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지난 10월 13일 산악인 김창호 대장이 네팔 히말라야에서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김창호 대장은 세계 최단기간 히말라야 8,000m급 14좌 무산소 등정에 성공한 당대 최고의 산악인이면서 그 마음속에 ‘한반도 통일’에 대한 열정과 비전을 가지고 도전하는 본받을만한 인물이었기에 참으로 애석한 마음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김창호 대장이 2014년 조선일보가 기획한 한반도 통일기원 캠페인 <원코리아 뉴라시아 자전거 원장대>를 이끈 것을 계기로 같은해 12월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명사초청 통일간담회’ 강사로 초대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원코리아 뉴라시아 자전거 원정대>는 독일 베를린에서부터 시작하여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질러 한반도까지 이어지는 1만 5000km의 ‘뉴라시아 로드’를 96일간 자전거로 횡단하는 대장정이었다. 원정대는 단순한 도전이 아닌 통일에 대한 한국인의 열망을 세계에 전하는 메신저이자, 한국인의 도전정신을 알리는 외교사절단으로써 당시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 원정대를 이끌었던 김창호 대장은 “히말라야 14좌 등정을 결행한 것 못지않게 통일로 가는 새로운 루트(Korea Way)인 ‘뉴라시아(New-eurasia) 로드’를 개척하면서 마음속에 타오르는 통일에 대한 특별한 열정과 비전을 품게 되었다”고 소회를 밝힌 바가 있다.

이러한 인연으로 김창호 대장은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자문위원으로서 히말라야 등반, 뉴라시아 원정대에서 성취한 도전정신을 나누고, 한반도 통일에 대한 열망을 되새기는 강연 등의 활동을 우리와 함께 이어가며 짧은 시간이지만 깊은 우의를 다져왔다.

이번 사고를 당한 ‘구르자히말 코리안 웨이 원정대’를 출발하기 며칠 전 김창호 대장과의 통화에서 그는 “이번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평양과기대를 베이스로 북한 청년동맹의 협조를 얻어 북한 청년 산악인들과 함께 남북 단일팀을 꾸려 에베레스트에 등정하는 프로젝트를 제안해 보겠다”고 하였다.

통일을 외치는 사람들은 많지만 이렇게 헌신적으로 통일을 향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도전정신을 일깨워주는 인물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던 터라 이번 사고를 접하며 든든한 동지를 잃은 상실감이 너무나 크게 다가온다.

그는 평소에 “수많은 도전을 성취했지만, 마지막으로 오르고자하는 정상이 남아있다. 그것은 바로 휴전선을 넘어 백두대간을 따라 백두산을 오르는 것이다”고 고백하였다.

필자가 애곡하는 심정으로 말하면, 그가 평소 꿈꾸어온 마지막 도전을 이루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지만, 김창호 대장이 소망하던 그 ‘한반도 통일’의 못다 이룬 꿈과 비전을 필자가 사역하고 있는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과 연변/평양과기대를 통하여 어떠한 형태로든 계속 기획하고 추진해서 그 뜻을 이어가는데 정성을 기울일 작정이다.

통일의 대장정은 시작되었다. 김창호 대장이 보여준 남다른 기개와 실행 능력, 그리고 그의 마음에 품었던 통일에 대한 위대한 열정과 비전의 유업을 성취하는데 있어서, 우리 ‘남은자들’이 더욱 헌신적으로 수행해 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히말라야에 잠든 거인, 김창호 대장님!
부디 하늘나라에서 평안히 영면하소서.
 
2018. 10. 15.
동북아공동체연구재단 이사장 이승률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