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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특별한 개성과 시세계, 양동남 씨 <문학과 창작>시부문 신인상 수상「하늘 다완(茶碗)」외 3편
[편집]본지 기자  |  pys0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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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03  16: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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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동남 약력 : 연변 출생. 연변대 사범분원 졸업. 중국 연길한글서예협회장 역임. 강원전통예술대전 심사위원 및 초대작가, 청주직지세계문자예술대전 초대작가.
[서울=동북아신문]2019년『문학과 창작』시 부문 신인상에 중국동포 양동남 씨의 「하늘 다완(茶碗)」가 선정됐다.  
  
박제천, 이영신(글), 최금녀 등 심사위원들은 "양동남 씨는 거침없는 상상력으로 우리 민족의 근원이 서려 있는 백두산 천지를 하늘의 차 사발이라고 한다. 천문봉, 백문봉, 용문봉 봉우리를 손을 들어 하나하나 가리키며 서늘한 청자 빛깔, 은은한 백자의 ‘숨결’이 백두산에서 비롯된 것을 일깨워준다.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천지에서 길어 올려 끓인 맑고 깨끗한 차 한잔을 건네주는 느낌이다. 그러는 한 편으로는 바람과 햇살이 있었기에 가능한 우거지된장국의 밥 한 그릇 속에 담긴 ‘하늘이 준 사랑’을 받아들인다. 시인에게는 자연에 순응하는 깊이 있는 인생의 겸허함이 서려 있다. 천지 사방 걸린 데 없는 상상력도 일품이다"고 시평을 했다. 

제1편  
 
'하늘 다완茶碗' 외2편
  
양동남


백두산 천지는 신이 만드신 하늘 다완茶碗,
일필휘지 뻗어나가다, 맺고 끊은
소슬한 한 채의 하늘 문자,
 
송화석 벼루에서 길어올린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고려 청자의 기운, 조선 백자의 숨결,
 
잔설들 빗살무늬로 새겨진 천문봉은
청자빛 마음의 풍경,
구름옷 걸친 톱니무늬 백운봉은
백자빛 넉넉함,
 
하늘 번개무늬 찍힌 용문봉은
그 천년의 꿈,
 
이윽고, 하늘 다완에서 피어오르는 차향,
백두산 천지의 숨결을 담아내는
수묵화 한 점, 그대에게 드리나이다.

 

제2편
우거지된장국 한 그릇 


 
우거지된장국에 밥을 말아 먹는다
코로 빨려들어 오는 밥냄새와
눈동자까지 적셔 주는 된장국 향기,
 
겨울 햇살이 속속 스며 든,
싱그러운 바람을 한껏 들이 마신 속살,
한 여름의 뙤약볕으로 살을 찌운 우거지들,
가을내음에 익어간 밥들이
된장국물을 끼고 서로 뒤엉킨
한 그릇 국밥,
 
국밥을 뜬 숟가락에
김치 한 조각을 얹어 먹는다
그 훈풍의 바람살, 그 햇발의 햇살도 먹는다
 
우거지된장국에 밥을 말아 먹는다
하늘이 준 사랑도 함께 말아 먹는다.


 
 제3편
잔디밭 꿈
 
 
종이냄새 그윽한 윤동주 시집을 읽는다
한 줄 두 줄 읽고 있노라니
어느덧 책 속에 빨려 들어간다
 
글씨 하나하나가 들려주는
작은 소리들이 모여
명동마을 한가운데
백년도 더 된 한옥 한 채를 세운다
 
연두빛 낱말의 물결 속
별을 헤는 어린아이의 야무진 목소리,
바람타고 굴뚝 가에서 들려온다
우물을 들여다보고 부끄러워하는 사춘기 소년,
마루에 앉아 하염없이 동쪽 하늘만 바라보는 청년,
 
어느새 글씨들은 작은 새싹들로 변한다
하나하나 뾰족뾰족 돋아난 새싹들
잔디밭이 되었다
 
잔디밭 풀내음 싱그럽다
잔디밭에 누워 또 다른 꿈을 꾸는 시인을 만났다
원색의 그림 속 내 몸에서도 빛이 솟아났다. 

   
▲ 양동남 서예가 서예작품
 
<당선소감>

시詩, 삶의 매순간이 아름다운
 
 
처음 문학아카데미에 발을 들여 놓고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앞섰다.
 
서예와 캘리그라피 작가로 작품을 작업하면서 동서고금의 시를 두루 접하긴 했으나 작업용도의 감상수준이라 시에 대한 안목이 그다지 높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예로부터 시(詩), 서(書), 화(畵)에 능해야 진정한 서가(書家)라는 말을 서예를 공부하면서 익히 들었던 터라 그냥 공부라도 좀 해보자는 생각에 용기를 갖고 시세계에 천방지축 들어섰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배짱을 한번 쯤 부려보면 어떠리….
 
서론(書論)에는 서(書)를 쉽다고 생각해서도 안되고 어렵다고 생각해서도 안된다라는 설법이 있다. 공부하면서 하나 둘 깨우쳐 가는 중에 시가 서(書)랑 일맥상통 함을 알게 되면서 그 맥락에 귀(歸)해 시쓰기를 해 보게 되었다. 그렇게 깨우쳐 가는 걸음 걸음마다 성취의 즐거움이 더해 삶의 매순간이 아름답게만 느껴졌다. 창작의 고통도 감사함으로 다가왔다.
 
이제 간신히 점 하나를 찍었다. 이제 또 선을 긋고 면을 만들어 가야 한다. 걸음마를 떼기 시각한 햇내기가 가야 할 길은 멀다. 그래서 좋다. 갈 길이 만리이니 그 끝자락까지의 아름다운 삶을 마음껏 누릴 수 있으니 어찌 감사한 일이 아니겠는가.
 
스승께 큰 절을 올린다. 

[편집]본지 기자  pys0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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