나 하지, 하고 김새는 소리를 했다. 이회장님은 커피 한잔만 마시자고 했고, 나도 커피로 했다 이쁜아가씨가 커피 석잔을 쟁반에 받쳐 들고 세사람 앞에 와서 한 잔씩 놓아주고 간다. 조선생님이 커피잔을 둘고 후르륵 소라를 내며 반 컵은 마셨다. 그런데 회장은 커피잔을 잡더니 홀짝홀짝 두어 모금 마시고 내려 놓았다.
 
나는 각자 커피 마시는 모습을 은근히 지켜보며 커피 마시는 법도 이렇게 다르다는 걸 느겼다.
 
이회장이 먼저 말을 시작했다. "저는 처음으로 중국에 왔어요. 바다건너 저 큰 대륙에 우리 글을 쓰고 우리와 같은 말을 하며 우리와 같은 음식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전해들은 후부터 꼭 한번은 만나 보겠다는 생각으로 밤을 설치군 했지요. 이번에 와서 보니 온통 조선글이 씌어있고 말이 비록 함경도 사투리여도 들으니 다 알리고 똑 마치 서울 변두리 동네 온 듯 싶네요. 정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 들어요. 꿈에 본 친척 다시 만난 듯 반갑습니다"하고 들떠서 말을 했다.
 
나는 이회장님을 슬그머니 쳐다보았다. 방금 전보다 왠지 다시 보게 되는 얼굴이다. 내가 쳐다보자 이회장님이 웃으며 말했다. "저는 집에서 올 때부터 친척과 친구를 만난다는 기분으로 오면서 그냥 동네에서 입던 옷을 입고 왔어요. 가까운 사람을 만나는데 무슨 꾸밈새가 필요해요. 제가 여기올 때 귀티를 내고 폼잡아보자고 오겠어요? 그러니까 입던 옷차림으로 신던 신을 신고 온 거예요. 내가 조선생님을 흘끔 쳐다보니 조 선생님도 머리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말씀이 마음에 와닿는다는 깊은 감명의 표시였다.
 
내가 말했다. 이회장님을 왜 탈북자라고 했는가를 설명했다. 여직껏 무슨 사장이요, 무슨 박사요, 무슨 교수요, 하며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귀티를 팍팍 내는 것이 한국 스타인줄로 알았는데 처음으로 너무 소박한 차림새를 보고 깜작 놀라서 그런 실수를 했다고 했다. 이회장님도 너그럽게 양해한다고 말하더니 어깨에 매고 온 가방을 열고 무슨 봉투 하나를 꺼내 조선생님 앞에 놓는다. 그리고는 얼굴에 수집은 기색을 지으며 말했다. "이거 내가 여행비용으로 자지고 온 건데 얼마 되지는 않지만 조선족 동포 출판사업에 보탬이 되게 써주세요. 낮에 서점에 들렸는데 조영남 시집이 있어 한권 사면서 서점 아가씨하고 물었더니 이분이 출판사에 계신다고 하며, 내가 한국에서 왔다니가 전화번호를 알려 주었어요. 내 마음이니 받아 주세요"하고 억지로 봉투를 조선생님의 손에 쥐어주었다. 
 
, 나의 입에서는 저도 모르게 감탄사가 빠져나왔다.
 
   
▲ 글쓴이/ 김은순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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