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KBS 한민족 방송 <한민족 하나로> (AM라디오 972 MHz )에서 서울시 서남권 글로벌센터 상담사 박 연희가 매주 목요일마다 재한중국동포, 고려인, 다문화 소식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방송시간 매주 월-금 20:05 - 21:00
연출 최홍준, 작가 이은경
출연 박연희(이하, 박), 진행 강준영(이하, 강)

한국에 사는 중국+고려인 동포 소식 4/11 목' 

▲ 박연희 약력 : 수필가, 전동포모니터링단장, 재한동포문인협회 부회장, 수필/수기 백여편 발표. 수상 다수

◆강) 한국에서 일하는 중국과 고려인 동포, 다문화 관련 소식까지 전해드리는 시간, 이주여성 단체 사단법인 <조각보> 박연희 공동대표, 전화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강) 교육통계서비스를 보면, 국내에 온 외국인 유학생은 2014년까지 8만명대였다가 2015년부터 빠르게 늘어서 지난해엔 14만2천명을 기록했던데 나라 별로는 어떻게 되나요?

◇박) 어학연수, 교환학생 등을 제외하고 학위과정만 따져도 8만 6천여명에 이른다. 중국인이 6만 8천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 일본, 미국 등이 뒤를 이었다.

출신국가는 181개 나라로 사실상 전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온다고 봐야 한다. 대학별로 보면 경희대가 5700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양대 등의 순으로 유학생이 많았다.

서울에만 6만 여명이 있다. 대학마다 외국인 학생 지원센터가 생겨나고 정부는 외국인을 위한 한국유학정보 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최근엔 포스텍 대학원에서 인도인이 대학원생 총학생회장에 당선되면서 국내 첫 외국인 학생회장이 탄생했다.

◆강) 외국인 유학생 14만 시대이다 보니 한국 캠퍼스 분위기도 바뀌고 있을텐데?

◇박) 그렇다. 각자의 동기와 목표를 지니고 한국을 찾은 외국인 학생들이 캠퍼스 곳곳에 삼삼오오 모이거나 거닐며 여러 언어로 대화하는 모습은 유학생이 많은 대학들에서는 이제 일상의 풍경이 됐다.

각 대학에는 유학생 단체도 생겼다. 고려대엔 중국인 유학생 단체도 2곳이나 있다. 이 중 한 단체의 온라인 모임에 가입한 회원은 졸업생을 포함해 7000~8000명에 달한다.

물론 고려대에 중국인 학생만 있는 건 아니다. “같은 학과에 터키인도 있고 인도인도 있는데, 다들 공부를 따라가기 바쁘다”고 그는 말했다.

◆강) 대학가 식당과 원룸 분위기도 달라졌다고?

◇박) 그렇다. 대학 주변 거리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학가에 있는 음식점도 ‘국적’이 다양해졌다. 중국 간체로 ‘훠거, 마라탕’이라고 씌어 있는 중국 음식점이 자주 눈에 들어왔다. 중국인이 직접 운영하는 통신서비스 가게도 최근 문을 열었다고 한다. 한 미용실에는 ‘환영 중국 유학생, 중문 가능’이라는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인도 음식점도 많았고, 할랄 음식식당도 들어섰다.

◆강) 주거문화는 어떻게 바뀌었나?

◇박) 유학생은 기숙사와 대학 주변 원룸에서 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같은 나라 학생들끼리 비슷한 곳에 몰려 살기도 한다. 유학생 단체들에서는 전세나 월세 계약서를 쓸 때 주의할 점들에 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한다. 서울대 외국인학생회의 누리집에서도 유학생을 위한 생활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예전 대학가 하숙집의 주인과 학생 관계처럼 유학생들과 끈끈한 정을 나누는 주민도 있다. 부동산중개업을 하며 유학생에게 월세로 방을 임대하는 한 한국인은 “집에서 여러 유학생과 함께 살고 있는데 졸업하고서 세관원이 된 중국인 학생과는 지금도 자주 연락을 주고 받는다”며 “지금 함께 사는 유학생도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강) 그렇군요... 한국에 사는 유학생의 가장 큰 고민은 뭘까?

