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식 약력: 흑룡강조선족작가협회회원.재한동포문인회 이사. 한국 ‘문예감성’문인회 회원(수필부문 등단)글 수백 편 발표.수상작 20여 편

제1편
        석자 양보하면 어떠하리오?

 

중국 안휘성의 옛 도시 동성(桐城)에는 유명한 육척항(六尺巷)이 있다.

청나라에서 높은 벼슬까지 했던 장영(張英), 장정옥(張廷玉)부자가 동성에 살고 있었는데 이웃집 오씨가 담을 쌓으면서 장씨네 집터를 석자나 차지했다.이에 장씨 부인은 집을 멀리 떠나 있는 남편에게 편지를 써서 긴급사연을 알렸다. 장씨는 답신에 시 한 수를 지어 보냈다.

천리 밖에서 보내온 편지가 한낱 담장 때문이라니/ 석자 양보하면 어떠하리오?/ 만리장성은 여전하건만/ 당년의 진시황은 보이지 않도다.(一纸书来只为墙,让他三尺又何妨.长城万里今犹在,不见当年秦始皇)

답신을 읽은 장씨 부인은 크게 뉘우치며 집안 식구들에게 담장을 석자 들이쌓으라고 분부했다. 이에 몹시 감동한 오씨네도 담장을 원래 위치에서 안으로 석자 들이쌓았다. 이로부터 두 집 담장 사이에는 여섯 자 너비의 골목길이 생겼으며 장•오 두 집은 서로 화목하게 지내게 되였다.

이것이 육척항의 유래이며 예양(礼让)의 미담(佳话)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그곳에는 장영을 칭송하는 글과 함께 육척항 내력을 새긴 큰 비석이 세워져 있다.

'한 걸음 물러서면 세상이 더없이 넓어진다'는 말이 있다. 이웃끼리 땅을 두고 다투는 것은 늘 있는 일로서 해결방법도 매우 많은데 유독 "석자 양보하면 어떠하리오"란 말이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성품으로, 고상한 풍모로, 아름다운 절개로 널리 칭송되고 있으며 후세대에 덕택을 베풀고 있다. 장영은 좁아지는 땅보다 몇만 배나 더 큰 것을 얻은 것 같다.
한걸음 물러섬의 내재적 함의는 매우 풍부하다.모순 앞에서 한걸음 물러서면 모순이 격화되고 사태가 커지는 것을 피할 수 있으며 이익 앞에서 한걸음 물러서면 쟁탈의 소용돌이에서 뛰쳐나와 자신의 인의의 덕행을 키울 수 있으며 감정 앞에서 한걸음 물러서면 정의 늪에 빠지거나 엉키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 중 하나가 사람간의 갈등이다. 그런 사람간의 갈등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갈등의 해결책은 나에게서 비롯된다는 것이 그것이다. 양보, 배려, 존중, 믿음, 감사, 용서, 네 탓이 아닌 내 탓... 남이 아닌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손을 내밀 때 갈등은 눈 녹듯 사라지게 되어 있다. 치(寸)를 굽히고 자(尺)를 뻗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즉 작은 일을 양보하고 큰 일의 이득을 취한다는 말이다. 사람은 서로 양보에 의하는 것 이외에는 사회에서 존속해 나갈 수가 없다.

"채근담"에는 "앞을 다투는 길은 좁나니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면 절로 한 걸음 넓어지고, 짙고 고운 맛은 짧나니 한 푼(一分) 청담하게 하면 한 푼만큼 유장하리라."라는 구절이 있다. 또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한 걸음 사양함을 높다고 하나니, 한 걸음 물러섬은 곧 몇 걸음 나아가는 바탕이다. 남을 대접함에는 조그만 너그러움도 복이라 하나니, 남을 이롭게 함은 바로 나를 이롭게 하는 바탕이다."

그 말은 즉 원활한 인간관계를 위한 첫 번째 지혜가 한걸음 양보하는 것이라 했다
조금은 양보하며 살아갈 줄 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양보는 때로 성공의 가장 좋은 방법일 수가 있다. 한걸음 양보한다고 해서 지는 것이 아니다. 후퇴인즉 전진이다. 링컨이 말했던가? 시비를 가리느라고 개에게 물리는 것보다는 개에게 차라리 길을 양보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그것은 개를 죽여 보았자 물린 상처는 치유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인생의 여정은 한 걸음에 한 발자국이거늘 누가 알랴? 다음 걸음은 희로애락 중 어느 것일지? 누군가 '인생은 극과 같다'고 했다. 하기에 우리는 모두 인생의 무대에서 자기의 배역을 잘 분장해 충분히 표현해야 한다.

