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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한중작가포럼/2019 작품특집25] 박영진 수필 '청명 날의 단상' 외2편
[편집]본지 기자  |  pys0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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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02  15: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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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수필로 보는 동포문인의 정감세계...                                 

 
   
▲ 박영진약력: 연변대학 물리학부 졸업, 대학생 예술절 글짓기 응모 수필조 1등상, '제11주년 세계인의 날 기념 수기공모전' 특선상, KBS한민족방송 우수상(5회), 동포문학 수필부문 우수상 수상, 중국동포역사교육문화탐방 후기상 등 수상. 재한동포문인협회 이사.

제1편

청명 날의 단상

 

청명 날이다. 한국에서 연길로 돌아온 나는 고향인 왕청 백초구로 가서 조상님들의 묘소를 참배하고 또 연길에 있는 경도릉원으로 가서 몇 해 전에 하늘나라로 가신 아버지도 만나보았다. 그곳에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인생도, 삶과 죽음도, 그리고 불행과 행복도 ......

사람은 태어났으면 죽는 법이고 만났으면 꼭 헤어지기 마련이다. 좋은 때가 있으면 나쁜 때도 있을 것이고 웃는 날이 있으면 우는 날도 올 것이다. 그러니 살았으면 즐기고 살았을 때 즐겨라. 그게 바로 사람이 사는 재미이고 우리가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가 아니겠는가?

우리 인간은 세월이라는 끝없이 긴 여행길에서 인생이라는 작은 역에 잠간 들린 길손들이다. 여기서 우리는 부모자식으로, 친구사이로, 부부로 서로 만나 뜨거운 사랑도 주고 깊은 정도 나누면서 별별 희로애락을 다 겪다가 어느 날인가 말없이 갑자기 하나둘씩 이 세상을 떠나가 버린다. 다시는 못 올 그리고 영영 못 만날 머나먼 길을 떠나버린다. 너무나도 안타깝고 눈물겨운 짧은 만남이 아닐 수 없다.

연변에는 남자 나이 마흔다섯이 지나야 철이 든다는 말이 있고 이곳 한국에는 남자가 환갑이 지나 보아야 비로소 세상을 알게 된다는 말이 있다. 내 나이 이제는 마흔다섯이 지나고 지천명나이를 코앞에 두게 되니 이제야 부모님들의 깊은 사랑을 알 것 같다. 아무리 효도하고 싶어도 아버님은 이미 이 세상을 떠나셨다. 자식은 효도하고 싶은데 부모님은 기다리지 않고 자식은 모시고 싶은데 부모님은 계시지 않네. 너무나도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자식에게 부담을 줄 수 없다고 조금이라도 일할 수 있을 때 돈을 얼마라도 더 벌어서 자식을 도와주고 싶다며 한국으로 와서 숱한 고생을 하시다가 흑룡이 재난을 몰고 온다는 2012년 임진년의 어느 추운 겨울날, 한국 전라북도 익산시에서 갑자기 폐렴으로 돌아가셨다.

이렇게 착하고 불쌍한 아버지를 난 한때는 엄청 원망한 적도 있었다. 권세도 없고 돈도 없는 아버지를 잘못 만난 내가 정말 복이 없고 불행하다고 생각되었다. 부모덕에 출세하여 떵떵 큰소리치며 사는 사람들이 부러웠고 힘없는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불쌍해보였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너무나도 철이 없었으며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아름다운 이 세상에 낳아 키워주시고 가난하고 구차한 시골에서 뼈 빠지게 농사를 지으시며 힘들게 공부뒤바라지를 해서 나를 어엿한 대학생으로 만들어 주신 부모님들의 은공과 은혜는 하늘보다도 높고, 자식한테서 아무런 보답도 바라지 않고 오히려 조금이라도 도와주지 못해 안타까워하고 안달이 나 는 부모님의 바다보다 넓은 아량과 깊은 사랑에 저절로 눈시울이 뜨거워난다. 자식이 잘 되기를 또 행복하게, 씩씩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이 이 세상 모든 부모님들의 아련한 마음이 아니겠는가.

