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조선민족단체장계열취재 3]연변조선족전통음식협회 김순옥 회장

▲ 연변조선족전통음식협회 김순옥 회장
[서울=동북아신문]연변조선족전통음식협회 김순옥 회장은 이 협회의 발기인이다. 그는 연변지역을 중심으로 한 200개 회원사들과 함께 우리 음식의 대중화를추진하고 있으며 연변조선족자치주정부로부터 여러차례 선진사회단체, 우수사업자로 표창을 받았다.

조선족음식, 또는 쉽게 통틀어 한식이라면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MBC드라마 대장금을 떠올린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대륙에서도 한류열풍을 몰아온 장본인이라 할 수 있다. 대장금의 주인공 이영애는 일약 중국에서 가장 뜬 한류배우로 부상하였고 한국 국가 정상연회에까지 모습을 드러내는 슈퍼 스타가 되었다. 2003년 후반기에 상영된 대장금은 천민의 신분으로 궁녀가 되어 보양식의 대가로, 최고의 요리사가 되고 숱한 남자 의관을 물리치고 임금의 주치의가 되고, 훗날에는 ‘대장금’이라는 호칭까지 부여받았다. 대장금은 중종으로부터 쌀과 콩을 선사받았으며 중종이 마지막까지 자신의 몸을 맡겼을 정도로 신뢰를 한몸에 안은 의원으로 역사에 기록 되었다.

▲ 연변조선족민속식품전시관에서 전시를 하며 제자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김순옥 회장
전통문화와 한방의학을 결부한 궁중음식은 일시에 한식세계화를 밀어붙이는 촉매제가 되었고 한국정부는 급기야 한식세계화 10년 계획과 공공기관인 한식재단까지 출범하는 야심찬 포부를 내비치기도 했다. 따라서 해외의 한식붐도 세차게 일어났고 조선족전통음식협회는 한식세계화의 선구자로 주목받았으며 세인들이 주목할만한 거대한 성과들을 올리게 되었다.

Q : 바쁘신 와중에 시간을 내주셔서 감합니다. 제가 알기로는 김회장님은 원래 법조인 출신인데 어떻게조선족음식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까?

A : 저의 어릴때 꿈은 의사였습니다. 법조계에서 20여년 근무하고 퇴직을 하자 못다이룬 꿈이 아쉬웠지요. 그리하여 영양학을 자습하여 고급영양사 자격을 취득하였지요. 그리고 연길모아산기슭에 요양원을 세웠습니다. 많은 성인병환자와 암환자들이 식이요법으로 치유되는 것을 직접 체험하였습니다. 이것이 바탕이 되어 ‘질병과 식이요법’(연변인민출판사, 2008)이란 책을 펴냈습니다.

▲ 문재인 대통령 부부의 접견을 받은 김순옥회장 부부(왼쪽, 오른쪽)
Q :  그 당시만하여도 한식 관련 모든 것이 백지에 불과했지요. 한식당은 여러군데 많았지만 정부가 인정하는 자격증을 가진 조리사는 없었지요. 이 모든것의 첫 시작이 한식요리전문단체를 세우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하여 2006년 7월, 연변조선족전통음식협회가 발족한 것이겠지요. 

A : 그렇지요. 협회를 세우고 나니, 한식을 배우려는 중국인들이 몰려왔습니다. 이번에는 교재가 없는 것이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2008년부터 이듬해까지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가면서 중국어와 한국어 대역으로 된 ‘조선족 전통요리’, ‘조선족전통김치’ 등 요리책을 출간했습니다. 교재용 요리책이 전국에 발행되자 베이징, 상하이, 하얼빈, 내몽고, 광저우 등 지역에서 한식당 창업을 위해 찾아오는 사람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전문학교 설립이 시급했고 강사를 구하는 것이 필수조건이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노력한 끝에 2010년 11월, 한국aT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연변한식요리강사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하고 강사를 지원,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 위탁하여 조선족들이 요리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협회의 특별한 한식교육 아이디어는 지금 세계적 범위로 확대 되었으며 한식세계화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김순옥회장이 편찬한 전통요리 책자
Q :  김 회장님은 늘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력으로 돋보입니다. 한국 정부에 적극 요청하여 연변에 한식요리학교를 세울 것을 극력 추진 했다지요? 

A :  쉽지 않은 일이었지요. 끝내는 밀어붙이기식으로 2011년시골인 연변에다 한식 교육기지를 세웠습니다. 중국 최초의 한식요리 전문학교입니다. 그 다음 한식요리의 교육기반을 조성하여 체계적인 한식교육과 실천이 급선무였습니다. 조선족요리가 정규화 되어가는 가장 중요한 조치지요.

Q : 현재 연변대학에 학부 과정에 선택과목으로 한식요리가 있지요. 총 5학점으로 조리교육이 3학점, 한식문화교육이 2학점입니다. 그 실행 역시 쉽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이러한 중요한 발상은 어떻게 나왔습니까?

A : 당시만 하여도 연변에는 전통적인 한식요리를 배울 기반이 없었습니다. 조선족요리가 우수하지만 실천과 이론의 결합은 향후 사업이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필수 과정입니다. 이러한 생각에서 한식재단을 설득하여 한식, 또는 조선족음식이 가장 보편화되고 발전할 수 있는 현실성과 향후 잠재력이 있는 연변을 한식세계화의 중점지역으로 인식시켰고, 연변대학교라는 지역적 우세를 이용하여 연변대학에 한식요리양성센터를 세우고 한식요리를 본과생들의 정규과목에서 선택과목으로 지정, 5학점을 부여하였습니다. 당시 한국에서 한식세계화 해외 지역을 선정하는데 전 세계 7개 유명 대학이 후보군에 올랐습니다. 연변대학은 중국에서 한식학과를 정규과목으로 설치하였으며 이는 조선족 한식교육기반을 다진 것이지요.