인생의 무대에서 사람과 사람간의 모순은 수시로 생긴다. 이때 우리는 자기의 뜻만 고집할 것인지 아니면 한걸음 물러서서 피차간에 다 돌아갈 공간이 있게 하겠는가?

세상일은 무상하다. 세상 인연이란 다 똑똑히 보아내고 풀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도 침통한 교훈이 있었다. 몇 해 전 회사에서 일하다가 동료와 말다툼이 생겼는데 이튿날 그 일로 또 시비가 붙어 몸싸움까지 일어났다. 그런데 일주일 뒤 그 동료가 나를 폭행죄로 경찰서에 고소할 줄이야? 억울함에 나도 맞고소를 하였다. 결국 우리는 둘 다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받았으며 그 일로 이듬해 나는 비자연장시 공무원비자임에도 1년밖에 연장 받지 못해 1년후 재차 비자연장 신청을 해야만 했다.

옛사람 이르기를 "한 순간만 참으면 바람이 자고 파도가 고요해지고, 한 발자국만 물러서면 바다가 넓고 하늘이 높아진다" 하였다. 이는 실의에 빠진 사람을 위안하는 빈 소리가 아니라. 확실한 생존 지혜이다.

한걸음 물러서라! 우리 인생 어디든 도원경은 있다. 마음의 큰 짐을 내려놓으면 인생무대에서의 매 동작이 그토록 가볍고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자신만 원한다면 자신 역시 인생무대에서의 가장 훌륭한 주역이 될 것이다.

 

       제2편
     남의 손을 비는 지혜

 

총명한 남자아이가 있었다. 어느 날 엄마가 그를 데리고 슈퍼에 물건 사러 갔는데 귀엽게 생긴 그 아이를 본 슈퍼주인이 사탕단지를 열어놓고 아이에게 마음껏 한줌 쥐여 가지라고 하였다. 그런데 그 아이는 주인이 몇 번이나 권해도 꼼짝하지 않았다. 그래서 주인은 몸소 사탕을 한줌 가득 쥐여 아이의 호주머니에 넣어주었다. 집에 돌아온 후 엄마는 그 이유가 궁금해서 왜 자기 절로 사탕을 쥐지 않고 슈퍼주인이 쥐여주게 했는가 물었다. 아이의 대답은 너무 묘했다.

"내 손은 작고 슈퍼주인의 손은 크잖아요, 그러니 그가 쥐여 주면 나보다 퍽 많이 쥐거든요!"

얼마나 총명한 아이인가? 때론 우리도 그렇게 사유를 바꿀 필요가 있다. 같은 일을 너도 나도 다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일이 몹시 서툴고 남은 익숙하다. 남이 하면 빠르고도 잘할 수 있다. 그래서 그 일에 익숙한 사람을 청해 하도록 하고 나는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사회적 분업이 날로 세분화되는 오늘, 우리는 남을 청해 자기 일을 돕게 하는 것의 좋은 점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이제 더는 '해 뜨면 나가 일하고 해 지면 돌아와 쉬는 농경시대'의 자연경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는 각 방면의 합작이 필요하다. 오늘 한가지 큰일을 이루려면 많고 많은 각 분업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융합해야 한다. 혼자서 아무리 잘한다 한들 수백 명이 해야 하는 일을 다 잘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때는 혼자 하기보다 남에 의거하는 것이 낫다.

자신의 약점을 아는 것이 지혜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자기 혼자서 해결하지 못할 일에 맞닥뜨릴 수 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성실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도움도 받아들여야 한다. 외부의 힘을 빌리는 건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뭐나 다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힘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은 없으니깐.

자신의 힘과 능력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일이 닥쳤을 때는 주변의 가능한 모든 힘을 동원한다면 어려운 문제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시기 적절하게 외부의 힘을 빌릴 줄 아는 것도 일종의 지혜라는 것을 잊지 말자. 우리 곁에 있는 물건, 환경, 사람 등이 모두 힘을 빌릴 수 있는 대상이다. 남의 산에 있는 하찮은 돌이라도 나의 옥을 다듬는 데는 쓸모가 있다는 뜻의 '타산지석(他山之石)'이라는 말도 있다. 도움을 청할 줄 알면 급박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잘 대응할 수 있다.

