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9일 모스크바 출발 38일만에 서울 입경, 25일 동해항 통해 출국
북한 입국은 무산되었지만, 한민족 단합과 통일의지 전 세계 과시해

러시아에서 카자흐스탄 입국을 위해 아스트라한에서 대기 중인 한민족 오토랠리 차량들.

[서울=동북아신문]지난 79일 모스크바를 출발한 조상의 부름!!! 한반도평화통일, 3.1운동 100주년 기념 2019 한민족오토랠리팀815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배로 동해항으로 입국해 10일간 한반도의 남단을 구석구석 달린 후 18,000km 대장정을 성공리에 마무리하고 825일 동해항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출국한다.

이번 행사는 러시아의 고려인오토랠리집행위원회(위원장 김에르네스트)가 발의하고 동북아평화연대 오토랠리집행위원회(위원장 장상락)가 의기투합하면서 시작됐다. 2014년 당시에도 두 주체는 러시아와 한국에서 고려인이주150주년기념 유라시아대장정을 수행한 바 있다. 당시에도 고려인들이 대륙에서 한반도를 자동차로 통과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큰 도전을 시도했다.

러시아 측 추진위원회는 지난해부터 북-남 통과 오토랠리를 기획하고 북에 제안하였다. 마침 남북관계도 획기적인 전환기를 맞이한 터라 북에서도 긍정적으로 신호를 받은 터였다. 2014년에는 고려인만 참가했는데 이번에는 소수이지만 한국인과 북한참가자도 함께 하자는 제안이었다. 동북아평화연대에서도 남에서 대륙으로 가는 오토랠리를 기획하고 검토하던 시기였다.

고려인 4세로 랠리 행사 추진위원장을 맡은 김에르네스트는 한반도 상황이 긍정적인 방향과 부정적인 방향으로 지속해서 변하고 있지만, 민간 외교 차원에서 남북한 화합과 통일에 한걸음의 보탬이라도 되는 것이 우리 행사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 분향을 준비하는 한민족 오토랠리 참가자들.

북한입국 미완의 도전으로 남겨 놓아

하지만 201979일 모스크바를 출발할 당시 북의 공식 입국 허가는 떨어지지 않았다. 1년전부터 이미 북한통과가 구두로 합의되었다는 것이 러시아 위원회의 말이었고, 랠리팀은 모험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2014년 당시에도 북의 입국허가는 815일 북 통과 직전에 극적으로 성사되었던 바 있다. 이번 랠리는 차량 10대에 40명의 대원이 참여했다. 고려인, 독일인, 한국인 등 참가자도 다채로워졌다.

동북아평화연대 이사로서 이미 세계일주를 경험한 여행가 조용필 오토랠리 단장은 남북을 자동차로 통과할 수 있다면 세계적인 랠리가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의 평화를 지지하는 행진이 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랠리팀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을 넘어갈 때마다 지역의 고려인동포들과 한국교민들의 축하와 격려를 받았고 몽골, 중국의 국경을 넘으면서 하얼빈 안중근기념관 731부대, 연변, 훈춘 등에서 우리민족의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따라 가는 일정을 밟았다.

특히 카자흐스탄 키질 오르다에서는 홍범도 장군 동상에서 참배를 하기도 하였다. 최근 개봉된 영화 '봉오동 전투'의 주인공이었던 홍범도 장군도 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를 피하지 못하였고, 카자흐스탄의 극장 관리인으로 생을 마감하였다는 사실을 대부분 한국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아픔을 다시 한 번 절실하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순천시 환영 만찬에 함께 한 한민족 오토랠리 주요 인사들. 왼쪽부터 박정곤 한민족 오토랠리단장(러시아측), 장상락 동북아평화연대 오토랠리집행위원장, 김에르네스트 고려인오토랠리추진위원장.

동평, 따뜻한 동포의 정으로 국내일정 함께 해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우스리스크에서 북에 넘어가기 위해 대기했던 랠리팀은 끝내 북의 입국허가를 받지 못했다.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서 들어올 수 없다는 회신이었다.

비록 이번 랠리는 북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나머지 일정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는 것이 랠리를 시작했던 정신과 도전에 부합하는 일이었다. 랠리팀의 입국을 준비하던 동북아평화연대는 정상대로 입국을 준비하기로 하였다.

랠리팀은 815일 동해항으로 입국하여 첫 일정으로 광화문 8.15행사에 참석하여 한국 시민들 앞에서 랠리팀 도착을 알렸다. 816일에는 국립현충원에서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위패 앞에서 조상의 부름!!! 최재형 선생과 순국선열에 대한 귀국보고회”를 개최했다. 특히 이번 랠리단에는 최재형 선생의 증손자가 참여해 더욱 뜻 깊은 행사가 됐다.

817일에는 성남 나눔의 집을 방문하여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함께 공감하는 시간을 가지고 안산고려인마을 방문했다.

18일에는 독립기념관방문, 19일 광주5.18묘역 참배, 광주고려인과의 만찬을 거쳐 20일 땅끝마을에 가서 고려인들이 보내는 평화의 메시지를 밝혔다. 일행은 순천, 부산, 경주를 거쳐 22일 대구에서 국채보상운동공원을 방문하여 100년전 이땅에서 시작된 한일경제전쟁을 오늘에 되새기는 행사를 가졌다. 아울러 대구지역 인사들의 환영행사와 만찬을 갖고 공식일정을 마무리했다. 이후 일정은 출국할 때까지 추가적으로 고성 통일전망대, 강릉, 동해 등을 둘러보며 자유로운 시간을 갖는다.

한국측에서 랠리를 준비한 동북아평화연대 장상락 오토랠리집행위원장은 이번 랠리는 비록 북을 통과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이 길이 누구라도 자유롭게 오갈수 있는 길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내년, 내후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 행렬에 함께 하길 희망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부산을 찾아 벡스코 해운대 둘레길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한민족 오토랠리 참가자들.

한편 이번 행사는 정부부처로는 통일부, 지자체로는 서울특별시, 경기도, 전라남도, 광주광역시 서구 등이 후원했으며, 재외동포재단,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노동조합, 법무법인 중원, 쌍용자동차, 압구정공주떡, 장안상사, 법무법인 중원, 이베이트, ()세영, ()유현시스템즈, 한겨례신문사 등 수많은 기관과 단체, 그 외에도 많은 개인들의 후원과 노력으로 진행됐다.

사단법인 동북아평화연대는 2001년 창립된 시민단체

동평은 200110월 창립되어 초창기 중국 조선족 비자사기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지원대책을 마련하여 많은 도움을 준 바 있고, 러시아 연해주에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돌아오는 고려인들을 위한 주택지원, 농토확보 및 농사지원, 우수리스크에는 고려인문화센터 설립 등을 수행하여 왔다. 지난 2014년에는 고려인들이 분단사상 최초로 자동차를 몰고 북을 통해 입국한 유라시아 자동차대장정을 주관한 바 있다.

몇 년 전부터는 국내 동포 문제로 눈을 돌려 중국동포자녀들의 한,중 이중언어 교육을 위한 어울림주말학교’ 5년째 실시하고 있으며, 안산에는 고려인지원센터 미르”(мир, 러시아어로 평화를 뜻함)를 설립하여 운영하면서 성인고려인들을 위한 한글야학과, 어린이들을 위한 방과후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려인 청소년학교와 동대문지역에 무료 한글학교를 설립하여 고려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