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렬 시인 프로필 :
중국연변작가협회 회원,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재한조선족문학창작위원회 이사, 한국문예 시사랑문학회 감사
동포문학, 해란강문학상 등 수차 수상

월이는 왜놈 숨통 찌르는 칼이다

 

한 획으로 바다를 옮겼다
왜눔들은 아직도 헷갈린다

고증종 할아비의 콧수염이
살아 있다고 뽐내는 쪽발이
한 획이 뭔지 모르는 왜놈들아
월이는 무궁화의 신으로 살아 있다

왜놈의 첩자가
훔쳐 간 우리 땅의 략도,
월이는 술잔에 먹을 갈았다
이순신 장군의 군도아래
일장기는 지는 해의 밑바닥 찌꺼기 되었다

폭행 정치 휘두르는 신경제 묵살정책
방사선으로 길을 헷갈린 왜놈들
월이가 살아 있는 이 땅에서
예나 지금이나 나아가 백년 후에도
우리는 살아있는 이순신이다

섬나라 침략 미치광이 잰나비들아
날 뛴다고 독도까지 말살할거냐
늦가을 장송곡을 죄치는 매미신세여
한가위에에 매미는 껍질이 무덤이다

회나무 등 기대고 우는
괘씸한 왜놈들아
함정은 봉오동 산기슭에 있다

반도체는 칼이다
욕망의 혀는 칼을 간다
빛나는 이 땅에 월이의 눈초리가
남해 앞바다에 등대로 서 있다

산다는 게 치욕일 수 없다
독도가 허리 펴고 쌍 뿔을 치켜들면
월이는 바다의 신으로 칼 간다
왜놈들아

 

풀꽃 1


필 때는 멋데로 피지만
질 때는
지고 싶어 지는 꽃은 없다

눈까풀이 떨리는 꽃이
먼저 진다면
속 떨리는 꽃은 왜 가슴앓이 할까


풀꽃 2


낡아지면서
이가 하나 씩 빠진다

물 낡은 떡잎은
달빛에서 빠져 나오려고
허물 벗는데

난 왜
속이 더워지는 걸까


풀꽃 3


바람이 기대여도 싫지 않다
등이 졻아도
내여주고 싶다

기실
나도 흔들리며 살고 있어
기대고 싶었다


거리

손톱이 손금의 첫 점이다
뼛마디가 굵어지는 소리는
줄자로 잴 수가 없다

손끝에서 흘러 간 피는
손톱에서 반달로 엉켜지면서
굳은 살을 만들고 있어
아무진 껍질이 매끄럽다

있는 것과 없는 것들이
겉늙은 무늬로 숨소리 만든다

보여줄 것이 손톱 뿐이다
보이지 않게 키를 키우는 혈관 따라
없는 마디로 돋음한다

해.뜨는 속도로
반달에 축소시키는 하루는
눈으로 가늠못할 정글이여서
비스듬한 갯벌에는 빛이 잠든다

손톱의 반달이
앞이마를 따라 잡는다
만져지는 피부의 느낌까지도
자리매김하는 길이 있다

눈으로 볼수있는 먼 거리를
반달에서 축소시키면
손끝의 첫 점이 하루의 마감이 된다


빛은 독이다


햇빛은 기싸움하려고
칼날을 따갑게 달구고 있다
눈초리에 휘감기는 칼끝에
땡볕이 뚝 뚝 떨어 진다

피속으로 옮아드는 볕의 냄새
하루를 미치게 만들었으니
눈을 감고 끊기도 했다

산다는 것은
독을 삼키는 작전이다
하루로 자신을 마취시키는 단순작업으로

꽃들도 왼 쪽으로 눈을 감고
빛의 독을 씨앗으로 품었으니
나도 왼 손가락에
꽃을 반지로 빛을 끼우련다

 

깃털의 혼


죽은 나무 꼭대기의 빈 둥지에서
깃털 하나가 떨어진다

까치는 털 하나 빠짐으로
늙어감을 잊어 버리면서
아픔을 참는 응알이를 한다

벌레를 잡아서
새끼들 먹여 살리는 날애짓으로
깃털속에 회오리를 축적했기에
아직도 따뜻한 온기로 떨어 진다

날아 오르고 내리 꼰지며
깃털이 휘어 잡은 속도에는
하늘에 원을 그리는 속도로
해 뜨는 거리를 가까이한 것이다
돌아서는 해빛의 거리에 돌아서고 싶어도
 내리꼰지는 한 일 자가 직선 거리였다

까치는 얼룩으로 나이를 숨기기에
빠져 나온 털은 흰털 뿐이다
흰 것으로 새끼들의 이브자리 깔아주며
때없는 속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까치의 만족은 이것 뿐이다

까치의 깃털은 마르지 않는다
진 것 마른 것 다 겪어 왔기에
벌레들 곁으로 다가 가고 싶어
흙이 되려 한다

굽어보는 절벽앞에
떨어 지는 일 초라도 쉰적 없었다
낭떨어지로 자해하는 마지막 몸짓으로
흙속에 둥지를 틀고 싶어 한다

 

담쟁이
ㅡ전승기 시인께


나이가 햇순이요 젊음이 넌출이다
시에 미쳐 혼으로 넝쿨을 만들었지
당신은 하늘 담벼락에 햇순으로 가셨네

시로 휘감고 톱아오른 벼랑길 너무 급했다
사니이 조각상을 하늘에 걸어 두셨네요
시인은 웃으며 가셨나 사나이의 조각상

 

이슬과 꽃의 형이상학


이슬은
꽃이 고와 찾아온게 아니라
기대고싶어서 였다

이슬은
꽃이 시들어도 기대고 있다
말라서 검불이 되여도
편하게 매달려 칭얼거린다

이슬은
꽃이란 이름이 지워진 뒤에
열매에 목을 매고 죽는다

이슬은
꽃으로 몸을 바꾸고 싶어
외눈박이 홀몸으로 자해를 한다

눈초리를 털고 있다가
이슬이 떠나면
속살을 뒤집어 쓰고 밝게 웃는다

 

상처 아무는 후풀이


돼지나 소나
불판에 올려 놓으면
아픔이고 뜨거움이고 없다

진이 빠지는 소리로
뿌지직 참고 견딜지라도
잘리는데로 끊긴 고깃살은
군침도는 입맛으로 홧끈하다

덩어리 한 점 삼키는데
살상이란 웬 말이냐
삼시세끼는 고기 맛 뿐인데

이빨로 곱씹으면
설익은 아픔이 짓 뭉게지기에
불판에는 피가 어디 있더냐

칼자리에 가위자리 까지
요즘 우는 소리가 밥 먹는 소리라
모든 것이 구워지고 있다
아물어가는 치유 방식에는
돼지나 소의 멱따는 소리도 안들린다

저려오는 치관절에
짐승들의 갈비뼈가 부서지고 있어
누가 더 아픈지 묻지 말자
위하여 외치는 볼멘소리는
속앓이를 감추는 소리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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