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측천이 허경종에게 말했다.
    이 세상 그 어떤 법규라도 영원히 고정불변한것이 없나이다. 그 누가 이 법규를 감히 
건드리고 개변시키려 한다면 꼭 변화기 마련이나이다. 그것은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적
응력이 아주 강하기에 새로운 법규가 나오면 인츰 습관될수 있기때문이나이다. 이 무씨도 
이런 면에서 례외가  아니옵나이다.
    무측천은 어명을 내려 년호를 상원이라 고쳤다. 이는 새로운 시작이였다. 상원 원년(674
년)을 시작의 표지로 새 조복을 갈아입은 백관들이 조회때 줄줄이 늘어서니 그야말로 온 대
전이 휘황찬란해졌다. 이는 저명한 녀의관인 무황후의 걸작이였다. 무측천을 새롭게 《천
후》로 칭했다. 백관들은 매번 조회를 시작하기전에 높은 소리로 세번 《천후!》라고 웨쳤
는데  우뢰같은 그 소리에 대전이 막 떠나갈듯했다. 이러한 새로운 기상은 일련의 조치에 
의해 이루어진것이였다. 한마디로 전략상에서 대전의 모든 일은 순리롭게 진척되여갔고 돌
궐련맹은 이미 와해되였다. 건봉 2년, 영국공 리적이 고려에서 대승리를 획득하여 3만명의 
고려인들이 압록강을 건너 중국에 진출하였다. 함흥 4년 석월, 돌궐왕이 장안에 공물을 바칠
것을 건의해왔다.
    무황후는 대전의 령수의 직책으로 이 모든 국면을 접수하고 처리했다.
    무황후는 새롭게 시작되는 휘황찬란한 신시대에 심취하여 대전의 기상에 비교적 조화적
인  관용을 베풀었다.  그녀는  명을 내려 장손 무기의  관직과 작위를 회복시켰고 시체를 
남방으로부터 옮겨오게 하여 태종의 무덤옆에 매장하게 하였다. 심지어 무황후는 장손 무기
의 장례에 친히 참가하였다. 장례식에서 이미 반백이 된 부녀인 무황후는 엄연한 기색으로 
말했다.
    력사의 흐름은 그 누구도 막을수 없나이다. 만약 그 누가 력사의 흐름에 거역하면 죽음
을 면하지 못할것이나이다. 태종은 대전의 충복이였나이다. 그러나 그는 만년에 길을 잘못 
걸어났이다. 사람은 한번 죽으면 다시 살아날수 없나이다.
    무황후는 길게 탄식했다.
    장례식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은 무황후의 이 말을 귀담아들을수 있었다.
    무황후는 고종에게 드리는 상주서에 열두종목이나 되는 위대하고 걸출한 정치경제개혁
계획을 봉정했다. 이 열두종목계획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통찰력과 유효하고 과단적
인 결책이였다. 그중의 내정과 외교에 관한 일련의 세밀한 사유는 무황후의 특이한 점을 보
여주었다. 그러나 상주서에는 녀인의 천성적인 허영심과 랑만, 심지어  빈약한 부분도 없지 
않았다. 만약 농업과 잠업을 촉진하면 땅세를 경감하고 부역의 부담을 덜어야 했지만 이러
한 개혁은 다 왕공대신이하의 백성들한테만 속하는것으로서 백성들을 위해 모든것을 경감시
킨다는것은 신화에 불과했다. 그 리유는 더욱 황당했다.
    고종은 인젠 무측천의 괴의하고 특수한 처사에 습관되였다. 고종의 순복은 일정한 정도
에 도달하여 대전강역의 확대, 축소에까지 전혀 관심이 없었다. 고종이 무황후를 제일 처음 
무서워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다음부터는 번마다 량보하고 뒤걸음치다보니 저도 모르게 황
제의 모든 직위를 상실했다. 결국 강산을 무황후에게 맡기는것과 같았다. 고종은 이미 오래
동안 조회에 나가지 않았다. 그리고 무황후와 사랑을 나누어본적도 인젠 아득한 옛일이였다. 
고종과 무황후는 잠자리를 가른지도 1년남짓이 되였다. 고종은 사랑유희에 대해 인젠 아무
런 흥취도 가지지 않았다. 무황후는 자기의 정치에 눈코뜰새없이 보냈고 고종은 몸이 쇠약
해질대로 쇠약해져서 온종일 룡침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창밖의 청회색 하늘과 기와고랑에  
뚝뚝 떨어지는 비방울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고종은 인젠 만사가 귀찮았고 앞길이 멀지 않다
는걸 알고있었다. 다만 고종은 태자와 이야기를 나눌 때만이 언어장애가 없이 순통하게 말
할수 있었고 활기를 띠였다. 태자는 병약하고 고독한 고종에게 있어서 유일한 위안이였다.
    고종은 천근같이 무거운 머리를 겨우 쳐들며  태자에게 물었다.
    밖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였느냐?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았나이다. 모든것이 다 좋아지고있나이다.
    태자가 대답했다.
    무황후의 상주서를 받아쥔 고종은 한번 쭉 훑어보더니 웃으면서 말했다.
    정말 위대한 계획이도다. 너의 어머니는 정말 비범한 녀인이도다.
    부왕, 지당한 말씀이옵나이다. 무황후는 대단한 녀인이옵나이다.
    태자홍이 말했다.
    고종은 상주서를 한켠에 내던지며 말했다.
    무황후는 천재이도다. 이처럼 좋은 청을 내가 왜 반대하겠느냐? 난 모든걸 다 동의하겠
도다.
