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대 시인 둥하이옌(董海焱), 최근에 한국 도서출판 바닷바람에서 '나무굼벵이집' 번역시집을 출판하였다

서시

 

쓴맛을 내는 푸른 달
만신창이가 된 몸
비단에 싸인 녹기금(绿绮之琴)을 벗긴다

사나운 여인 같은 쓴 냄새가 가득 퍼져 나갔다
소리는, 과일이 비치는 유리를 밟고 지나간다
나는 백만 개의 너를 그리워할 것이다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물 한가운데의 방울을 향해
예전에 너에게 둘러싸였던 것은
무형의 고리가 됐다, 하지만 내 손을 가렸다

메두사의 눈은, 나를 돌로 변화시키지 않았다.
검소한 물건을 삼킨다
내가 왔다, 한 마리 화기린(火麒麟)이다

식물의 종은, 물 위에 떠 있다
깊은 곳의 아름답고 웅장한 노래를 하늘로 들어 올렸다
10월의 시가는 깨끗하고 힘 있는 기운 준다

 

序诗

 

散发苦味的绿色月亮
千疮百孔的身体
剥开,带丝绸的绿绮之琴

悍妇般的苦味弥漫开来
声响,迈过映照水果的玻璃
我要牵挂一百万个你

漫溯,向水中央的铃铛
昔日包裹于你的
变成无形之环,却遮蔽我的手

墨杜萨之眼,并未让我石化
吞食寒俭之物
我来了,一只火麒麟

植物之钟,飘在水上
把深处的钧乐举向天空
十月的诗歌修剪给清劲的气韵

 

마음의 눈(雪)은 어떠한가

 

너에게 주었다
바로 이런 몸집을
당신은 빠르게
회전하는 위치 속에서
방추(纺锤)가 날듯이 난다
당신도 느껴진다, 흉골이
팽팽해짐을
눈이 가슴속에 내려앉는 것 같다

이 몸집은
난릉왕(兰陵王)처럼 아름답다
적진에서
황금빛 요동친다

애수는 결코
이렇게 너를 격파하지 않는다

이런 빠른 것들은
변할 것이다, 아주 느리게- 아주 느리게-
아, 느림이여-
영웅의 마음은, 충분히
느릿느릿 만년에로 닿아갈 것이다.

그러니, 마음의 눈(雪)은 어떠한가

 

心之雪如何

 

就是给了你
这样一副身躯
你在快速的
轮转换位中
纺锤如飞
你也自感胸骨
之绷紧
若雪崩于肺腑

这副身躯
美若兰陵王
在敌阵中
摇晃黄金之光

哀愁并不
这样击败你

这些快速之物
会变得很慢——很慢——
慢啊——
足够让英雄之心
变的迟暮

心之雪如何——

 

그 눈(雪)은, 땅바닥에서 솟아났다

 

그 눈은 땅속에서 솟아났다
향기로운 땅의 눈
-혼란-집중
풀리지 않는 원한을 품고 있다

그 눈은 작물의 뿌리에서부터
작물을 따라서
자라나온다

시 한 수를 지어야 한다
뿌리가 있고
줄기가 있으며
맥락이 있는

그 눈은 공정한 재판을 기원한다
화해를 기원한다
하지만 우선 한 가지 작물로
자라야 한다

흙을 증거로 삼고
눈의 강인함을 근거로 삼는다
그 눈은, 꼭 돌아와야 한다.

 

那雪—从地底冒出来

 

那雪从地底冒出来
芬芳的地之雪
—迷乱—集中—
含着不解之冤

那雪要从作物的根部
随着作物
生长出来

要作出一首诗来
有根
有茎
有脉络

那雪祈得公正的审判
祈得和解
但首先作为一种作物
生长出来

以土为证
以雪之刚毅为凭

—那雪—定要回来—

 

시만이 진실이다

 

시만이 진실이다
오직 시에 도달해야만
진정 도달한 셈이다
다른 것들은-
모두 중도에서 그만 둔다
모두 편파적이다
모두 질병에 걸렸다
오직 시만이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중용지도(中庸之道)
다른 것들은 일시적일 뿐
다른 것들은 부유물이 너무 많다

만물의 소리를 듣는다
존재는 그 말의 상태이다
모든 활의 약동이다

진실을 유지한다
오로지 시의 도를 철저히 지킨다

 

只有诗是真实的

 

只有诗是真实的
只有到达诗
才算到达

其他——
都是半途而废
都有偏颇
都陷于疾病
只有诗
才能痊愈伤口

—中庸之道
其他只是一时
其他的漂浮物过多

听万物之言
存在就是其言语状态
全部的弓之跃动

保持真实
唯 恪守诗之道

 

성배

 

말(言语) 사이
몸짓은
광활하다

네가 시를 지을 때
시의 날개는 어떻게
당신을 감싸는가

성배를
주지도 않았다
성스러운 옷을 입은 사람에게

 

圣杯

 

言语之间
举止
辽阔

你作诗之时
诗之翼如何
环绕你

圣杯
并没有给
穿戴圣服的人

 

예비 중의 풍아

 

날카롭고 거친
소리는-
특히 나에게 적합하다
능가한다
긴 사랑의 음악이거나
유행가 한 곡보다

고요

나는 그 틈을 듣는다
듣는다, 영원히 쉬지 않고, 높디높은
분수를
혈천(血泉)은
밤낮없이 열심히 일한다

분출하는 것이 아니다
모두 존중할 만한 것이다
더 큰 인내심을 필요로 하며
날카롭고 거친 소리를 듣는다

이것을 예비 중의 풍아라고 한다


预备中的风雅

 

尖锐粗砺
之声——
尤适于我
甚于
长情的音乐 或
一支流行歌曲

寂静

我听其中的缝隙
听一支永不歇落,高而又高的
喷泉
血泉——
焚膏继晷

并非喷涌的
都是值得尊重的
须有更大的耐心
听尖锐粗砺之声

斯谓之预备中的风雅


둥하이옌(董海焱) 프로필

필명 하이옌(海焱). 1977년 장쑤 리양(江苏溧阳)에서 태어난 그는 자주경영자로서, 민간에깊이 숨어 살고 있는 포의(布衣)시인이다. 시집으로는 <곤궁집(困窘集)>, <자벌레집(尺蠖集)>, < 한푼에 한곡씩 하는 실내악 >, <병중잔소리록>, <카툴루스와 나> 등이 있는데 남에게 잘 보여주지도 알리지도 않는다. 그러나 그는 걸출한 시편을 쓰고 있다.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