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권이 전하는 고사성어35] 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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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이 전하는 고사성어35] 퇴고
  • 김태권
  • 승인 2019.11.0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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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북아신문] 오늘의 고사성어 퇴고, 한자표기는 推敲, 중문표기 역시 推敲이며 병음표기는 tuī qiāo이다. 글자 풀이는 밀 퇴, 두드릴 고이며 뜻풀이는 미는 것과 두드리는 것의 차이, 시문의 자구(字句)를 수 차례 수정하는 것을 뜻한다.

《유공가화(劉公嘉話)》를 인용한 《상소잡기(湘素雜記)》와 《초계어은총화전집(苕溪漁隱叢話前集)》, 그리고 《감계록(鑒戒錄) 〈가오지(賈忤旨)〉》 등에서 이 고사성어가 유래한다.

원문은 이러하다. 『島初赴擧京師. 一日於驢上得句云, 鳥宿池邊樹, 僧敲月下門. 始欲着推字, 又欲作敲字, 煉之未定, 遂於驢上吟哦, 時時引手作推敲之勢, 觀者訝之. 時韓愈吏部權京兆, 島不覺衝至第三節. 左右擁至尹前, 島具對所得詩句云云. 韓立馬良久, 謂島曰, 作敲字佳矣. 遂與幷轡而歸, 共論詩. 道留連累日, 與爲布衣之交.』

우리 말로 번역하면 아래와 같다. “가도(賈島)라는 선비가 과거를 보려고 서울로 올라가던 도중에, 어느 하루는 당나귀 등에 앉아 가다가 ‘새는 연못가에 있는 나무에 깃을 들이고 중은 달빛 아래 문을 두드린다.’라는 시구절이 떠올랐다. 이때 그는 ‘推’ 자를 쓸까 하다가 다시 ‘敲’ 자를 쓸까 고민을 하며 결정을 못 하면서 당나귀 등에서 때때로 손동작으로 밀거나(推) 두드리는(敲) 시늉을 하는걸 보는 사람마다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때마침 경윤(京尹) 벼슬에 있던 한유(韓愈)의 행차를 만났는데, 가도는 그 행차 대열의 제3열 안에까지 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좌우의 사람들이 가도를 붙들고 한유의 앞에 끌고 갔다. 가도는 시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한유는 말을 세워놓고 한참 동안 생각하다가 가도에게 ‘敲’ 자가 좋겠다고 말해 주었다. 두 사람은 고삐를 나란히 하고 돌아가 함께 시를 논하며 여러 날을 함께 머무르며 친구가 되었다.”

가도가 ‘퇴(推)’ 자를 쓸까 ‘고(敲)’ 자를 쓸까를 골똘히 생각한 일에서 유래하여 ‘퇴고’는 시문의 자구를 고치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가도(779∼843)는 자가 낭선(浪仙)으로 하북성(河北省) 범양(范陽) 사람이다. 여러 차례 과거에 응시하였으나 실패하고 중이 되었다가, 811년 낙양(洛陽)에서 한유와 교유하면서 환속하였다. 다시 벼슬길에 오르기를 희망하여 진사 시험에 응시하였으나 급제하지 못하고, 837년에 사천(四川) 장강현(長江縣)의 주부(主簿)가 되었고, 이어 사천 안악현(安岳縣) 보주(普州)의 사창참군(司倉參軍)으로 전직되었다가 병으로 죽었다. 작품으로는 시집 《가낭선장강집(賈浪仙長江集)》(10권)이 있다.

이 고사성어 쓰임새를 예로 들면 이러하다. “사람들의 마음에 오래 남는 글은 하루 아침에 이루지는 것이 아니고 반복되는 퇴고를 거쳐야 비로서 온전한 글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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