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덕씨는 올해 일흔 이지만 열정은 젊은이들 못지 않다. 그가 영등포 대림2동 귀한동포연합회를 성립한 것은 금년 5월 28일의 일이다.  

현제 영등포 대림2동에는 귀한동포 5~6백 명이 살고있다. 작년 여름부터 그는 대림에도 귀한동포들의 모임을 만들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노인들이 활동하는 곳을 찾아다니며 사업하기 시작했다.

동포들이 국적을 취득하긴 했지만 한국법률이나 노인복지에 대한 상식이 전혀 없어 안타까웠다. 그들을 조직하고 이끌어주면 민주의식을 갖고 자기의 정당한 권리를 찾아 활동해 나갈 수 있고, 그런대로 노후생활도 별 어려움이 없이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곁에서 받들어 주는 이들이 있어 그는 어렵잖게 회원 수 70명 가까이 확보했다.
금년에 한국의‘5.31’선거가 있게 되자 그는 직접 동사무소나 구청을 찾아가 후선인들에게 도와줄 것을 부탁했다. 후선인들의 지지를 바로 얻어낼 수 있었다. 대림2동 동장은 활동실로 제2노인정까지 빌려 주었다.

황병덕씨는 더 세심히 사업해 나갔다. 귀한동포들도 노인정을 꾸리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취업정보나 친척초청 같은 서비스항목으로 동포들에게 제일 싼 값에 서비스도 해 주고 돈도 벌 수 있지 않을까? 잘하면 그룹형식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구청 복지과장을 찾아갔다. 우리를 절대 중국동포로만 보지 말고 국적도 취득했으니 한국국민으로 대해달라. 한국노인들과 같은 노인정도 있어야겠다고 청을 드렸다. 이에 복지과장은 너무 조급해 하지 말라. 먼저 인원확보를 해 조직을 만들고 연말에 계획을 잘 세워 제출하라. 금년도 예산은 나갔으니 명년에 꼭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하라고 고무해 주었다. 

그가 구청 행정자치과장을 찾아갔더니 과장은 조직체계건립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면서 시청 유관 책임자와 만나도록 주선해 주었다. 그 책임자는, 적어도 100여 명의 회원이 있고 회칙이 있고 활동이력서 같은 것이 제대로 갖춰지면 정부의 보조금이나 특수자금을 확보해낼 수 있다고 정보를 주었다.

그래서 꾸준한 노력으로 지금은 100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하게 되었다. 집의 전화비가 달마다 7만 원 이상 나와 머리 아프기도 했지만, 그런 사정 아는 동포들이 따뜻이 대해 주어 그의 가슴은 더 뿌듯해 났다. 그는 동포들을 묶어세우는 일을 장래 2~3세대의 동포들을 위해 초석을 다지는 거사로 이해하고 있다.

황병덕의 아들은 부친이 하는 일을 이렇게 평가했다.

“아버지, 아버지가 하는 사업은 한국에 있는 동포만 위하는 사업이 아니고 중국에 있는 동포들과도 밀접한 연대성이 있는 사업입니다. 전 아버지의 사업을 두 손 들어 지지합니다!” 

그는 오늘도 동포들을 위해 예전과 다름없이 바삐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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