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권이 전하는 고사성어]26 약롱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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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이 전하는 고사성어]26 약롱중물
  • 김태권
  • 승인 2019.08.09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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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오늘은 고사성어 약롱중물을 살펴본다. 약롱중물의 한자표기는 藥龍中物, 중문표기로는 药笼中物이며 병음표기는 yào lóng zhōng wù이다. 글자풀이로는 약 약 · 대그릇 롱 · 가운데 중 · 만물 물이며 그 뜻풀이로는 늘 내 곁에 있어야 하는, 없어서는 안 되는 요긴한 사람(심복)을 뜻한다.

아래 이야기는 《신당서(新唐書) <원행충전(元行沖傳)>》에 나오는데, 원행중이 적인걸에게 자신을 약에 비유해서 한 말은 <좋은 약은 입에 쓰겁지만 치료에 유익하고, 충신의 말은 귀에 거슬는 것 같지만 내 행실에 유익하다. .(良藥苦於口而利於病, 忠言逆於耳而利於行.)”는 《공자가어(孔子家語)》에 나온 공자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元澹, 字行沖, 狄仁杰器之. 嘗謂仁杰曰, 下之事上, 譬富家儲積以自資也. 脯腊膎胰以供滋膳, 參術芝桂以防疾疢. 門下充旨味者多矣, 願以小人備一藥石, 可乎. 仁杰笑曰, 君正吾藥籠中物, 不可一日無也.」

 

위에 문장을 번역하면 그 뜻이 이러하다.

원담의 자는 행충(行沖)인데, 적인걸은 원담을 중히 여겼다. 어느 날 원행충이 적인걸에게 말했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섬기는 것은 비유하자면 부잣집에서 쌓아 놓고 재물로 쓰는 것과 같습니다. 말린 고기와 고기 안주와 등심 등으로 보양식을 먹고, 인삼과 백술과 영지와 계수나무로 질병을 예방하는 것과 같습니다. 재상의 집은 아주 많은 맛있는 것으로 꽉 차 있습니다. 소인을 약과 침으로 쓰시면 안 되겠습니까?” 적인걸이 웃으며 말했다. “자네야말로 바로 내 약롱에 있는 약일세. 하루라도 없어서는 안 되지.”

 

궁녀로서 두 명의 황제를 섬겼고(태종(太宗), 고종(高宗)), 일개 궁녀에서 황후의 위치까지 올랐으며, 두 명의 황제를 낳았고(중종(中宗), 예종(睿宗)), 스스로 중국 역사상 유일무이한 여황제가 된 측천무후(則天武后)는 뛰어난 정치적 역량을 지닌 여걸 중의 여걸로 원명은 무조(武照)이다. 원래 태종의 후궁이었던 그녀는 태종이 병이 든 후 황태자 이치(李治, 후의 고종)와 서로 연모하는 사이가 되었는데, 태종이 죽자 감업사(感業寺)에 들어가 비구니가 되었다. 후사를 보지 못한 궁녀는 자기가 모시던 황제가 죽으면 궁에서 나가 절이나 도량에 들어야 하는 규정에 의해서였다. 그런데 태종의 뒤를 이은 고종이 후궁 소숙비(蕭淑妃)를 총애하자, 왕황후(王皇后)는 무조를 이용해 고종과 소숙비 사이를 갈라놓을 생각으로 비구니가 된 무조를 환속시키고 다시 궁으로 불러들였다. 궁중으로 돌아온 무조는 고종과 왕황후의 사랑과 신임을 받아 소의(昭儀)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왕황후와 한편이 되어 소숙비를 모함하여 유폐시킨 후, 음모를 꾸며 왕황후까지 몰아내고 황후가 되었다. 황후의 자리에 오른 그녀는 자신의 세력 구축에 열을 올리는 한편, 고종과 함께 수렴 정치를 하면서 정치에 깊이 개입했다. 고종이 죽자 무후는 친아들인 중종(中宗, 4대)과 예종(叡宗, 5대)을 세웠으나 곧 폐하고, 67세 때(690년) 스스로 제위에 올라 신성황제(神聖皇帝)라 칭하고, 국호를 주(周)로 바꾸었다. 측천무후는 690년에서 705년까지 15년 동안 황제의 자리를 지켰는데, 사실상 권력을 장악한 기간은 황후가 된 655년부터 치자면 무려 50년이나 된다

 

그 시기에 적인걸(狄仁傑)이라는 청렴 강직하고 식견이 높은 명재상이 있었다. 그는 측천무후를 직간으로 보필하여 어지러웠던 정치를 바로잡고, 민생을 안정시켰을 뿐 아니라 유능한 선비를 추천하여 벼슬길에 나아가게 했다. 그래서 그는 조야(朝野)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적인걸의 문하에는 많은 인재가 모여들었는데 그중에는 원담(元澹)과 같은 박학다재한 인물도 있었다.

 

이 고사성어의 쓰임새를 예로 들면 이러하다. "내가 아무리 날고 뛰는 재능이 있다 하더라도 대업을 이루려면 내 곁에 꼭 ‘약롱중물’과 같은 사람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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