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범주 내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精緻)한 사상을 표출

▲ 신삼일 작가 약력 (사)한국미술협회 자문위원, (사)전업미술가협회 자문위원, (사)대한민국창작미술협회 자문위원, 미술단체 청색회 고문, 한국현대미술작가연합회 상임자문위원, 구로미술협회 고문. 조미회, 탑회, 무진회, 한일미술교류회, 현대사생회, 대한민국 회화제 회원.   <경력> 개인전 17회, 초대전 및 단체전 700여회.   한국미술협회전, 한국전업미술가협회전, 대한민국회화제, 대한민국창작미술협회전, 미술단체청색회전, 무진회전, 조미회전, 탑전, 황토회전, 한국현대미술연합회전, 잉벌노미술전, 구로미술협회전, 한일미술교류회전, 현대사생회전.  

[서울=동북아신문]朴明仁 미술평론가·소설가= 예술에 있어서의 창조는 정신적인 사상(事象: 관찰 할 수 있는 형체로 나타나는 사물이나 현상) 즉, 개념, 이념, 사상과 같은 목적이 되는 대상을 넓게 기호화하는 여러 가지 의미를 유발하게 된다. 다시 말하자면, 목적에 의한 형상 그 자체가 창조성을 상징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감각적으로 지각되는 대상의 성질의 범주 내에서 가치를 찾게 되는데 첫째로는 정서적인 질(emotion qualities), 둘째로는 행동적인 질(behavior qualities), 셋째로는 형태의 질(gestalt qualities), 넷째로는 취미의 질(taste qualities), 그리고 다섯째 靜動的(정동적)인 질(affective qualities)의 발견이다. 여기에는 인간의 기쁨, 슬픔, 대담함, 우미함, 단순함, 숭고함, 신비함뿐 아니라 비속함도, 추함도, 신경질적인 정신세계에서 유발하는 도발성도 포함된다. 예술은 이러한 광의적인 범주 내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한 사상(思想)을 끄집어 내어 표출하는 것이다. 
▲ <첫날밤 1> 2018년, 작품크기 73cm × 50cm, 재료 Mixed media
신삼일의 회화에 있어서의 목적성 대상은 《첫날밤》이란 테마가 주체가 되어 총체적인 사상으로 형성된다. 특히 주색이 되는 황갈색에서 느끼게 되는 색감은 전통적 사상(事象)을 배경으로 현대적 구성의 실체성을 형상화하는 데서 기본적 개념을 성립시킨다. 이를테면, 본연의 색 그 자체가 의미하는 빛에 의한 조화가 아니라, 인간의 감성에 의해 조화를 형성하는 색감 표현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삼일의 회화에 있어서의 색감은 황토색이 정서적 성질을 갖게 하며, 형태 묘사에 있어서도 첫날밤의 신부와 신랑이라는 전통과 민속적 모티브로 형태의 질을 표출함으로써 정서적 질과 형태의 질이 부합되어 회화적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신삼일의 또 하나의 독창적인 개성을 찾을 수 있다. 그가 사용하는 재질은 여타 화가들이 사용하는 방법과는 다르다. 특수 모래(Caparol Binder)와 조개가루, 그리고 아크릴을 혼합하여 접착제로 정착시킨 다음 첫날밤의 신랑신부를 형상화한다. 또한 작품에는 각기 다른 여러 동물들이 접목되고 있는데 이는 인간이 탄생할 때 주어지는 생명에 대한 은유적인 시사(12支-띠)이다. 첫날밤 이전에는 용꿈 시리즈를 시도했고, 다음으로 모정(母情)을 테마로 작품을 해 왔다. 이번 첫날밤 시리즈는 수 많은 실험과 반복실패라는 아픔을 딛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세 번째 변화된 작품들이다. 처음에는 모래나 조개가루를 동·서양화에서 응용하고 있는 아교와 혼합하여 사용하였으나 습기에 취약해서 허점을 드러냈다. 접착제를 사용하게 된 동기이다. 이와 같은 방법적인 시도와 반복되는 실패의 과정을 보고 화우(畵友) 이재민은 ‘천진스런 바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누구나 하는 관습적인 방법에서는 새로운 창의력을 도출시킬 수 없기 때문에 신삼일은 극구 반대를 무릅쓰고 실험을 강행해 왔다. 
