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베이청(杨北城) 약력
    본적은 쟝시난캉(江西南康)이며 헤이룽장(黑龍江)에서 태어나서 자랐다. 현재 베이징과 난창에서 살고 있다. 세계시인대회 베이징사무소상무 부비서장, 중시망(中诗网) 부주필이다. 시집 '귀의의 길(皈依之路)',  '기울다(倾斜)'를 출판하고  '21세기 쟝시시가정선(二十一江西诗歌精选)'을 편집 주관했다. 시 작품들은 《시간》, 《시림》, 《시조》, 《시선간》, 《해연》, 《방초》 등에 발표 했고, 각종 선본들에널리 수록되었다.

 

                     杨北城双语诗5首

 

한로

 

그 전율들은 곧 사라지려고 하는
숲의 갈림길, 썩은 견과로부터 온다
낯선 사람이 갑자기 안부 묻는 데로부터 온다
광활한 세상이 마침 그 아름다움을 만나
이슬의 은혜로, 당신의 피로감을 포옹한다
가을은 이미 해바라기의 함정에 걸렸다
얼마나 살찐 '머리'들이 산기슭에 굴러 떨어지고,
또땅강아지와 개미에게 밀려 언덕으로 올라갔던가
그대의 외로움은 신의 외로움과 부딪쳤다
석양의 구부러진 칼은 암암리에 번뜩이는 암살 무기소리
소문도 없이 노년을 적중했다
한 무더기 갈대는 이미 때가 됐다
국화라는 여자를너는 계화라고도 부를 수도, 또는
아명을 호칭할 수도 있다. 한로(寒露), 무상(无霜),
그녀의 냉담한 모습은 보기 쉽지 않다
가을 연못은 세월의 흔적 고스란히 남기고
들풀은 제멋대로 시들다가 푸르기를 반복한다


2017년 10월 12일 간저우(赣州)에서

 


寒露


那些颤栗,是来自即将消失的林间岔路,败坏的坚果
来自陌生人突然地问暖
辽阔的世界恰逢其美
以露水的恩泽,奉迎你的倦意秋天,已然落入葵花陷阱
多少好头颅,滚落山脚
又被蝼蚁推上山坡
你的孤独,撞见了神的孤独夕阳弯刀是一枚暗器
杳无声息,就击中了暮年
大片芦苇已成气候
叫菊的女子,你也可以叫她桂花或者直呼其小名:寒露,无霜她的冷漠,不可多得
荷破秋池在,野草任枯荣


二零一七年十月十二日于赣州

 

황혼이 내리면

 


석양은, 인간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한 갈래 길
마치 실패한 등산객이
더 이상 힘이 없어
산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꼴과 같다
그 순간, 나는 마른 장작 한 묶음을 지고
산을 내려 집을 가고 있었다, 마침 나는
온통 타오르는 불길을 목격했다
거대한 난로 속에서, 한줄기
웅크린 황혼이 불타고 있다
우리는 그 잔조(余晖)를 직시할 수 없다
지는 해만이 유일한 진실이다
죽음도 유일한 진실인 것처럼!
석양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너무 부족하다
소년일 때 나는 수없이 많이 해가 뜨고
해가 지는 것을 보았다
깨어나면 이미 기억해 낼 수 없었다, 꿈속에서
머물렀던 곳을. 하지만 해는 마냥 평소처럼 떠올랐다
이제는 꿈도 별로 없고 자주 졸고 있다
나는 알고 있다, 인생의 황혼이 다가오고 있음을-
더 노쇠해지기 전에 서둘러서, 나는 반드시
평생의 사랑을 다 쓰고 나서
기다려야겠다, 그 다음 조용히
긴긴 밤으로 걸어 들어가기를.

2018년 6월 25일 요오후(瑶湖)에서

 

暮色将至


落日,人世间最短的一条路
像一个失败的登山者
再没有一点力气,返回峰顶
那一刻,我正挑着一捆干柴
走在下山回家的路上
我目睹了一团燃尽的火焰
在巨大的炉膛,蜷成一缕黄昏
我们无法直视它的余晖
落日是唯一的真实
就像死亡也是唯一的真实
但我们对落日的知识还很不够
少年时,我曾无数次看见日升日落即使醒来,就已记不清梦里
停留过的地方,但太阳每天照常升起如今我已很少有梦,却时常打盹我知道,暮色将至
我必须要赶在无可挽回的衰老之前用完这一生的爱,然后等待着
静静地走入长夜


二零一八年六月二十五日于瑶湖

 

부교(浮桥)

 

