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야기/천숙]마음은 흐르는 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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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야기/천숙]마음은 흐르는 물과 같다
  • [편집]본지 기자
  • 승인 2019.04.1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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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숙 약력: 중국 벌리현 교사 출신. 집안 심양 등지에서 사업체 운영, 재한동포문인협회 수필분과장. 수필, 시 수십 편 발표. 동포문학 수필부문 최우수상 등 수상.
[서울=동북아신문]물은 생명의 원천이다. 사람은 물론이고 많은 동물과 식물들도 물을 떠나 살 수가 없고, 풍부한 수원을 소유한 지역을 중심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때로는 물은 한 순간에 인간의 모든 것을 파괴하기도 한다. 예로부터 인간의 삶에 있어서 물을 다스리는 일은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물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면 세상은 혼돈에 빠질 수밖에 없다.  

물속에서 용이 꿈틀거리는 것일까? 강물이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남송(1127~1179)시대의 궁중화가였던 마원(馬遠)이 그린 ‘황하역류’는 8백 여년 전의 쓰나미 현장을 보고 있는 듯 생생하다.
 
황하는 세계 4대 문명 황하문명의 젖줄이었고 중국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런데 예부터 홍수피해가 심했다. 황하의 홍수로 인해 3년에 한번은 둑이 터지고 그 토사가 쌓여 강 상류로 물이 역류하는 현상이 발생하였는데 이 때문에 파충류가 극성하여 사람들은 지상에 살지 못하고 나무 위나 동굴에 집을 짓고 살았다. 화가가 살던 남송시대까지 강가에 산 사람들이 홍수피해를 많이 입었다. 이 그림은 자연을 어떻게 다스렸는지에 대한 역사의 발자취를 되새기는 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중국 신화에는 ‘곤鯤’과 ‘우禹’가 물을 어떻게 다스렸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 온다. 그들의 치수(治水)방법은 전혀 달랐다.
 
‘곤’이 선택한 치수방법은 흙으로 둑을 쌓는 것이었다. 아무리 둑을 높게 쌓아도 폭우가 한번 쏟아지고 나면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무너지면 쌓고 무너지면 또 쌓는 일을 9년이나 되풀이 했지만 결국 치수사업 실패의 책임을 지고 죽임을 당한다.
 
▲ 馬遠 [황하역류] 비단에 연한 색. 26.8×41.6cm. 송나라. 북경 고궁박물관 소장
그다음 해결사로 등장한 사람은 곤의 시신에서 튀어나온 용이 변해 사람이 되었다는 전설의 사나이 ‘우’이다. ‘우’는 치수사업의 사명을 띠고 태어난 사람답게 오로지 치수에 매달렸다. 흙을 나르고 도랑을 파느라 손발에는 굳은살이 박이고 정강이는 털이 날 새가 없어 반질반질했다. 오죽하면 13년 동안 한 번도 집에 들르지 않을 정도였을까. 결국 ‘우’는 갖은 고생 끝에 치수에 성공하여 왕위에 오른다.
 
똑같은 물을 다스리면서도 ‘곤’은 실패하고 ‘우’는 성공했다. 이유는 자연에 대한 이해이다. ‘곤’은 무조건 흙으로 물을 막으려고 했지만 ‘우’는 달랐다. 그는 억지로 물길을 막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물길을 타서 흘러가게 했다. 물길을 분산시켜 힘을 약화시켰던 것이다. 현명한 ‘우’는 사람이 함부로 자연에 대항하여 맞서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실천한 것이다,
사람의 마음도 흐르는 물과 같다. 억지로 강요하면 황하가 역류하듯이 역반응을 보일 수 있다. 마음도 길을 내야 한다. 그 길은 감동을 주고 설득을 시켜 공감을 이끌어 내는 길이다. 그 물길 중의 하나가 역지사지이다. 그리고 진실이란 물길을 내야 만 이 마음이 강둑을 넘지 않고 흘러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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