효도는 절대로 미룰 수 없는 법인데 사람들은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에 효도를 하지 않고 저 세상으로 떠나가신 후에야 땅을 치며 통곡하면서 후회를 한다. 나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에 이 아들이 잘되라고 충고를 해주면 늙은이 주책없이 잔소리한다고 구박했고 외로워서 술을 좀 드시면 술주정한다고 아니꼬워했다. 지금 철이 들어 생각해보니 그때 일이 너무나 후회된다. 아버님한테 사랑한다는 말, 좋아한다는 말, 존경한다는 말을 한마디도 한적 없었던 내가 미칠 듯이 미워난다. 아버님한테 듣기 좋은 말, 기분 좋은 말이라도 해드렸더라면 이토록 마음이 아프고 괴롭지 않았으련만 ... ...

한국 가요 <불효자 웁니다> 가 내 마음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며 나를 울린다. “불러 봐도 울어 봐도 못 오실 아버님을 원통해 불러 보고 땅을 치며 통곡해요, 다시 못 오실 아버지여! ... ... 그토록 고생하신 아버님이 드디어 이 세상을 눈물로 가셨나요, 그리운 아버지!” 이 노래를 들으며 나는 그리운 아버님을 떠올려보고 이 노래를 부르면서 나는 불효한 자신의 과거를 뼈아프게 후회하면서 소주를 한 병씩 마시기도 한다.

한평생을 착하고 바르게 살다가 떠나가신 아버지가 하늘나라에서 굽어 살펴 주시여 어머니가 정정하게 살아계시니 얼마나 기쁘고 고마운지 모른다. 아버님한테 다 하지 못했던 효도를 어머님한테 곱절로 해드리고 싶다. 어머님을 근심걱정 시키지 않고 기분 좋게, 즐겁게,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 효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효도가 또한 나의 기쁨이고 행복이라는 도리를 알게 되었다.

불행은 만족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내리는 신의 저주이다. 그런 사람들은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불행하다고 여기면서 영원히 행복과 쾌락을 느끼지 못한다. 행복은 아름다운 눈으로 세상을 보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삶을 열심히 영위해 나가는 사람들에게 주는 신의 은총이고 축복이다. 행복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누가 그저 주는 것도 아니다.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고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있다.

원망하는 삶을 버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세상을 대할 때 내 마음의 샘터에서 달고도 시원한 단물이 샘솟아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살아있어 감사하고 건강해서 감사하며 만나니 더 반갑고 감사하다. 모든 것이 그저 감사할 뿐이다. 이제는 슬프고 아팠던 기억들을 영영 잊어버리고 좋은 일만 생각하면서 기쁘고 즐겁게 살고 싶다.

 2018 03 08 대한민국 전북 김제 대동공단

 
   
▲ "섬을 찾는 것은, 섬이 외로움을 참는 법 알아보기 위한 것일 수도...."

 

