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愛玉 연변대학 국문과 졸업, 연변방송국 문학부, 음악부 PD. 한국주재 연변TV방송국 지국장 역임. 연변작가협회 회원. 2000년 제일제당상 수상. 현재 효행종합건설(주) 전무. 
[서울=동북아신문]      시계  

가을햇살에 눈이 시던 날관음사 먼 종소리에귀를 적시고 녹 쓴 초침이 떨어져풍경 소리 내는허공에 걸린,  지나간 시간 사르고흑백마저 체념한 채무늬만 걸친,  시계를 버리다죽은 시간을자르다  외 출  차가운 바람달리는 차에 치어길바닥에 드러누웠다 짙어가는 산색 바라보다옆구리에 시집 한 권 끼고어슬렁 그림자 따라 나서다 굶주린 욕망이, 시집 헤집어그 향기 들이키는데시어가 가슴 벽에 못질하다 돌아오는 영혼의 한 끝에밤새가 푸드덕 날개짓하고늦털매미 울음소리 구슬프다 길가에 버려진지팡이 하나 주어들고저문 산길을 재촉하다 그가 있는 머-언 곳으로   약 속  둥근달이 개울물에 떠오를 때더벅머리 그 애와 나는수수깡 기둥에 풀잎기와 얹어모래톱에 집을 지었다 강물이 불어와단간 집이 떠내려가면다시 삼간 집을 짓고손가락 걸어 별을 담았다 바람이 비를 불러비가 바다로 모일 때더벅머리 그 애도 세월 너머아득한 곳으로 떠나갔다 개울가에 아파트가 총총해도아직도 기다림 하나 눕힐방 한 칸 없어, 나는늘 길에서 서성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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