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서정시 100인선 008에 자리매김

[서울=동북아신문]지난 5월 23일 '이혜선의 시가 있는 저녁'이 출간되자 이내 독자들의 주목과 따뜻한 사랑을 받아서 두 달 남짓 만인 8월 7일 재판 인쇄 됐다.
 
이혜선 중견시인은 또, 같은 날인 8월 7일에 새 시집 <흘린 술이 반이다>를 출판해, 단 2개월 만에 새 책을 두 권이나 펼쳐내는 저력을 발휘해 문단의 주목을 받게 됐다.

<흘린 술이 반이다>는 <시선사>의 "한국대표서정시선 100인선"에, 김후란 임보 이수익 강우식 유자효 정대구 허형만 시인에 이어서 8권 째로 나오는 책이라서 더 의미가 깊다.

이 시인은 "시가 읽히지 않는 시대에, 가슴에서 모래알이 버석거리는 삭막한 나날을 위안하기 위해 일반 독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아름답고 감동적인 서정시 77편을 모아서 출간했습니다. 권말에 '웃음세상을 위하여'라는 시인의 산문을 실었습니다"라며 "이 시집으로 인해 웃음 지을 수 있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더 많아지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시 「흘린 술이 반이다」는 지하철 안국역 스크린 도어에서 실려 오랫동안 시민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아래는 시 전문과 시 해설이다.

 

흘린 술이 반이다
  이혜선


 
그 인사동 포장마차 술자리의 화두는
‘흘린 술이 반이다’
 
연속극 보며 훌쩍이는 내 눈, 턱 밑에 와서
“우리 애기 또 우네” 일삼아 놀리던 그이
요즘 들어 누가 슬픈 얘기만 해도 눈물 그렁그렁
오늘도 퇴근길에 라디오 들으며 한참 울다가 서둘러 왔다는 그이
 
새끼제비 날아간 저녁밥상, 마주 앉은 희끗한 머리칼
둘이 서로 측은히 건네다 본다
 
흘린 술이 반이기 때문일까
함께 마셔야 할 술이
아직은
반쯤 남았다고 믿고 싶은 눈짓일까
속을 알 수 없는 생명의 술병 속에,

 

시해설
 
*삶의 고개를 반쯤 넘다가 문득 뒤돌아보면, 술자리에서 흘려버린 술처럼, 평범한 나날의 귀한 보물을 헛되이 흘려보내버렸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 삶의 길에서 함께 걸어가는 길동무들과 더불어 남은 삶의 도화지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야 하는 과제가 우리 앞에 있다. 그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나날이, 속을 들여다 볼 수 없는 목숨의 술병 속에 얼마나 남아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삶이란, 생명이란, 언제나 알 수 없는 미지수이기에…
 

이혜선 시인(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李惠仙 약력:    

•경남 함안 출생. 1981년 월간 『시문학』추천으로 등단. 시인, 문학평론가.
•동국대학교와 세종대학교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제 32회 윤동주문학상, 제29회 한국현대시인상, 한국시문학상,제1회 자유문학상, 제7회 선사문학상, 2012문학비평가협회상(평론) 수상. 2016<세종도서 문학나눔> 우수도서 선정.
•한국 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한국 문학비평가협회 부회장, 시문학회와 강동문인회 회장 역임 (현재 지도위원 및 고문)
•국어국문학회, 동악어문학회, 국어교육학회, 우리어문학회 평생회원
•  「현대향가」 「유유」 「진단시」, 「남북시」동인
•동국대학교 외래교수, 세종대학교, 신구대학, 대림대학 강사를 지냄.
< 현재>
• 동국문학인회 회장.  『자유문학』추천위원, 『문학과 창작』 『불교문예』편집위원.
•한국 문인협회 부이사장. 국제 펜 한국본부 이사
•한국문학 아카데미,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
•선사 문예대학, 하남 문예대학 지도교수
•시집 『운문호일雲門好日』『새소리 택배』『神 한 마리』『나보다 더 나를 잘 아시는 이』『바람 한 분 만나시거든』
•평론집『문학과 꿈의 변용』『이혜선의 명시산책』(전자책)『 New Sprouts within You』 영역시집(공저) 『유치환 시의 효용론적 연구』외 논문 다수.
•<세계일보>에 <이혜선의 한 주의 시> 연재 (2013.12.~2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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