 제2편

꿈과 낭만 그리고 환상의 섬
ㅡ나미나라 공화국 남이섬에서 꿈같은 추억을 남기다
                                            


 꿈과 낭만 그리고 유토피아적인 색채가 짙은 환상의 섬으로, 너무 유명해서 수많은 국내외의 유람객들이 즐겨 찾는 나미나라 공화국 남이섬에서 나는 잊을 수 없는 꿈같은 추억을 남기는 행운을 갖게 되었다.
 서울에서 한강을 따라 동쪽으로 63km 지점에 가랑잎처럼 청평호수위에 떠있는 남이섬, 하늘까지 뻗어 오르는 나무들과 광활한 잔디밭, 그리고 강물로 에워싸인 자연생태문화 청정정원 남이섬, 평상시엔 육지였다가 홍수 땐 섬이 되던 동화나라 노래의 섬 남이섬, 세계인의 꿈나라 나미나라 공화국 남이섬이 ‘나미나라’ 공화국으로 불리게 된 것은 상상의 즐거움이 가득한 동화 속 꼬마나라를 세우겠다는 뜻으로 문화독립을 선언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봄이면 아름다운 꽃들이 섬을 뒤덮고 여름이면 짙게 드리워진 숲 그늘 아래로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오는 곳, 가을이면 낙엽이 양탄자처럼 깔리고 겨울이면 고드름과 하얀 눈으로 가득한 세상이 되는 곳, 14만평의 섬 위에 수놓아진 아름다운 정원과 숲속에서 사슴이랑 타조 토끼들과 이름 모를 무수한 새들이 인간과 평화로운 삶을 나누는 곳, 사랑을 들고 껴안고 욕망으로 가득 찬 마음을 비우고 색깔 없는 삶의 짐들은 어딘가에 벗어둔 채 인간이 자연의 모습으로 진정한 자유를 누리며 태초부터의 평화를 함께 나누어 가는 곳, 나미나라 남이섬은 나이 스물여섯에 사나이의 용맹이 꺾인 남이장군의 묘가 있어서 남이섬이라고 부르는데 1965년부터 수재 민병도선생(전임한국은행장)의 손끝 정성으로 면적 46만 제곱(평방)미터에 둘레 약 5킬로미터인 모래섬에 수천그루의 나무들이 가꾸어져서 50년이 지난 오늘 남이섬은 한국에 가면 꼭 가보고 싶은 곳, 누구나 한번은 그곳에 가서 꿈과 낭만을 만들고 싶은 환상의 섬이 되었다.      인간노력이 창조한 놀라운 기적이 아닐 수 없다. 아름답고 유래 깊은 이 남이섬에서 인간노력의 새로운 기적을 꿈꾸며 꿈과 뜻이 있는 재한중국동포들이 뜻 깊은 모임을 가지였다. “2016년 사회통합을 위한 중국동포아카데미 야외 간담회”가 단풍이 붉게 물들인 계절인 가을을 맞이하여 알찬 내용으로 펼쳐졌다. 

 (사)재한동포총연합회가 중국동포단체로서는 최초로 서울시 공모사업에 선정 되여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사회통합을 위한 재한중국동포아카데미”의 첫 강의를 지난 5월14일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총 11회 강의로 진행됐다. 중국동포사회문제연구소 김정룡 소장, 재한중국동포문인협회 이동렬 회장, 한국이주. 동포개발연구원 곽재석 원장, 법무부 국적난민과 차규근 전 과장 등 많은 유명인사들이 재한중국동포사회의 정책 및 문화 이해, 한국지역사회의 융합 및 소통 정착방안 모색을 주제로 한국역사와 한국문화이해, 재한중국동포사회 문화예술발전의 현황과 전망, 이주민사회가 타국에서의 정착문제, 사건으로 보는 중국동포사회의 범죄의식 및 개선 등 프로그램내용으로 정열적이고 열띤 강의를 펼쳤다.

 아카데미는 연합총회가 한국국적을 회복했거나 취득한 재한중국동포를 대상으로 대한민국의 건강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시민의식 함양, 사회의식 고양, 권리와 역할 그리고 의무 학습, 한국사회와 재한중국동포사회의 교류와 소통 및 공감 확보, 불필요한 갈등과 분쟁의 예방 및 상생과 공존의 길을 모색코자 야심차게 기획, 서울시 공모사업에 응모하여 당당하게 선정된 프로그램이다. 아카데미는 동포단체 및 동포관련 시민단체와 동포언론사 주요 인사들을 중심으로 운영위원회가 조직됐는데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선(총괄)씨는 한중간의 친선 유대, 문화교류증진 등 차원에서 큰 기여를 하여 ‘2015년 중화우수청년500명’에 선정 되여 인민대회당의 청첩장을 받고 영광스럽게도 위정성 정협 주석(서열4위)의 접견을 받기도 한, 아주 정열적인 여성동포 사회 활동가이다. 아카데미에는 서울거주 중국동포 중 연합총회를 비롯해 재한중국동포단체에 소속돼 활동하는 동포들이 주 대상이 되어 참가했다.