허심하게 묻고 배우는 것도 지혜다. 남의 경험을 내 것으로 만들면 시간, 경제 등 모든 면에서 득을 본다. 나는 처음 '논어'를 읽을 때 한글로 된 책이 없어 한자로 된 것을 보았는데 한어지식이 짧아 이해하기가 참 어려웠다. 그러다 TV에서 우단(于丹) 교수의 '논어심득강좌'를 들으니 머리에 쏙쏙 들어오면서 그 까다로운 것을 쉽게 깨닫게 되였다. 즉 나는 우단 교수의 도움을 받아 '논어'를 깨친 것이다. 학생들이 스승의 가르침을 받는 것 역시 같은 도리다.

인생의 성공자는 외부의 힘을 연구한 사람들이다. 외부에 있는 힘을 배운 사람들이다. 하버드대의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열심히 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다른 힘을 빌릴 줄 아는 것 역시 중요하다."라고 가르친다. 우리에겐 수시로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야 할 상황, 혼자서 극복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상황이 닥칠 수 있다. 그렇다면 주저하지 말고 남의 충고를 구하라. 남의 도움을 기꺼이 받아들여라.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서 때로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야만 한다. 혼자 가기에는 어려워도 조금만 도움을 받으면 안전하게 갈 수도 있다. 때로는 쓸데없는 자존심, 남의 이목 때문에 절망 속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으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진리를 깨닫는 것, 이는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견이다. 인생에도 아웃소싱이 필요하다. 사회적인 관계를 맺지 않고 혼자 고립되어 산다면 기댈 곳이 없다. 자신의 어려움을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푼다면 인생은 훨씬 더 쉬워질 것이다. 무릇 성공은 내 손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좋지만, 남의 도움을 받는다면 더 빨리 성공을 거머쥘 수도 있다. 세상의 모든 어려운 문제들이 어떤 사람에게는 간단히 풀린다. "삼국지"에 제갈량이 안개를 이용하여 하루아침에 조조에게서 화살을 10만대 빌린 이야기도 있다. 그래 직접 화살을 만드는 것보다 빌리는 게 오히려 낫지 않은가?

"사람은 태어날 때 남의 손에 의해서 옷이 입혀진다. 죽을 때도 남의 손에 의하여 옷이 입혀진다." 이는 인생은 남의 도움을 받으며 왔다가 남의 도움을 받으며 간다는 뜻이다. 누가 한 말인지 최고의 명언이다. 남의 손을 빌리는 것도 지혜다!

 

     제3편
        당신은 재능을 감출 수 있는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온갖 경쟁과 힘겨루기가 끊이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그 경쟁과 힘겨루기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고 싶어한다. 이유는 다른 사람을 누름으로써 자신이 높아지는 쾌감을 얻고, 남보다 더 우월하다는 자아도취에 빠지고 싶은 심리적인 요인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사회생활에서는 모든 면에서 매우 완벽한 사람보다는 때로는 적당히 빈틈을 보이고 몇 번 실패했더라도 개의치 않고 다시 도전해보는 용기 있는 사람들이 더 매력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인생을 더욱 행복하게 살아간다.
노자는 “구태여 천하에서 앞장서려는 생각은 하지 마라 (不敢为天下先)”라고 했다. 왜? 자신의 재능을 지나치게 드러내는 사람은 비록 쉽게 발탁되어 중용될 수 있으나, 그만큼 다른 사람의 표적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구부러졌기에 생명을 보전할 수 있다(曲则全)”는 말은 노자의 처세 철학을 가장 단적으로 표현한 말 가운데 하나이다. 그는 직선적인 생활태도보다 곡선적인 생활태도가 좋고 선두에 서는 것보다는 뒤에서 따라가는 생활태도가 좋다고 했다. 왜냐하면 그러는 편이 닥쳐올 위험을 피할 수 있어서 보다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란다. 이 또한 난세를 살아가는 총명한 지혜라 할 수 있겠다. 이런 생활태도는 어떤 의미에서 강한 생활태도인지도 모른다. 총명한 사람은 결코 가볍게 자신의 재능을 과시하지 않는다.
묵자는 이런 말을 했다.

“여기에 다섯 개의 송곳이 있다고 하자. 제일 먼저 부러지는 것은 제일 예리한 송곳이다. 또 다섯 자루의 칼이 있다고 하자. 제일 먼저 닳아 없어지는 칼은 제일 잘 드는 칼이다. 그리고 제일 먼저 물이 말라 버리는 우물은 물맛이 제일 좋은 우물이며, 제일 먼저 베어지는 나무는 제일 곧고 키가 큰 나무이다.”

