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 이 학기 마지막 수업을 마치며 학생들에게 물었다.

방학에 뭐 하세요?

저는 한국에 갑니다.”

저도요!”

저희도 갑니다!”

저희 둘은 시간이 없어서 내일 당일치기로 한국에 갔다 올 예정입니다. 3시간 밖에 못 있겠지만 그래도 너무 기뻐요!”

저는 SM 엔테인터먼트의 콘서트에 가요

저도요!”

저도요!”

방학이 되니 우리 학생들은 한국에 여행 가고 한국 가수들의 콘서트 보러 달려간다.

일본에서 우리글을 가르친 지도 어언간 15, 그동안 가르친 학생이 수백에 달하고 우리글 문법은 이제 통달하였다. 대학교에서 배울 때만 해도 잘 이해되지 못했던 문법이 이제는 교과서 없이도 줄줄 외울 수 있다.

그들 중 한국에 유학 가서 한국에서 취직해 사는 학생들도 있고 공항같이 한국어를 쓰는 일터에서 일하는 학생들도 있고 순수 취미로 배워서 일상을 즐기는 학생들도 있다.

한국어를 배우면서 인생이 바뀌었고 사는 것이 즐거워졌다.

자식을 잃고 남편을 잃고 가족을 잃은 아픔에 가슴 치던 학생들도 한국어를 배우면서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였고 시부모님 친정 부모님 간호에 지쳐가던 학생들도 한국드라마를 보면서 생기를 되찾게 되었으며 가사에 지쳐 시들어가던 학생들도 좋아하는 한국 아이돌이 생기면서 점점 예뻐지고 있다.

사진 출처 설빙 홈페이지

이전에는 한국상품 전문점에 가야 살 수 있던 한국 음식 재료들이 이제는 마트 매대에 평범하게 진열되었다. 한국 팥빙수 가게 설빙20대들이 반드시 찾아가서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찍는 핫 스폿이 되었고 도쿄의 신오쿠보에 가면 화장품 가게 옷가게 한국식당 디저트 가게들이 줄느런히 늘어서 있다.

사진출처 aumo

총각네(チョンガーネ)에 가면 코스메슈티컬 화장품, 한국 과자 초콜릿이 매대에 차 있고 한국 고깃집 구름( くるむ) 무대포(無鉄砲)에 가면 삼겹살 갈비가 먹음직하게 마련되어 있다.

사진 출처 aumo

식당에서 나와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살짝 배가 고픈 것 같으면 길거리에서 파는 호떡을 사서 먹으며 다닐 수 있다. 추운 날에는 따가운 호떡을 후- - 불며 골목을 누비는 것도 별미이다.

사진 출처 aumo

더운 날에는 빙수 가게 호미빙(HOMIBING)에 들어가 망고빙수나 딸기빙수를 먹는 것도 한여름의 즐거움이다. 우리 학생들은 한겨울에도 가서 먹으니 그 인기를 알 수 있다.

사진 출처 aumo

도쿄만이 아니라 오사카에도 역사가 있는 코리언타운이 있다. 오사카에는 재일코리안이 많이 살기도 하고 그래서 한국 아이돌 콘서트도 많이 열린다.

사진 출처 「近畿旅行」

내가 사는 나고야에도 한국식당은 물론 이제는 삼겹살 전문집도 많이 생겼다. 특히 서울집은 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아서 우리 선생님들이 자주 회식하는 곳이다. 특히 감자전은 겉은 파삭파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차져서 다른 가게에서는 먹어보기 힘든 별미이다.

사진 출처 aumo

일본 사회에 한국문화는 어느 사이에 구석구석 사람들의 일상과 정신에 넓게 깊이 침투되었다. 아무리 세상이 혼란스럽다 해도 이미 뿌리 내린 우리문화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열심히 우리글을 공부하고 열심히 우리문화를 배우고 즐기는 우리 학생들 같은 사람들이 있는 한 우리 문화는 더 넓게 전파될 것이다.

우리 학생들은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한국 화장품을 쓰고 한국노래를 듣고 한국드라마를 본다.

그렇게 우리 학생들의 우리문화 사랑은 깊어만 간다.

우리글 우리문화를 좋아하는 그들을 바라보며 문화교육의 힘을 다시 한번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두 장이 넘는 숙제를 내면서 파이팅!”을 외쳐주었다.

 

그리고 즐거움과 기대감에 눈을 반짝이는 학생들에게 웃으며 인사하였다.

잘 다녀오세요!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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