 이번 ‘야외 간담회’는 사색의 계절, 성숙의 계절, 수확의 계절인 가을날, 울긋불긋 단풍잎들의 향연이 무르익는 나미나라 남이섬에서 개최되어 더욱 이색적이었다.
 오전 7시 반 신도림역 테크노마트 앞에서 ‘내 나라관광버스’를 타고 10시에 목적지에 도착한 일행은 남이섬의 이색적인 정취에 흠뻑 빠져 흡사 남의 나라에 온 듯한 그런 기분들이였다. 환상적으로 펼쳐진 꿈같은 낭만의 섬- 남이섬, 아, 내가 그토록 꿈꾸던 유토피아가 바로 여기였구나! 하고 나는 감탄했다. 한류열풍을 불러온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유명한 이곳에서 나는 드라마와 같은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로맨틱한 사랑을 꿈꾸어 본다. 또 어려서부터 숭배했던 남이장군 묘 앞에서 나는 그의 호방한 북정가를 읊어본다.
 “백두산의 돌은 칼을 갈아 사라지고/ 두만강의 물은 말을 먹여 없애고/ 남자 이십 세에 나라를 평안케 하지 못하면/ 후세에 누가 대장부라 부르겠는가!”

 시를 읊노라니 백두산과 두만강이 반겨주는 고향- 연변산천이 절로 눈앞에 펼쳐지고 두 동강난 고국 땅이 한없이 한스러워 보였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 자신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리고 불신과 원망 미움의 늪에 빠져 헤매는 한국사회와 중국동포사회의 답답한 현실이 내 마음을 너무너무 아프게 한다. 하긴 사회통합을 위해 한국사회와의 소통과 화합의 문을 열어보려고 성숙된 마음가짐으로, 꿈과 뜻이 있고 생각이 있는 동포사회의 지성인들이 우리민족의 미래에 관심을 갖고, 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며 오늘 이 자리에 모인 것이 아니겠는가!

 11시부터 13시까지 오픈스페이스(간담회)가 열리였다. 이선위원장이 주최하고 한국인사회자  김태완(34세)씨의 사회 하에 각자의 관심영역에 따라 ‘정치사회’, ‘복지문화’, ‘기초법규’ 등 팀으로 나뉘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리고 각 팀에서 팀장들이 나와서 토론한 내용을 발표하고 시간상 이유로 각 팀에서 추천하여 한 명씩 나와 자유발언을 하였다.
 내가 소속된 정치사회 팀에서는 생각밖에도 내가 뽑히어 앞에 나서서 발언하게 되었다. 본래 말주변이 없는 나는 늘 회의나 모임 같은 장소에서는 제일 뒤에 숨어서 종래로 발언한 적이 없었는데 여러분들이 막무가내로 나를 추천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발언하게 되었다. 난생처음 숱한 낯선 사람들 앞에 나서서 2분 동안 내 생각을 말했는데 기분이 이상야릇하고 감회가 새로웠다. 우렁찬 호응 박수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날듯이 좋았다.
 아카데미운영위원회 위원인 이동열 회장도 바쁜 시간을 내여 이번 간담회에 참석해 힘을 실어 주었다. 그는 우리민족의 현주소를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재한중국동포들의 현황과 나갈 길에 대해 제시하였다.
 그는 이스라엘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이른바 ‘이스라엘 생득권’프로그램을 언급하면서 한국정부에도 디아스포라 재외동포전담부처를 신설하고 정부차원에서 ‘코리아 생득권’프로그램을 추진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외동포들에게 모국인 대한민국의 국격과 국력을 신장시키는데 보다 진취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개개인의 정체성 확립을 잘하고 서로가 마음의 문을 열고 인격적으로 소통하며 공감대를 형성하여 상호간에 연대의식을 높임으로서 지역적 차이를 줄여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간담회에 참석한 일행전원은 이선위원장의 선창에 따라 ‘중국조선족-중국동포 시민선언’을 소리높이 읽었다. 

