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馬遠 [황하역류] 비단에 연한 색. 26.8×41.6cm. 송나라. 북경 고궁박물관 소장
그다음 해결사로 등장한 사람은 곤의 시신에서 튀어나온 용이 변해 사람이 되었다는 전설의 사나이 ‘우’이다. ‘우’는 치수사업의 사명을 띠고 태어난 사람답게 오로지 치수에 매달렸다. 흙을 나르고 도랑을 파느라 손발에는 굳은살이 박이고 정강이는 털이 날 새가 없어 반질반질했다. 오죽하면 13년 동안 한 번도 집에 들르지 않을 정도였을까. 결국 ‘우’는 갖은 고생 끝에 치수에 성공하여 왕위에 오른다.   똑같은 물을 다스리면서도 ‘곤’은 실패하고 ‘우’는 성공했다. 이유는 자연에 대한 이해이다. ‘곤’은 무조건 흙으로 물을 막으려고 했지만 ‘우’는 달랐다. 그는 억지로 물길을 막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물길을 타서 흘러가게 했다. 물길을 분산시켜 힘을 약화시켰던 것이다. 현명한 ‘우’는 사람이 함부로 자연에 대항하여 맞서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실천한 것이다.   사람의 마음도 흐르는 물과 같다. 억지로 강요하면 황하가 역류하듯이 역반응을 보일 수 있다. 마음도 길을 내야 한다. 그 길은 감동을 주고 설득을 시켜 공감을 이끌어 내는 길이다. 그 물길 중의 하나가 역지사지이다. 그리고 진실이란 물길을 내야 만 이 마음이 강둑을 넘지 않고 흘러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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