수목은 곧아서 재목으로 적합한 것부터 먼저 베어지고,우물은 좋은 물이 나는 데가 먼저 마르게 되듯 인간도 그와 똑같다. 용기가 있는 자는 그 용기로 인하여, 능력이 있는 사람은 그 능력 때문에 도리여 몸을 망치게 되는 일이 적지 않다. 유용하고 유능한 인물일수록 상처를 입기 쉽다. 언뜻 보기에 무능하여 남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생활을 하는 사람이 그 인생을 큰 실수 없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그 장점으로 인하여 죽음을 재촉한다”는 말은 결국 인간은 그 장점이 화근이 되여 오히려 죽음을 재촉하는 일이 적지 않다고 경고하는 말이다. 이 또한 일면의 진리임에 틀림없다.

노자는 스승 상용의 임종 시 마지막으로 가르침을 청했다. 그러자 스승이 입을 크게 벌리며 물었다
“내 입 안을 보거라. 내 혀가 있느냐?”
“네.있습니다. 선생님!”
“그러면 내 이가 있느냐?”
상용은 나이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이가 다 빠지고 없었다.
“하나도 없습니다. 선생님!'”스승은 곧바로 제자에게 말했다
“알겠느냐?”
노자는 바로 이렇게 대답했다.
“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알겠습니다. 이처럼 딱딱하고 강한 것은 먼저 없어지고 혀처럼 약하고 부드러운 것은 오래 남는다는 말씀이시군요”

이는 딱딱하고 굳센 것인데 먼저 없어져 버렸다. 혀는 부드럽고 약한데 남아 있었다. 상용이 혀와 이를 차례로 보여 준 것은 부드럽게 남을 감싸고. 약한 듯이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오랫동안 복을 받고 잘 살 수가 있고 제 힘만 믿고 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은 얼마 못 가서 망하고 만다는 뜻이었다.

빼어난 능력이 있더라도 그것을 일부러 내세우며 과시한다면 주위로부터 반발을 사게 되여 결과가 좋지 못하다. 때문에 깊숙이 감추어 둠으로써 때에 맞게 드러내는 것이 지혜로운 처사라 하겠다.

“재능을 자랑하면 그 공(功)을 상실한다”는 말이 있다. 재능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유력한 무기가 된다.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멋진 능력을 갖고 있더라도 멋없이 과시하다가는 주변의 반감을 사게 마련이다. 사냥을 잘하는 맹수는 발톱을 감추는 법이다. 지식이나 재능을 함부로 남 앞에서 자랑할 일이 아니다. 진짜 총명한 사람은 그런 지식과 재능이 있더라도 감추는 법이다. 잘난 체하며 자랑하는 사람은 모두가 멀리한다(敬遠)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매사에 퇴로를 남겨놓고 지나치게 자신의 재능을 과시하지 않는 사람은 큰 실수를 저지르는 법이 없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의 시에는 “평지 위에 머물지 마라/너무 높은 곳에 올라가지도 마라/반쯤 올라 바라보는 세상이 가장 아름답다”라는 구절이 있다. 꽃이 만개해 아름다움을 뽐내는 순간 바로 사람들에게 꺾이거나 시들기 시작한다. 평소에 뒤처지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빨리 혹은 너무 높이 오르려 욕심 부리는 것도 세상의 화살을 받게 된다. 나무가 너무 크면 바람이 세차게 덮치는 것과 같이 성과가 클수록, 명성이 높을수록 질투, 모욕, 중상을 더 많이 받게 된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거나 먼저 나는 새가 총알에 맞는다는 말도 이와 비슷한 도리를 설명하고 있다.

“재능을 감추고 세속에 동조한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재능을 내세우며 자랑을 한다든가 ‘내가 아니면 안 된다’며 착각 속에 살아가지는 말자. 아무리 경쟁의 시대라 하더라도 자기의 재능을 애써 과시하려 하지 말자.

내교외졸(內巧外拙) 즉 속은 빼어나지만 겉으로는 서투르다는 뜻으로 미련한 척 하는 방법이다. 정판교(郑板桥)는 교묘하나 서투른 듯하고 용맹하나 두려워하는 듯하니, 천하의 지혜가 모두 ‘숨길 장(藏)’ 한 글자에 있다고 말했다. 낮은 자세는 자신을 보호하는 최적의 방법이며 자신을 낮추는 것은 결국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한 계단이다. 자신이 가진 것이 많을수록 혹은 자신의 재능이나 능력이 뛰어날수록 주변의 시샘이나 시선에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러한 사람들은 자신을 더욱더 뽐내려 하거나 더 잘난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려 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한 더 격렬하게 자신을 낮추는 방법, 보호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가고 깨달아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빛나는 재능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자신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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