 “우리 중국조선족-중국동포는 자랑스러운 한중(중한)양국 시민이자 한민족으로서 한국과 중국 또는 세계의 어디에 거주하든 우리가 속한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 우리에 대한 각종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을 극복해 세계시민으로서의 의무와 권리에 충실할 것임을 선언 한다.
 우리는 중국조선족이다. 한국에서는 중국동포라 불린다. 한반도는 우리를 낳아준 고국이며 중국은 우리를 키워준 조국이다. 우리는 양국을 모두 존중하며 사랑한다. 우리는 조선족임을 사랑하고 자랑스럽다. 우리는 구한말, 일제시대에 국경을 넘은 한민족의 후손으로서 모국의 독립을 위한 항일투쟁의 전통을 자랑스럽게 간직하고 있다. 우리는 동북3성에서 피와 땀으로 삶의 터전을 개척했으며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립을 위해 세운 혁혁한 공로를 인정받아 정부에서 1952년에 연변조선족자치주(자치구였다가 자치주로 변경)를 건립했다.
 우리는 비록 남과 북 사이에서 냉전으로 인한 갈등의 역사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모국의 통일과 화해를 지지하며 하나 된 한반도를 그리워하며 평화를 기원한다. 

 중국의 개혁개방이후 중국조선족은 전통집거지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중국의 대도시, 한국 등 세계 곳곳으로 진출하여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우리의 모국 한국은 이미 재한중국동포 80만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조선족이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으려 하며 거주국의 시민으로서 거주국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세계화의 진척에 따라 더 많은 조선족이 더 많은 나라에 흩어져 살게 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한민족의 일원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지지할 것이며, 우리의 고국과 조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세계시민으로서 당당히 살아갈 것임을 밝혀둔다. 

 하지만 우리 모국인 대한민국에서 오히려 중국조선족의 자랑스러운 역사전통이 이해받지 못하고 환영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특정한 이미지로 왜곡되는 현상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느낀다. 중국조선족의 이미지를 이른바, 보이스피싱, 폭력, 살인 등 흉악범죄와 혐오범죄 등 개인의 일부 잘못을 전체의 이미지로 부각시키는 한국의 미디어나 언론, SNS의 눈뜨고 보기 힘든 악성공격에 대해 깊은 아픔을 느끼며 이를 중지해줄 것을 요청한다. 당장은 중국에서의 문화적 차이나 습관의 차이 등이 있으나 동포 스스로도 한국사회의 전통과 질서를 지키고 서로 화합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점차 한국사회와의 공동의 이익을 위해 충분히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지금까지 한중수교이후 우리는 한국이 중국에 기반이 없을 때 많은 기업과 민간의 중국진출에 도움을 주었고, 인력이 부족한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땀을 흘렸으며 최근에는 한중FTA 등으로 더욱 확대된 양국의 교역과 전문분야에 이르기까지 매우 중요한 인적자산이 되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제 한국도 다문화사회로 넘어서면서 수많은 외국인들과 공생을 모색하고 있다. 그중 절반 가까이가 다문화이었다가 외국인이었다가 동포가 되기도 하는 조선족이다. 한국사회가 다문화사회에 서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함께 어울려 살아가려 노력하듯이 우리도 또한 우리가 속한 공동체, 나아가 우리와 연결된 공동체에 대해 시민으로써 조선족으로써 당당하게 노력하면서 살아갈 것임을 선언 한다.“
 이날 점심, 일행은 오붓하게 모여앉아 즐거운 점심식사를 마치고 바로 재미나는 단합오락프로그램으로 들어갔다. 모두들 흥겹게 춤도 추면서 일상의 모든 고민과 번뇌를 잊고 대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한시간정도 자유 활동(포토타임)을 하고나서 우리는 아쉬운 심정으로 남이섬을 떠나 귀성 길에 올랐다.
 정말 꿈같은 하루였다. 너무너무 뜻 깊고 즐거운 하루였다. 유감이라면 또 한분의 ‘운영위원’ 김정룡 소장이 사정이 있어서 오늘행사에 참석 못한 것이었다. ‘제9회 세계인의 날’을 맞아 지난 5월 20일, 서울글로벌센터빌딩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2015서울특별시모범외국인주민으로 선정돼 박원순 시장이 시상하는 표창장을 받으러 간 것이다. 