수면에 바싹 달라붙은 다리 한가운데로
걸어갔다, 물결 위를 천천히 걷는다
차 한 잔의 여유 시간-
맞은편 기슭에 이르니
수많은 집집의 등불이 나를 비춘다
부침(沉浮)의 신세에 떠도는 한숨-
우리는 때때로 물고기와 함께 잠수 한다
네가 원하는 지름길은 늘 풍경 밖에 있다
쇠사슬에 묶인 그 배들은 더 이상 혼자 상류로
혹은 더 먼 하류로 미끄러져 가지 않는다
사람들이 판자 위를 왔다 갔다 하며
가끔 물속의 그림자를 물끄러미 들여다본다
아무도 주의하지 않은 사이,
가로등 아래 한 아이가기슭에 오래오래 서서
때때로 배를 쳐다본다
때론 사람을 쳐다보나,
끝내 부교에 오르지 않았다

2017년 10월 12일 간저우(赣州) 부교에서


浮桥

 

紧贴着水面向江心走去
凌波慢步,一盏茶的功夫
就到了对岸,万家灯火照见我沉浮的身世,
还有飘过的叹息我们有时也和鱼儿一起下潜
你要的捷径,总在风景之外
那些被铁索锁住的船只
不再独自驶向上游,或更远的下游人们从木板上来回走过
偶尔看一看水中的倒影
谁也没有注意,路灯下有一个孩子在岸上站了很久,他有时看船
有时看人,却始终没有踏上浮桥


二零一七年十月十二日于赣州浮桥

 

검은 우기


만약 남쪽의 우기가 이틀 앞당겨 끝내준다면
만약 좋은 날을 2개월, 또는 며칠 더 준다면
얼니(二妮)는 복숭아꽃인양 활짝 피어나고,
그녀의 아버지는 질척거리는 산비탈에서
미끄러져 굴러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네 뜰 안의 유채꽃은
꽃을 피워서, 향기로 손님을 맞이했을 게다
그러나 지금은, 비가 쉴 새 없이 내리고 있고
그녀의 아버지는 병상에 누워 이를 악물고 있다
왕년 이맘때쯤에 그녀는 밭두렁에 가서
쑥 잎을 따와, 한 시루의 칭아이궈(青艾果)를 쪘었다
앞집 뒷집 분주한 제비처럼, 그녀의 웃음소리는
제비의 재잘거림보다 높았었다
그녀의 낮은 날개 짓은 결코 낮은 곳을 들이박지 않는다
그런데 바로 어제, 그녀의 눈물이 빗물을 가중시켰다
그녀는 아직 요렇게 어린데, 큰 슬픔 하나 갖고 있어
이 검은 우기를 더 연장시킨다


2019년 2월26일 요오후(瑶湖)에서


黑色雨季


如果南方的雨季早两天结束
如果能多给二月几天好日头
二妮就能开出春桃的模样
她父亲就不会从泥泞的山坡
滑落山脚,她家门口的油菜花就会捧出华盖,香气迎人
而现在,雨还在下个不停
她父亲躺在病床上,咬住牙
往年这个时候,她会去田埂
采些艾叶,蒸一笼青艾果
像房前屋后忙碌的燕子
她的笑声高于雏燕的呢喃
她的低飞从不撞上低处的事物可就在昨天,
她的泪水加重了雨水她还那么小,
却有一个大忧伤
使这个黑色的雨季,还要延长

二零一九年二月二十六日于瑶湖


큰비가 곧 내린다


오후에 집을 나서서 산보하다
얼마 못가 부용(芙蓉)강변에 도착했다

우기로 혼탁해진 강물을 바라보았지만
내 마음에는 파란(波澜)이 없었다
멀리 강물 사라지는 곳으로 시간이 흐른다
만물은 모두 자기의 질서를 갖고 있다

고개 들어 광활한 하늘을 바라보니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고
안개가 강 양안을 덮고 있다
곧 한바탕 큰 비가 내릴 것 같다
뒤돌아 오던 길을 돌아보니
이미 아무것도 잘 보이지 않는다
먼 곳의 빌딩이 안개 속에서 가라앉는다

물총새 한 마리가 놀라 울부짖으며
맞은편 기슭에서 푸르르 하고
내 머리 위를 날아 지나갔다
나는 그녀의 목소리를 따라갔다
한 줄기 빛이 그녀의 뒤로부터 비쳐온다

눈 깜짝할 사이에
천지는 다시 밝은 한 덩어리가 됐다

2019년 2월 25일 난캉(南康)에서


大雨将至


午后出门散步
没走多远就到了芙蓉河边
望着雨季浑浊的河水
我心中没有波澜
它远逝的方向,时光流淌
万物都有自己的秩序
抬头看一眼辽阔的天空
忽然天就暗了下来
我知道一场大雨将至
雾气笼罩着河的两岸
我回头看了看来路
已经什么也看不清了
远处的楼房在雾中矮了下去一只翠鸟惊起,鸣叫着
从对岸扑啦啦飞过我的头顶我追随着她的声音
看到一道光,从她身后照过来
转瞬,天地又亮成一团


二零一九年二月二十五日于南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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