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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시/리문호]나의 발걸음
[편집]본지 기자  |  pys0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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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2  13: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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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문호 프로필: 70년대 <연변문학>으로 시단 데뷔. 2007년 8월 26일 11회 연변 지용제 정지용 문학상 수상, KBS성립 45주년과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망향시 우수상 두 차례 수상. 연변작가협회 회원, 료녕성 작가협회 회원, 심양조선족문학회 부회장 역임. 심양 시조문학회 부회장. 재한동포문인협회 이사. 시집 <달밤의 기타소리> <징검다리> <자야의 골목길><팔공산 단풍잎(한국 학술정보(주)에서 출판)><다구지길의 란><료녕성조선족 시선집(리문호편찬)>가 있음.

나의 발걸음

나는 지금 걷고 있다 그처럼
부모님께서 망국의 설음을 품고 떠난
모국의 골목길, 인행로, 산야를 걷고 있다
낯 설은 거리를 고독한 그림자로 걸어도
많은 나 같은 발걸음이 있어 외롭지 않다

나는 걷고 있다 대륙에서 태어나
이제는 늙어 반도의 이 땅을 밟고 싶어 걷고 있다
이방인으로 눈살 까는
협소하고 무지한자들의 멸시를 받으며
금수강산이 사랑스러워 걷고 있다

나는 걷고 있다 가고 픈 곳이 어딘지도 모른다
태어 나면 걸어야 하기에 걷고 있다
죽지 않으면 걸어야 하기에 걷고 있다
사랑스런 곳을 찾아 걷고 있다

백두산맥 어느 집안이라는 두메산골
방랑의 한이 서린 길 어느 세집에서 태어나
걷기 위해 기여 다니기 시작했다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모르고
누구의 발걸음을 이어가는지 모르고
이 발걸음이 어디서 이어 왔는지 모르고
몽롱한 발걸음을 띠기 시작했다

높은 하늘, 광활한 대지, 망망 대해에
가득한 신화, 많은 전설 속의 발자국
다 지워 지고 찾지 못할 발자국을 이어
태백산, 연산 산맥, 백두 대간으로 뻗어 일어선
웅집한 군체의 흐름 속에서 걷고 있다

아득한 역사 도도한 혈육의 흐름
굽이굽이에 널려 사라진
해골의 무지, 살상의 현장은
푸른 하늘만 알고 있을 뿐
길고 긴 처절한 여정에서
멸망하지 않은 족속의 발자국
얼마나 많은 피와 주검이 떠밀었나
거룩하고 영용하게 이어 온 발자국이었다

발자국 마다에 메아리 치는
왜래 침략을 막는 육박전의 함성,
포연의 아우성 소리
그리고 폭탄과 총탄이 울부짖는
동족 살상의 처렬한 원한성
나는 진저리 나던 이 땅을 걷는다

귀전에 울리는 그 잔인한 소리를 들으며
평화의 염원에 불타는 발걸음을 걷는다
세계 방방곡곡으로 이어 나간 발자국
그 발자국 마다 자유 평화의 신기루가
화려한 강산에 펼쳐 지기를 기원하며
나는 걷고 있다, 이 땅에서

비록 외롭지만 걷고 있다
한줌의 흙도
초목의 슬픔도 미소도 사랑스러워
아, 걷고 있다

2019,7,1 서울에서

[편집]본지 기자  pys0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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