▲ <첫날밤> 2018년, 작품 크기 60.5cm × 45.5cm, 재료 Mixed media
 바보같은 사람은 선(善)한 사람을 욕되게 하지만 천진한 바보란 바로 순수이다. 화가가 순수하다고 하는 것은 동양화론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사람을 우인(愚人)이라고 말하고 있듯이 바보란 가장 착하고 아름다운 성품을 말한다. 신삼일을 보면서 얼굴에 깊이 박힌 주름을 보면 언제나 해맑게 웃는 표정에 담긴 순수하고 아름다운 성품을 느끼게 한다. 온화한 그의 성품을 말해주는 표식(表式)이다. 첫날밤을 선택하게 된 데는 시대적인 환경과도 관련이 있다. 과거에는 가족계획연구원이 있어서 산아제한을 정책으로 했지만 물자생산이 과잉상태인 현대에 와서는 출산장려금까지 주며 출산을 권장하고 있다. 때를 같이 하여 신삼일은 회화적인 목적 외에도 시대상을 반영하는 테마를 회화에 채택함으로서 역사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시대적인 상황은 감정에 따라 임의로 자유분방하게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화가에게는 작품에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된다. 시대적으로 정치를 비판했던 민중미술도 마찬가지이다. 미술은 정치뿐 아니라 사회의 제반 현상을 회화로 표현할 수 있는 기능적 역할이 있는 것이다. 신삼일은 첫날밤을 주제로 작품을 하면서 현대사회가 직면한 여러 가지 여건을 생각하면서 출산장려 또는 단일민족이라는 민족적 사고와는 달리 자식에 대한 열정이 식어 가는 젊은 세태에 대해 경각심을 주면서 인류의 당면 문제를 회화로 나타낸 것이다.그러나 어느 국한된 규범에 따르면 개성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신삼일은 테마보다 재료에 있어서의 독창성을 내세우고 있다. 색감, 모래, 조개, 아크릴을 사용해 만들어 내는 자신만의 자유로운 구성, 그것이 개성을 나타내는 독창성이 되고 있는 것이다. 
▲ <첫날밤 3> 2018년, 작품 크기 58.5cm × 38.5cm, 재료 Mixed media
 그 동안 우리는 미술사에 이름을 남기고 있는 수 많은 화가들의 작품을 통해 어떤 것이 독창성이고 어떤 것이 수작이고 어떤 것이 졸작인지 알 수 있었다. 누구나 하는 그리고 유사한 작품들은 창의력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퇴보하였고, 개성을 표출한 작품들이 수작으로 미술사에 남게 되었다. 나만의 영역을, 나만의 개념을, 나만의 개성으로 표현했을 때 예술성이 살아나고 독창성이 인정되었던 것이다. 인간은 五官(오관)에 의해 소리는 귀로, 사물은 눈으로, 맛은 입으로, 냄새는 코로 느끼며 감각감정(感覺感情)이 발달해 왔다. 이 중에서도 미술은 특히 눈에 의한 감각감정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색의 인식, 형체의 인식, 그리고 선과 색은 비율(Ratio)의 원칙에 의해 형체가 구성되면서 가장 먼저 시각적 인식이 작용한다. 따라서 인간의 문화예술은 미술에 의해 창달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대중적 흐름보다는 독창성이 창출의 흐름에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어서 미술에 있어서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신삼일의 첫날밤 시리즈는 재료의 개발이나 소재의 선택, 그리고 구도적인 면에서 다분히 창의적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미술에 있어서의 창의력이란 고독하다. 세간으로부터의 인정과 동의를 얻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창의력은 벤쳐와 같은 모험심리를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신삼일의 기나긴 여정이 오늘을 계기로 뭇 사람들의 의아심보다는 창의적인 실험과정이 인정되고 남다른 그의 열정이 빛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첫날밤 4> 2018년, 작품크기 62cm × 28cm, 재료 Mixed media
▲ <첫날밤 5> 2018년, 작품 크기 78cm × 32cm, 재료 Mixed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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