    무황후의 상주서는 대단하나이다. 그러나 부왕, 부왕께선 인젠 정말 조회에 나가지 않나
이까? 
    고종은 일종 특이한 눈길로 아들을 주시하면서 대답했다.
    태자, 이 부왕이 조회에 나간다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도다. 태자의 어머닌 정말 천재이
도다.  무황후만 있으면 모든 일이 풀리니라.
    리홍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고종이 먼저 침묵을 깨드리면서 
아들에게 말했다.
    그러나 천재라 하여 모두 유익한것이 아니도다. 사람이 나쁘면 모든것이 나쁘게 되는 
법이노라.  태자의 어머니는 다른 사람에게 두려움을 주는 녀인이도다.
    리홍은 의연히 묵묵부답이였다. 갑자기 태자홍이 입을 열었다.   
    무황후가 사람을 죽였나이다.
    순간 고종은 흠칫했다. 그는 태자홍이 그 어떤 기억을 더듬는것을 인츰 보아냈다.
    태자홍의 귀가엔 녀동생의 자지러진 울음소리가 막 메아리쳐오는듯했다. 딱히 무어라고 
형용할수 없는 다급한 숨소리, 필사적으로 발악하는 그 모습, 마지막으로 마구 뒤죽박죽이 
된 혼잡한 소리가 지금도 귀가에 쟁쟁하다.
    태자, 왜 그러오?
    고종은 태자의 창백해진 얼굴을 쳐다보며 공포에 질러 물었다.
    무황후의 마음속엔 어떤 사람의 수명은 이미 날 때부터 결정되였다고 생각하는것 같나
이다.
    태자홍은 정색하여 말했다. 그리고 다시는 입을 열지 않았다. 무거운 침묵이 또 부자간
에 오갔다. 고종은 아들을 한동안 주시했다. 그는 아들의 복잡한 심정을 리해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태자홍은 자기를 바라보는 부왕의 두눈에 이슬이 맺힌것을 분명 보았다.
    고종은 아들의 손을 잡고 말했다.
    사람의 일생은 어떤 땐 아무런 의의도 없고 한낱 꿈에 지나지 않는다는것을 문뜩 느낄 
때가 있도다. 왕도 역시 마찬가지도다. 부왕이 오래동안 황제가 되여 이토록 많은 죄를 진것
과 마찬가지이노라. 혹시 부왕이 황제로 된것부터가 잘못된 일인것 같도다. 나는 황제로서가 
아니라 한 시인에 불과하도다. 내가 돌아가신 부왕의 령전앞에서 즉위할 때 저수량이 어깨
를 들먹이고 반나절 운 원인을 오늘에야 똑똑히 알게 되였도다. 그 울음은 바로 나의 실패
한 운명에 대한 예고였도다. 태자, 지금 나의 말을 듣고있느냐?
    부왕, 이 태자가 듣고있나이다.
    난 한 녀인을 사랑했도다. 그녀는 비구니였는데 운명이 정말 비참했도다. 그녀는 나의 
부왕이 죽게 되자 함께 순장품으로 되여야 할 운명이였도다. 나는 그 녀인가 가련하고 불쌍
했으며  진정 사랑하였도다. 난 진정 그녀의 운명을 슬퍼하고 근심하였고 불행을 동정하였
도다. 그리고 그녀의 드넓은 흉금과 능력, 나에 대한 안위에 진심으로 탄복하고 감사해하였
도다.
    지금 부왕께선 저의 어머니 무황후의 이야기를 하고있는것이 틀림없나이다.
    태자홍이 말했다.
    난 정말 진정한 사랑에 도취되였고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였도다. 사실 그때로부터 나
의 제왕생애는 쇠퇴해지기 시작했도다. 나의 진실한 마음은 그녀의 지혜에 의해 결국 상처
를 받았고 모든것이 실패하였도다. 나는 한 시인으로선 적합했지만 황제로는 되지 말아야 
했는가부다.  내가 한 시인으로서가 아니라 황제로서 동분서주하면서 꿈속에서 소스라쳐 깨
여났을 때는 모든것이 이미 끝장난 다음이였도다.
    부왕!
    태자홍이 높은 소리로 웨쳤다.
    태자, 자네는 자기가 무얼 해야 한다는것을 똑똑히 알아야 하느리라. 난 인젠 늙고 병들
어서  나의 앞날이 멀지 않았다는것을 잘 알고있느리라. 그러하오니 태자께서 나를 대신하
여야 하느리라. 대전은 리씨의것이노라. 이 성은 죽어도 개변할수 없도다. 그리고 우리도 자
기 성을 개변할 그 어떤 리유가 없는것이도다. 태자와 나의 성씨는 우리가 결정한것이 아니
도다. 태자, 나의 말뜻을 알만하느냐?
    부왕, 태자는  모든 뜻을 알만하나이다. 꼭 명심하겠나이다.
    리홍이 말했다.
    고종이 두손을 내밀자 그 뜻을 헤아린 리홍이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고종은 아들을 
뜨겁게 포옹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신음소리를 내던 고종이 너무도 흥분한 탓인지 저도 모
르게 요실금이 발작하였다. 눈깜짝할 사이에 싯누런 오줌이 두 다리사이에서 줄줄 흘러내렸
다. 관역이 나는듯이 달려와 고종에게 룡의를 갈아입혔다. 태자홍은 돌아서있었다.
    난 인젠 어린애가 되였도다.
    고종은 몸둘바를 몰라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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