 오후 6시 귀성길, 나는 좌석에 편히 기대고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겼다. 잘 살아보겠다고 오직 돈만을 바라보고 말처럼 정신없이 달려왔던 세월, 노동개미처럼 일만 하면서 힘겹게 살았던 시간들, 내 나이 이제는 오십 고개를 바라본다. 생각해보면 해놓은 일이 너무나 적다. 사회와 민족을 위해 한 것은 더더욱 없다. 지천명나이를 먹게 되니 이제는 세상을 알 것 같다.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인생의 의미는 생존을 위한 밥그릇 챙기기가 아니다.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훌륭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닐까.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나는 꿀벌처럼 꽃밭에서 향긋한 꽃향기를 맡으며 사회를 위해 사람들을 위해 달콤한 꿀도 빚고 어여쁜 꽃들과 더불어 즐기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더욱 밝고 깨끗한 사회를 위해 동포사회의 밝은 이미지 개선을 위해 나로부터 아름다운 사람, 꿀벌 같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 동포사회의 미래는 나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2016  11  22  대한민국 전북 김제에서

 

 

제3편

                                 황금개띠 해 단상 

 

 2018무술년 황금개띠 해를 맞으며 개와 사람과의 인연을 주제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새해가 되면 항상 뭔가 글로 남겨 자신을 독려하는 계기를 삼고 싶은 심정이다.

 개는 인류가 최초로 가축으로 삼은 동물로 알려져 있다. 개를 기른 역사는 유구하다. 애완견, 사냥견으로도 길러 왔다. 가히 인간의 친구라고도 볼 수 있다. 개는 주인을 잘 따른다. 주인은 개가 쉬거나 잠을 잘 수 있는 개집과 음식, 생활공간을 제공하고 개는 주인과 그 재산을 지키거나 함께 어울리는 관계가 형성된 것이다. 

 인류는 오랜 역사에 걸쳐 개를 기르면서 개와 관련된 이야기, 속담, 문화, 터부와 같은 것들이 생겨났다. 개는 충직의 상징으로 여겨져 견마지로, 몽골제국의 사준사구와 같은 관용어가 만들어지기도 하였지만, 민간에서는 가치 없는 것이나 난잡한 것에 비유되기도 했다. 예를 들면 개짓거리, 개소리, 개판, 개놈, 개다리, 개꼴망신 등, 이루다 헤아릴 수 없다. 동양문화에서 사람을 개에 빗대는 것은 심한 욕설이다. 

 한국에는 개와 관련된 많은 속담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산다,”라거나 “서당 개 삼년에 풍월을 읊는다.”와 같은 말들도 있고 “죽은 정승이 산 강아지보다 못하다”, “길러준 개 발뒤축 문다”, “미친개는 제 주인도 문다”, “똥개는 제집 앞에서 짖는다.” “시어미 역정에 개 배때기 찬다,” “개도 주인을 보고 때린다.” 등 민속어도 있다. 또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를 한다,” “개뼈다귀 같은 소리”, “초상집 개 신세”, “비단에 싼 개똥”, “닭 좇던 개 지붕 쳐다보기”,  “분견이 하하 대소 할 일”(똥개가 크게 웃을 일). “전분세락”(개똥밭에 뒹굴어도 세상은 즐겁다) 등 재미나는 표현들도 적지 않다.