Q : 이것을 시작으로 한식 또는 조선족요리에 관한 일련의 사업이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 : 네. 지금 보면 이것이 가장 중요한 발자국이 되었습니다. 대외로는 한식요리 아카데미를 설립하여 주말, 평일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강습을 진행하였습니다. 단순한 강의가 아니라 창업이라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많은 중국인이 참가했습니다. 이들에게 냉면, 불고기, 비빔밥 등은 인기가 매우 높습니다. 한식요리를 배운 뒤 바로 한식당 가게를 꾸리는 쪽으로 많이 성공하였습니다.

▲ 강의를 하고 있는 김순옥 회장
한식보급은 이렇게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한다. 조급한 것도 무리요, 인위적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무리인 것이다. 한식요리를 보급하면서 우리 조선족요리에 대한 발굴과 정리가 하나의 과제로 다가왔다.

Q :  조선족요리 관련 작업은 오래전부터 진행한 것으로 압니다. 결과적으로 어떻게 되었습니까?
A :우리 협회와 한국 한식재단에서 공동으로 완성한 프로젝트입니다. 협회 산하기구로 연변조선족전통음식연구소를 2014년에 설립했고요. 이러한 학술적 작업은 우리로서는 처음 하는 일이었지요. 3개월 현장 조사를 했습니다. 조선족전통음식원형발굴 작업입니다. 총 100여가지 조선족요리를 정리했습니다. 이러한 정리사업을 기초로 협회는 중점사업으로 업종표준화에 눈을 돌렸습니다. 우선 지역성을 띤 길림성지방표준부터 시작했지요.

현재 연변의 조선족음식 중 김치, 냉면, 돌솥밥, 떡, 삼계탕 등은 이미 길림성 지방표준이 정해졌다. 우리 연변에서도 조선족음식산업을 외친지 퍽 오래 됐으나 구체적인 작업은 없었고, 또 실직적으로 추진하는 업체나 기구가 별반 보이지 않은 그때 지방표준 설정은 조선족음식이 규범화, 산업화로 갈 수 있는 지름길을 마련한 셈이다.

Q :  협회 사업으로 기관지, 책자도 발간하였지요?
A :2016년에 협회 기관지로 (계간) ‘조선족전통음식’을 출간했습니다. 또2년에 한번씩 ‘연변맛집가이드북’도 발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식재단과 협력하여 ‘연변조선족음식을 담다’라는책자도 출판하여 조선족전통음식의 원형발굴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 연변대학교 식품•외식경영최고경영자과정 제2기 졸업생 수료식에 참석한 김순옥 회장(가운데).
연변조선족전통음식협회는회원사에게 필요한 교육, 요리실습, 대외교류의 창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리는 동시에 세계적인 한식보급과 교류의 창의성을 내놓은 한식세계화의 선구자이다. 연변조선족전통음식 협회의 발상과 적극적인 추진하에 ‘세계한식총연합회’가 2013년 연길에서 발족, 출범행사를 거행하였으며, 김순옥 회장은 2016년 세계한식총연합회 제2대 총회장으로 당선되었다.

Q : 우리 조선족 음식의 보급이나 산업화는 장기적인 과업이지만, 어떠한 일이든 단기와 장기 목표가 병행되어야 하겠지요. 협회 차원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요?

A :막대한 책임감을 늘 느끼고 있습니다. 비빔밥이 세계적인 기내식이 되듯 여러면에서 세계화의 가능성이 보여지고 있습니다. 한식은 육류보다는 채소나 해산물을 주로 사용하기에 저칼로리, 요즘 유행어로 말하면 웰빙음식이지요. 기름에 튀기는 것보다 숙성을 추구하고 찌거나 삶는 건강형 조리법을 사용합니다. 우리 연변조선족음식 역시 이러한 맥락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곁에 두고 있으며, 중국인들은 이미 한식의 매력에 빠져 있습니다. 연변조선족음식의 보급은 판매의 새로운 플랫폼이 급하지요. 중국인에게 한식을 강의하고, 그들 지역에 가서 가게를 꾸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현재의 발달한 유통 수단과 포장기술을 충분히 이용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연변조선족전통음식협회는 중국의 거대요리 플랫폼인 ‘중국 좋은 식자재화죠대회’와 손잡았습니다. 금년 4월제4회로 하얼빈에서 열리며 중국 수백개 음식업소가 참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연변조선족음식의 거대한 자원을 바탕으로, 우리는 식재료 도시합작파트너 자격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리 조선족의 식재료가 전 중국에로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만든 것입니다. 연변의 수십개 음식업소가 참가하게 되며, 우리는 조선족음식의 새로운 황금시기를 맞이할 것입니다.

Q :이번 인터뷰의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조선족음식이 중국 조선족경제의 주요한 버팀목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오래전부터 갖고 있었고요. 우리 조선족언론도 조선족음식의 산업화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

A : 네. 이번 지면을 통하여 한국 한식업계의 동인들, 그리고 많은 한국인들이 조선족음식의 보급에 참여하고, 또 우리의 이러한 실천에서 한식 세계화를 위한 좋은 아이디어를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중국조선족기업가들> 인터뷰는 해란강닷컴과 동북아신의 공동주최로 이어집니다.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