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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이 전하는 고사성어3] 단표누공(簞瓢屢空)
김태권  |  jintaiquan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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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25  14: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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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고사성어 단표누공(簞瓢屢空)은 대광주리 단(簞), 박 표(瓢), 여러 누(屢), 빌 공(空). 한자 병음은 箪瓢屢空(dān piáo lǚ kōng)라고 표기한다. 대광주리와 표주박이 자주 비다. 먹고 마시는 것이 늘 부족하고 사는게 빈곤하고 청빈하다는 뜻이다. 동의로는 단사표음(簞食瓢飮)이 있다

   
 
진(晉)나라 시인 도연명은 안빈낙도(安貧樂道)하며 평생을 청빈하게 산 사람이었다. 그의 마지막 관직은 팽택현(彭澤縣)의 현령이었는데, 상급 고을에서 관리가 팽택현을 순시하러 내려오자 그 앞에서 굽실거리며 영접하고 싶지 않아서 “내 어찌 쌀 다섯 말 때문에 허리를 굽혀 향리의 어린아이에게 절할 수 있겠는가.(我豈能爲五斗米, 折腰向鄕里小兒.)”라고 한탄하고는 〈귀거래사(歸去來辭)〉를 부르며 관직을 버리고 낙향하여 은거하면서 청빈한 생활을 즐겼다. 〈오류선생전〉은 도연명이 스스로를 비유하여 쓴 글인데, 여기에서 그가 말한 ‘단표누공’은 《논어(論語) 〈옹야(雍也)〉》에서 공자가 안회(顔回)의 청빈한 생활을 말한 ‘일단사일표음(一簞食一瓢飮)’을 인용하여 자신의 청빈한 생활을 표현한 말이다

 도연명(陶淵明)의〈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先生不知何許人, 亦不詳其姓字, 宅邊有五柳樹, 因以爲號焉. 閑靖少言, 不慕榮利, 好讀書, 不求甚解, 每有意會, 便欣然忘食. 性嗜酒, 家貧, 不能常得, 親舊知其如此, 或置酒而招之, 造飮輒盡, 期在必醉, 旣醉而退, 曾不吝情去留. 環堵蕭然, 不蔽風日, 短褐穿結, 簞瓢屢空, 晏如也. 常著文章自娛, 頗示己志, 忘懷得失, 以此自終. 贊曰, 黔婁有言, 不戚戚於貧賤, 不汲汲於富貴, 極其言, 玆若人之儔乎. 酣觴賦詩, 以樂其志, 無懷氏之民歟. 葛天氏之民歟."

 우리말로 풀이하면 <오류선생은 어디에 사는 사람인지 정확하지 않고, 이름과 자도 자세히 밝혀지지 않는다. 버드나무 다섯 그루가 집 주변에 있어 이를 호로 삼은 줄로 안다. 평정한 성격에 말수가 적었으며, 영리를 추구하지 않았다. 책 읽기를 좋아는 했지만, 깊은 공부는 하지 않았다. 자기가 좋아하는 글귀가 나오면 밥 먹는 것도 잊곤 했다. 애주가라 술을 좋아했지만 살림이 가난하여 항상 즐기지는 못하였다. 그의 처지를 아는 친구들이 간혹 술이 있다고 부르면 달려가 취할 때까지 마신다. 일찍이 가고 머무름에 미련을 두지 않았었다. 담장은 무너져 쓸쓸하고 바람과 햇빛을 가리지도 못하였다. 짧은 베옷도 여기저기 기워 입었고, 밥그릇이 자주 비었지만 항상 느긋했다. 늘 문장을 지어 스스로 즐기면서 자신의 뜻을 보였다. 득실(得失)에 대한 생각을 버리어 그러한 상태로 일생을 마쳤다. 찬을 지어 말한다. 검루가 말하기를 “빈천을 걱정하지 않으며, 부귀에 급급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 말을 새겨 보니 그가 바로 이 사람의 짝이로다. 술을 즐기고 시를 지어 그 뜻을 즐겼으니, 무회씨의 백성인가? 갈천씨의 백성인가.>

 〈오류선생전〉에 나오는 무회씨(無懷氏)는 상고시대 복희씨(伏羲氏) 이전의 제왕으로 재위 기간은 BC5241년∼BC5209년이고, 창망(蒼芒)이라는 연호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갈천씨(葛天氏)는 음악과 춤을 만든 사람으로 알려져 왔는데, 그 외에도 방직과 의류를 발명했다는 주장이 최근에 제기되었다. 이 주장은 《시경(詩經) · 왕풍(王風) 〈채갈(采葛)〉》의 “칡 캐러 가세. 하루 동안 못 봐도 석 달이나 된 듯하네.(彼采葛兮. 一日不見, 如三月兮.)” 구절에 근거하여 추정한 것이다. 갈천씨의 부락은 갈(葛, 칡)로 섬유를 만들었기 때문에 후세에 ‘갈천씨’라 불리게 된 것이라고 한다.

 이 고사성어의 쓰임을 예로 들자면 <우리가 학교 다니던 70년대만 해도 집집마다 살림형편이 단표누공(簞瓢屢空)이었기에 도시락을 못 싸온 학생은 점심 굶기가 일쑤였다>라고 할 수 있다.

 
   
▲ ▲ 김태권 약력: 발관리白雲堂 원장,중국평형침구학회 회원, 한국정통침구학회 회원,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동북아신문 객원기자.

김태권  jintaiquan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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