◇박) 고향과 가족을 떠나 낯선 땅에서 보내는 유학 생활은 힘든 점이 많다. 언어장벽은 가장 먼저 닥친 문제다. 영어 전용수업이 늘고 있지만, 대부분 한국어로 수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수업을 듣고 시험을 치르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한국어나 영어로 써야 하는 시험 답안에 유학생이 자신의 모국어로 답을 써내 난감한 경우도 있다.

◆강) 저부터도 강의 시간에 무심코 한 말에 외국인 유학생이 문화 차별을 느끼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박또박 천천히 말하고, 복잡한 말이나 설명은 되도록 쓰지 않으려 애쓰고 있습니다만...
많은 유학생들에게 학비와 생활비 마련이 가장 큰 고민거리 아닌가요?

◇박) 그렇다. 유학생 비자를 변경해 아르바이트를 알아보는 학생도 있고, 일부 유학생들은 방학 때 등 귀국할 때 한국제품을 대량으로 사들여 고향의 지인들에게 팔아 부족한 학비와 용돈을 보충하기도 한다.

그리고 한국 음식도 유학생이 겪는 어려움 중에 하나다. 한 서양인 유학생은 “지금은 번데기 빼고 한국 음식을 두루 좋아하지만 유학생활 초기엔 네팔에서 발효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어 한국 음식을 먹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특히 이슬람 율법이 허용하는 ‘할랄 음식’을 가려 먹는 무슬림 유학생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도 말한다.

◆강) 그렇군요... 이번에는 한국정부의 동포정책을 돌아본 토론회 소식을 전해준다고?

◇박) 네, ‘2019多가치포럼 대토론회’가 동덕여대 김윤태 교수, (사)한국이주동포정책개발연구원 곽재석 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국회의원회관에서 <정부동포정책 현황과 개선과제>라는 주제로 열렸다.

김정룡 多가치포럼 대표는 “1999년 재외동포법 시행이후 20년 동안 정부의 동포정책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전제하고 나서 “친서민적인 문재인정부가 들어선 이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동포 6주 기술교육 제도를 폐지하고, 기존의 만 25세 이상부터 발급해오던 방문취업(H-2) 비자를 만 18세 이상부터 발급하고 또 독립유공자 가족 귀화시험면접 불합격자에게도 국적부여, 동포출신을 법무부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서 “특히 법무부가 오늘, (4월11일)부터 중국동포와 화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외국인등록증 ‘한글이름 병기’는 동포사회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강) 그밖에 어떤 이야기가 나왔나?

◇박) 대토론회는 신정아 한신대학교 교수가 <한국드라마의 조선족 재현문제>, 박정해 변호사가 <동포사회의 지각변동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역할>, 성치원 광명문화연구원 연구위원이 <사례연구를 통해 바라보는 동포정책의 방향성에 대하여>를 주제로 발표했다.

홍동우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체류관리과 사무관, 전춘화 홍익대학교 교수, 김우경 미래와 세대 대표, 김정룡 多가치포럼 대표 등이 지정토론에 나섰고 좌장은 박경태 성공회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신정아 한신대학교 교수는 “‘청년경찰’ 등 여러 편의 영화에서 조선족을 범죄자로 각색하고 여러 드라마에서도 조선족을 같은 캐릭터로 등장시키는 현상은 아무리 상업성 측면이라고 하지만 우리 사회가 소수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으로 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함부로 비하하고 매도해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깔려 있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박정해 변호사는 “정부가 조선족을 경제적인 측면으로만 접근하다보니 외국 인력대상으로 관리해온 것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켜왔다. 특히 잘못된 것은 조선족사회 내부를 계층화시킨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조선족에게 동일한 비자를 발급하여 계층화를 없애고 불편없이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게끔 정책적으로 제도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이번 토론회에서 눈길을 끈 점이 있었다면서?

◇박) 그렇다. 광명문화연구원 성치원 연구위원의 ‘제기차기’연구였다. 현재 재한동포사회 제기협회 회원은 천명을 넘어서고 있고 주말이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조직적 지원이 이뤄진다면 동포들의 민속 문화 활동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 성치원 박사의 생각이다. 민속항목인 제기차기연구는 동포사회에 대한 전면적인 연구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강) 중국동포 관련 책이 발간됐다면서?