 우리 민족은 개와의 인연이 유별난 것 같다. ‘남에는 진돗개, 북에는 풍산개’라는 말이 있다. 진돗개와 풍산개는 영민하고 용맹하며 충직하고 주인에게 잘 충성하여 명견으로 널리 알려져 사람들의 깊은 사랑을 받는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서로 진돗개와 풍산개를 선물로 교환하였었다. 그리고 공원이나 길가에서, 그리고 지하철이나 기차를 탈 때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애완견들, 마치 자기 새끼처럼 애지중지해 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이해가 안 될 때가 많았다. 살면서 할 일도 많고 가족을 부양하는 일도 벅찬데 부질없이 개한테 돈과 정력을 허비하다니 참 바보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결혼은 하지 않고 개를 신랑처럼 데리고 사는 여인들도 있다고 하니 너무도 한심스럽기도 했다. 여자가 귀한 때라 금값이라 수군거리는데, 또 숱한 남자들이 여자가 없어 독수공방하는데 참, 요즘 세상은 개가 사람 대접받고 사람이 개 취급을 당하는 개판인 세상이 돼가고 있지 않는가 싶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는 개를 썩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또 너무 싫어하는 편도 아니었다. 그저 개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고 또 알려고도 하지 않았을 뿐이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에는 고양이도 있었고 개도 있었다. 고양이는 쥐를 잘 잡아서 무척 사랑을 받았고 나와 잠도 함께 따뜻한 가마 목에서 잤다. 개는 온종일 밖에 나돌아 다니다가 밤이 되면 집에 들어와 방바닥에서 잤다. 간혹 구들에 한 발을 올려놓기라도 하면 야단을 맞는다. 몽둥이가 없으니 빗자루로 사정없이 때린다. 한번 버릇 들이면 자꾸 올라온다고, 버릇을 들이면 안 된다고 사정을 두지 않는다. 그때 개는 정말 값이 없었다. 그래서 심술을 부리는지 집의 닭도 물어 죽이고 고양이를 보기만 하면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그러면 고양이는 무서워 쏜살같이 지붕이나 천정으로 도망쳐 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미쳤는지 누나에게 달려들어 엉덩이를 덥석 물었다. 누나는 기절초풍해서 마구 아우성을 쳤다. 화가 치밀어 오른 아버지는 마을청년들에게 개를 잡아 치우라고 요청했다. 마을 한복판에 있는 전봇대에 개를 묶어 놓고 사형을 집행했다. 개를 잡아서 개 추렴을 벌렸던 일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 후부터 우리 집에서는 더는 개를 키우지 않았다. 미친개 제 주인도 문다느니, 길러준 개 발뒤축 문다느니 하면서 말이다.

 한국에 와서 몇 해 전부터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우리 회사의 울안에 개 여러 마리가 살고 있다. 식당 이상한 사장님네 진돗개 준준이와 디디, 그리고 변덕재 차장님의 애견 아켈라(독일품종), 김치문 과장이 키우는 몽몽(영국품종) 인데 간혹 풀어 놓으면 좋아서 회사 마당에서 마구 뛰어 다닌다. 그러면 우리는 웃으면서 “개판이야, 개판! 회사가 완전 개판이 됐다! 개들의 세상이 됐다!”면서 소리친다. 

 하긴 회사가 개판이기는 개판이다. 회사관리도 잘 안되고 일군들도 열심히 일하려 안한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면 바보가 되고 제 몸 만 힘들어 지고 잘리지 않을 정도로 제 앞의 일만 하면 되니까. 빨리 일 하나 천천히 일 하나 똑같이 시간당 최저임금을 받으니 말이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힘든 일 쉬운 일 분별없이 천편일률로 똑같이 돈을 주니 근로 적극성이 없어지고 쥐처럼 얄팍한 수를 쓰고 잔꾀만 부린다. 관리자들에게 로비(성 로비 포함)를 주고 서로 일이 쉽고 편하며 돈도 많이 벌수 있는 검사장에서 일하려고 서로 물고 뜯고 아귀다툼을 한다. 하여 화가 치민 누군가가 신고전화를 해서 세 번이나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단속을 나와 외국인들을 잡아 갔었다. 회사에서 낸 범칙금만 3억 원이 넘는다 한다. 경기가 안 좋아 임금도 지불하기 힘든 처지에 개판이여도 이런 개판 어디에 있겠는가.

