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래 시인

[서울=동북아신문]백두산 평원
 
아득하구나.
눈 아래 펼쳐진 원시림,
백두산 북쪽 비스듬히 돌아
열차가 이도백하 도착할 때까지
끝없이 이어진 수목의 바다.
허공 건너온 바람과 광막한 눈보라 
이들만이 이곳의 오랜 손님이었나.
참나무 자작나무 떡갈나무 잎갈나무  
허연 눈밭에서 자기 자리 지키며
조화로운 화엄세계 만들었구나.
시리고 맑은 숨결 쏴아아 다가와
가슴절벽 때리는 이 장쾌함!
남쪽의 도심에서 일상생활에 갇혀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
나의 시야가 비로소 크게 열리는구나.

 

내 마음 잠시 독수리 날개 달고
평원 너머 한 점으로 사라졌다 돌아온다.

조성래 casscho@hanmail.net
*84년부터 무크지 《지평》, 《실천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 시작. *시집 『시국에 대하여』,『카인 별곡』,『바퀴 위에서 잠자기』,『두만강 여울목』,『천 년 시간 저쪽의 도화원』이 있음. *한국작가회의 회원, 김준오시학상 운영위원, 최계락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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