◇박) 최근 서울 강남 도산기념관 강당에서 책 <코리아타운 사람들> 북파티가 열렸다.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재외동포는 750만, 해외 각 지역에 코리아타운을 이루면서 살아가고 있다. 코리아타운은 '삶의 한국학' 현장이라는 관점에서 코리아타운을 스토링 텔링 해보자는 취지로 한 권의 책으로 엮어진 <코리아타운 사람들>은 해외 각국의 특색있는 코리아타운과 그것을 이루어낸 활동가들을 소개했다.

총 3부로 구성된 <코리아타운 사람들>은 한국 외국어대학교 임영상 명예교수, 주동완 부교수 외 미국, 일본, 국내 등에서 활동하는 학자, 활동가 18명의 저자가 참여했다. 제1부는 코리아타운과 시민단체들, 제2부 재외한인사회와 연구소, 연구학회, 제3부는 ‘코리아타운과 스토리텔링’으로 코리아타운에 소재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콘텐츠 발굴을 위해 코리아타운을 일구어온 원로들의 삶을 ‘스토리텔링’으로 엮어 코리아타운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다.

◆강) 응급 상황에 처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119에 구조 요청을 하지 못해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고?

◇박) 그렇다. 언어 장벽으로 119에 전화를 걸지 못하기 때문인데 현재 운영 중인 화상 전화신고나 문자신고 등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119센터는 외국인이 전화로 신고를 하면, 접수를 받은 직원이 다시 외부 통역 기관에 전화를 걸어 3자 통화로 신고를 접수합니다. 하지만, 위급 상황에서 바로 통역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런 방법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많습니다.

경기도 다양성 소통조정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 결과, 사고 현장을 직접 보여주는 방식의 119 화상 전화 신고나 119 신고 서비스라는 스마트폰 앱이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되도록 하자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강) 이번에는 고려인동포 눈물을 닦아주는 분들을 소개해 준다고?

◇박) 고려인 4천여 명이 모여 사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에서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수호천사가 있다. 바로 무료 법률지원단이 그 주인공이다.

법률단 단장은 강행옥 변호사가 맡고 있고, 김경은, 김나윤 등 12명의 변호사가 참여한다. 지원단 출범 후 정강희, 김사헌 등 노무사도 가세해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문제를 돕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매주 월요일 고려인마을의 진료소 앞에서 무료법률상담을 펼친다. 고려인들은 임금 체불부터 소송·비자 문제까지 양한 사정을 털어놓는다.

◆강) 고려인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러시아 연해주 일대에서 이주한 한인들로, 1937년 스탈린 시절에는 중앙아시아에 강제 이주하면서 힘들게 살았는데... 2000년대 이후 조부나 증조부 고향인 한국에 왔지만, 한국어가 서툰데다 한국 국적을 얻지 못한 경우도 많아 범죄에 취약하지 않나?

◇박) 그렇다. 고려인마을에 법조인의 도움이 시작된 것은 2017년 5월. 고려인 3세인 리모씨 등 3명이 브로커에게 속아 천여만원의 피해을 받는 사건이 발생하면서다.

재외 동포법상 고려인 3세까지만 영주권을 주고 4세부터는 외국인으로 분류하는 점을 노린 사기였다. 피해자들은 당시 "자녀들이 영주권을 받게 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돈을 건넸다가 돌려받지 못했다.

이 소식은 광주 YMCA 시민권익변호인단에서 무료 변론 활동을 해온 강행옥 단장 귀에 들어갔다. 강 변호사는 곧바로 고려인마을을 방문해 무료소송을 해준 끝에 리씨 등의 돈을 찾아줬다. 강 변호사와 동료변호사들이 고려인마을로 활동영역을 넓힌 신호탄이었다.

법률지원단은 지난해 말까지 총 590여건의 무료지원을 해줬다. 강행옥 단장은 "고려인 대부분이 변호사 선임료 조차 대기 힘든 형편"이라며 “어렵게 사는 동포를 지켜주려는 사람이 많다는 걸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 오늘도 국내 체류 중국과 고려인동포, 다문화소식을 전해준 이주여성단체 <조각보> 박연희 공동대표, 고맙습니다.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