 로비문제는 우리 회사의 문제만이 아니다. 로비문제는 이미 로비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의 로비문화는 참 이제는 고질병으로 된 것 같다. 한국의 화장실문화, 지하철문화, 음주문화, 성문화, 효 문화, 커피문화, 음식문화, 주거문화 등 많은 우수한 문화에 호감이 가지만 로비문화에 대해서는 어쩐지 반감만 생긴다. 말로는 선물이라지만 대가성이 있는 예물은 로비에 속하는 것이다. 그 로비 때문에 박전대통령도 구속되고 전전대통령도 수감되었었다. 노전대통령도 구치소에서 살았었고 이전대통령도 로비 때문에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지 않는가?

 세상이 각박하고 인심이 삭막한 사회에서 살다보면 개판이란 말이 저절로 입에서 흘러나온다. 한국에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있다. 돈 있고 권세가 있으면 사람을 죽여도 감방 안가고 돈 없고 뒷심 없으면 배고파 빵 한 조각 훔쳐도 징역 1년을 산다. 죽은 자기 애견에게  오동나무 함을 해 안주었다고 부하 직원에게 야단을 쳐서 “사람이 개 취급당하고 죽은 개가 사람 대접받는”다는 말을 만들어 낸 원세훈전국정원장, 술 마시고 회사 직원을 숱한 사람들 앞에서 개 취급하면서 개망신을 시키고 자기도 개꼴망신을 한 “땅콩회항 사건”의 주인공 대한항공 조현아부사장(조양호 회장의 장녀) 등, 이런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한국의 슬픈 현실이다. 

 한국에는 일제 때 “독립운동을 하면 삼대가 망하고 매국매족을 하면 삼대가 떵떵 소리치며 산다.”는 속설도 생겨났다. 사람답게 살다 가신 독립투사의 후손들은 개처럼 개 취급을 당하며 고통과 한숨소리 속에서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데 일제의 개가 되어, 졸개와 개다리로 살면서 매국과 매족을 일삼으며 동포들을 괴롭히고 독립투사들을 때려잡던 친일파의 후손들은 호의호식하며 떵떵거리면서 살고 있으니까. 국회에서도 큰 소리를 치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는 지들이 책임진다고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다.

 그래서인지 한국인들은 개처럼 살고 쥐처럼 살아야 잘 산다고 한다. 개처럼 살아야 뼈다귀라도 얻어먹고 쥐처럼 훔쳐야 재산을 모을 수 있다는 말이다. 회사생활을 하기 전에 나도 건설현장(노가대판)에서 일을 했었는데 질이 안 좋은 한국 오야지들 만나 인격무시를 당하면서 힘들게 일만 하고 돈도 못 받으며 엄청 마음고생도 했었다. 사람은 사람답게 살아야 하는데 사람이기를 포기하고 개처럼 살겠다고 마음먹으면 누구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이 글을 마무리하며 나는 내가 제일 숭배하는 중국의 엽정 장군의 시 ‘수인가’를 소리높이 읊고 싶다.
 “사람 나드는 문 꽁꽁 잠기고 개구멍만 활짝 열렸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외치는 소리 ‘기여 나오라, 자유를 줄 테니’, 내 비록 자유를 갈망한다만 사람이 어찌 개구멍으로 기여 나가랴!”
  그렇다, 사람이 어찌 개구멍으로 기여 나가랴! 올해는 개판을 벌이는 개가 되지 말고, 사람마다 오로지 사랑받는 황금개가 되려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이 세상은 더 살갑게 어우러지면서 아기자기 살기 좋아지는 한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17. 12. 30 대한민국 전라북도 대동공단에서
 

[편집]본지 기자  pys0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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