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유학생 김석씨를 찾아

▲ 재외동포재단 극 시나리오부문 수상식에서 대상 수상

  ‘조선족 유학생이 영화감독 지망생으로 지금 서울에서 공부하고 있다!’ 나는 꽤 오래전부터 소식을 들었고 한 번 만나보고 싶었다.  

그와 미팅을 가진 것은 며칠 전,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일반대학원 석사과정 김석씨가 주인공이다. 좀 실한 몸집에 서글서글한 성격이 맘에 들었다. 생각한 것을 탱크처럼 밀고 나갈 것 같은 스타일로 보인다.    

연길출신인 김석씨(37살)으로 연길에서 조선족소학교를 졸업한 후 한족학교에 들어가 중·고등학교를 마쳤고, 1993년부터 1999년까지 일본에 건너가 오사카와 도쿄대학에서 법학과 인문학공부를 하였다. 일본에서 귀국 한 후 그는 북경에 거주하면서 일본어로 소설을 쓰려고 하였다.  그곳에서 만난 작가 지망생들과 교류하면서 한국어로도 글을 썼고, 후에는 취업을 바라는 가족의 뜻대로 2003년부터 봄부터 2004년 10월까지 중국 외교부산하 해남남해연구원 (부연구원)에 출근하였다.


2004년 그는 그곳에서 창작의 결정적인 고비를 맞게 되었다. 2004년 재외동포 대상 극영화 시나리오 공모에 영화 시나리오를 응모하였고, 당해 9월에 그가 쓴 시나리오 ‘까마귀 둥지’가 대상에 선정되었다. 이정국 감독을 비롯한 5명의 심사위원은 ‘까마귀 둥지’를 “조선족에 대한 선입견을 여지없이 깨는 유쾌하고 감각적인 작품”이라고 평하며 27편의 응모작 가운데 최고점을 주었다.

 

‘까마귀 둥지’는 어머니의 결혼 재촉에 시달리던 32살의 조선족 노총각이 아내감을 구하려고 애쓰다가 실패한 뒤 베이징에서 옌지로 가는 귀성열차 안에서 만난 아가씨를 데리고 집에 간다는 줄거리를 담고 있었다.


수상을 한 후, 그는 재외동포재단의 추천을 받아 세종대학으로 유학을 오게 되었다. 공부를 하면서 한국사회를 깊이 접해 볼 생각이다. 장래에는 한국, 일본, 중국, 3개국을 오간 경험을 토대로 동북아를 무대삼아 글을 쓰려하고 있다. 한국에서 조선족이 처한 위치와 현실을 터득하고 조선족의 정체성에 대해 냉철하게 바라보면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한국문인들이 쓸 수 없는 조선족 작가다운 글을 쓸 것을 결심한다.


그는 지금 또 다른 조선족 영화감독 지망생인 허성길씨(27세, 중국 영화 ‘태양을 따라’ 조연, 전 연변TV 방송국 스포츠프로 아나운서.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석사과정)와 서로 격려하면서 장래 시나리오 작가로, 조선족 영화감독으로 거듭날 것을 꿈꾸면서 열심히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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